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축소' 미래 도시, 해법은 포용·협력

2022-09-30 10:54:43 게재

서울연구원 개원 30년 국제 포럼

2050년 서울 인구 줄고 나이 들고

혁신 경쟁만으론 지속가능성 희박

인구는 줄어들고 시민들 평균연령은 높아지는 축소도시, 고령화도시의 미래를 열기 위해 포용과 협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서울연구원은 개원 30주년 국제포럼을 열고 서울의 미래 모습 예측에 따른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섰다.
서울연구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29일 '도시의 미래와 싱크탱크의 역할'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서울과 도시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서울연구원 제공


전문가들은 도시의 미래를 여는 해법으로 포용도시를 주장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도하는 스마트도시, 외국인과 공존하는 국제도시, 고령자 외국인 젊은이가 공존하는 도시에서 차이와 격차에 집중하면 분열과 갈등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50년 나타날 가장 큰 변화는 인구 감소다. 특히 심각하게 지적되는 건 주거 직장 교육 등 사회적 요인에 따른 유출이 아니라 자연감소에 의한 변화라는 점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년 기준)에 따르면 순이동에 의한 서울 인구 감소는 2020년 이후 비중이 줄고 있고 자연감소는 2035년 이후 급증한다. 1990년 약 1047만명에 달했던 서울 인구는 2020년 약 961만명, 2050년이면 약 791만명까지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또한 급속히 진행돼 70~74세 인구가 전체 세대 중 29.9%를 차지할 전망이다.

고령화는 중위연령을 가파르게 끌어 올린다. 중위연령은 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을 말한다. 중위연령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중간값이 나이가 많은 쪽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중장년 노년이 다수인 늙은 도시로 변한다는 뜻이 된다.

2050년 서울의 중위연령은 55.4세가 된다. 서울 전체 인구는 900만명선이 무너지고 800만명 밑으로 줄어든다. 고령사회 가속화로 늙은 내국인과 젊은 외국인이 동거하는 다인종사회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가구형태도 변한다. 2050년이면 1·2인가구가 표준가구가 된다. 2020년 33.0%였던 서울의 1인가구는 2047년 37.2%로, 2020년 28.0%였던 2인가구는 35.0%까지 증가한다. 두 가구 형태가 전체의 70%를 훌쩍 넘게 되는 것이다.

◆외형도 희망도 모두 축소 = 인구감소 등 이른바 축소사회 전망이 외형적 분석이라면 가치체계 변화는 시민들 마음 속에 자리한 미래예상을 드러낸다.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 미래세대는 가족형성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높다. 결혼과 자녀의 필요성이 낮고 이혼에 대한 거부감은 낮아졌다.

가족과 친구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이웃과 낯선 사람에 대해선 벽을 두껍게 세운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데 기여한다고 여기는 결혼이주민과 장애인에 대한 포용성은 높게 나타나지만 이주노동자 북한이탈주민 성소수자 난민 등에 대한 포용성은 낮아진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다. 시민들은 우리 사회 공정성을 7점 만점에 3점대로 평가했다. 2050년에도 비슷할 것이란 답변이 많았다. 집단간 갈등은 심각한 수준이며 이 또한 2050년에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답했다.

기회도 존재한다. 코로나 이후 변화된 일과 작업 환경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가 아닌 어느 곳에서든 일할 수 있는 비대면 환경의 확산은 새로운 일자리와 직장을 만든다.

출퇴근 작업장환경은 첨단 기술로 인해 획기적으로 변화한다. 자율주행이 확산된 이후 도심 주차공간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대표적이다. 유휴공간이 늘어나고 비대면 환경이 확산되면 오프라인 상점이 줄어들고 돈 있는 사람들만 차지할 수 있었던 여러 공간들이 비교적 저렴하게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이른바 공간의 소유와 활용에서 양극화가 완화되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미래도시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쟁을 통한 혁신만큼 경쟁을 뛰어넘는 협력이 절실하다"면서 "전 세계 대도시와 서울연구원같은 도시별 싱크탱크들이 세계 시민의 입장에서 미래 도시의 난제를 해결하는 해법 모색에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