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 파격적 인구정책 '시동'

2022-10-13 11:09:33 게재

육아수당 최대 5000만원

빈집 1000개, 도시민 유치

소멸 위기에 몰린 전남 강진군이 인구증가를 위해 파격적인 정책을 추진해 관심이 쏠린다. 도시민 유치와 출생률을 높여 인구 5만명을 회복하는 게 목표다. 현재 인구는 3만3243명(9월 기준)이다.

12일 강진군에 따르면 이같은 도전은 지난 9월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육아보육수당을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이 정책은 소득이나 자녀수에 상관없이 만 7세 미만 모든 아동 세대에게 매월 60만원을 지급한다. 수당을 모두 합치면 최대 5040만원에 이를 정도로 파격적이다.

그동안 지급했던 신생아 양육비와 출산준비금 등을 모두 폐지하고 이 정책을 도입했다. 전국 시·군 여러 곳이 이 정책을 도입했지만 파격적인 시도는 강진군이 처음이다. 올해 지급대상은 1월 1일 이후 출산한 세대다. 현재 지급신청을 받고 있으며, 100여세대로 전망된다.

이는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3월 둘째를 출산한 이 모(37)씨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좋은 정책"이라며 "마음 같아선 아이를 더 낳고 싶다"고 즐거워했다.

강진군은 도시민 유치를 위해 빈집 1000세대를 고쳐 싸게 임대하는 정책도 도입했다.

한해 100~150세대를 고쳐 도시민 유치와 민박. 장기 임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은 모두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충당한다. 이 정책에 따라 강진읍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병영면 빈집 40세대를 고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1000세대 전원주택단지도 조성한다. 앞서 강진군은 빈 점포를 청년 창업공간으로 재생하는 사업을 추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군은 이 같은 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인구 5만명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진 인구는 지난 2000년 5만명이 붕괴한 이후 계속 줄고 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강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10년을 보고 추진한 만큼 정부가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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