전북 완주군, '국립 나라꽃 무궁화연구소' 유치 도전

2022-08-16 10:23:29 게재

완주, 무궁화 재배 기술·면적·농가 국내 최고

유희태 군수, 독립운동가 후손 사명감 더 커

전북 완주군이 나라꽃 무궁화 재배 기술과 산업화 등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국립 나라꽃 무궁화연구소'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무궁화 기술 역량을 증진하고 관광·산업화 등을 통해 나라꽃의 위상을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무궁화연구소 유치를 추진하는 완주군정을 이끄는 유희태 군수가 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일문구의사' 집안의 후손이어서 더 각별하다.

16일 완주군에 따르면 완주군은 완주군청 뒤 스포츠단지 인근 과학체험시설 예정부지(7㏊)를 후보지로 제시하며 '국립 나라꽃 무궁화연구소' 유치에 나섰다. 225억원 규모로 연구소를 설립하고 군 자체적으로 50억원 규모의 '세계 나라꽃 정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완주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궁화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고산 등 무궁화동산 3개소에 2만 8000본의 무궁화가 식재돼 7월부터 10월까지 만개한다. 전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시설한 무궁화테마식물원에는 183종의 무궁화가 있다. 전주시 호성동에서 완주군 용진읍∼봉동읍∼고산면 등을 통과하는 국도17호선에는 무궁화 100리길이 조성됐다. 이 구간 무궁화도 무려 1만 5000본에 달한다.

또, 산림청이 무궁화꽃 선양을 위해 주관하는 무궁화전국축제를 2011년부터 12회 연속 유치했고,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완주군 고산면 일원에서 축제가 열린다. 

무궁화를 연구하고 진흥하는 기관이 전무한 국내 상황에서 완주군이 사실상 무궁화 육성의 본산이나 다름없다.

완주군은 무궁화 재배 기술 역량 등을 모아 관광·재배·산업화 등 계열화와 집적화가 가능해 나라꽃 위상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창출로 지역발전의 소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국립 무궁화연구소가 그 출발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유희태 군수는 지난 7월에 이어 8월 들어서도 기획재정부를 재차 방문, 국립 나라꽃 무궁화연구소 완주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측면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유희태 군수의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완주 비봉면이 고향인 유군수는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한 '일문구의사' 집안의 후손이다. 유 군수의 증조부인 유영석(1873~1952)선생은 일제 침탈이 노골화되던 1905년, 친족들과 뜻을 모아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하던 의암 유인석 장군에게 군자금을 전달했다. 또 280명 규모의 의병단을 조직해 완주 고산과 익산, 충남 진산과 금산 등지에서 일본 경찰과 행정 관서를 습격하는 등 무장항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유 군수의 증조부를 비롯해 친인척인 유중화, 유명석, 유연봉, 유연청, 유연풍, 유준석, 유태석, 유현석 등 아홉 의사도 일본경찰에 끌려갔다. 의병대장이었던 유중화 의사는 즉결 처형됐고, 나머지 여덟 명의 운동가는 옥고를 치렀다.

9명의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사)일문구의사 선양사업회가 발족됐고, 유 군수는 이사장을 맡아 매년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에 추모 행사를 열어왔다. 유 군수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6번 출마 끝에 완주군수에 당선돼 '국립 무궁화연구소' 조성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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