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이 모의면접관, 취준생에 인생 조언도
동대문구 구직활동 청년들에 치유마당
'2050년 청년미래도시'로 도약 채비중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청년센터 동대문오랑' 3층 세미나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검은 정장차림 청년들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청년들의 당찬 자기소개에 감탄을 이어가던 객석에서 "아~"하는 탄식이 나온다. 갓 대학을 졸업하거나 길게는 몇년씩 '스펙'을 쌓아온 20대들이 공개 모의면접에 나선 참이다. 이 구청장은 임원면접관 역할을 맡았다.
7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구직활동에 지친 청년들을 위한 치유마당을 열고 서류전형부터 면접준비까지 취업 전 과정에 걸친 고민을 공유했다.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동대문오랑에서 진행한 '청년취업 페스티벌'이다. '취업, 혼자 고민하지 말아요. 동대문이 함께 할게요'라는 주제처럼 구와 오랑 관계자들이 출동, 청년들에 힘을 실었다.
이필형 구청장부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실직했던 당시를 돌이키며 오랜 취업준비에 힘겨워하는 청년들을 위로했다. 그는 "30일간 백두대간을 혼자 걸으며 과거의 나와 대화했다"며 "힘들 때 과거를 돌아보고 내일을 고민하면 현실이 답을 준다"고 조언했다. 그는 "오늘이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조언자(멘토) 이야기는 참고서일 뿐 답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3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의면접에 참여한 청년들에는 경영자 입장에서 할 법한 질문들을 던졌다. 무엇을 잘 하는지, 소통과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인턴활동을 했던 기업에서 차용할 점은 무엇인지 등이다. 청년들의 용기와 도전정신 차분함에 주목한 그는 "많이 아는 것과 별개로 절제와 기다림의 미덕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들어진 답보다 자신만의 답을 찾고 자기 언어로 이야기하면 차별화될 것"이라며 "상상할 수 있는 힘이 (경쟁에서) 이긴다"고 덧붙였다.
구청장 조언에 외국계 기업 현직자들의 이야기, 자기소개서·면접 등 맞춤형 자문과 힐링을 위한 1일 공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청년들을 북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문동 주민 진 모(22)씨는 "외국계 정보통신 기업을 목표로 하는데 관련 업체에서 일했던 분이 경험담을 들려주고 조언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동대문구는 보름간 축제에 머무르지 않고 전체 인구 1/3에 가까운(32%)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미취업 청년정책은 10만원 상당 동대문구사랑상품권을 지원하는 자격취득 지원, 일경험과 직무교육을 제공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에는 용두동 동부청과시장 재정비사업장 내에 1110㎡ 규모 청년취업사관학교를 마련한다. 이 구청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신기술 교육을 진행하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와 연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창 변화하고 있는 청량리 일대가 청년 중심이 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B·C노선과 강북횡단선 면목선 등이 교차하는 교통 중심인데 주거·상업·업무시설이 한데 모인 복합시설로 변모 중이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인근 대학 총장들과 만나 창업 일자리 청년거리에 대한 구상을 공유했다"며 "청량리역부터 홍릉까지 일대를 젊은이들이 걷고 싶고 쉬어가고 싶은 거리로 조성, 동대문구를 2050년 청년미래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