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광산 8월에도 붕괴사고로 1명 사망
지난해 "침하·붕괴우려" 안전명령
"형식적 점검으로 사고자초" 비판
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성암엠앤피코리아 광산은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해 80여년간 채굴해왔다. 월 800톤 가량 아연광석(정광)을 인근 영풍 석포제련소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암엠앤피코리아가 인수해 운영하는 이 광산에서는 지난 8월 29일에도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노동자 2명이 광석더미에 매몰돼 1명이 숨졌다. 다른 1명은 다행히 구조됐다.
이 사고가 발생한지 채 두달도 안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지하 수직갱도 190m 지점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2명이 고립됐다. 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에서 900여톤에 달하는 토사가 갱도 아래로 밀려들 당시 7명이 작업 중이었다. 2명은 자력으로, 3명은 업체측 구조로 탈출했다. 고립됐던 2명은 사고가 발생한지 10일째, 사고신고 후 221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따.
특히 이 광산은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 안전점검 결과 안전명령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자부에 따르면 산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는 "제1 수갱 인근 폐갱도 지표관통부는 침하·붕괴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갱내 충전작업을 중지하고 인원과 차량 접근을 통제하라"고 조치했다.
당시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공문에는 "기존에 실시한 갱내 충전작업으로 광해·안전사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유해성 평가뿐만 아니라 복구계획, 환경오염 저감 대책, 갱도 안전성 평가 등 복합적인 정밀 안전진단이 이뤄지도록 안전명령 조치를 한다"고 적시돼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내부 고발자가 광물찌꺼기를 폐갱도에 무단 매립한다는 내용을 국민신문고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고립됐다 구조된 조장 박정하씨는 지난 5일 강경성 산업정책비서관에게 "광산 안전업무 기관들이 수박겉핥기식 점검을 한다"며 "광부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점검과 보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전담수사팀을 꾸려 원인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에는 수사팀과 과학수사과, 동부광산안전사무소가 현장을 찾아 합동감식을 벌인다. 갱도 내로 쏟아진 토사 시료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광산업체 관계자와 구조된 노동자 5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사고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조장 박정하씨와 보조작업자 박장권씨는 스스로 걷고 일반식을 섭취할 정도로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조장 박씨의 장남 근형(42)씨는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빠르게 회복돼 걷기도 하고 손수 씻기도 한다"면서도 "가끔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밤에 주무시다가 몇번씩 깨는 것으로 보아 심리적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측이 아직 퇴원시기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아버지는 몸 상태가 좋아지면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현재 두 사람은 안동병원 일반 병동 2인실에서 함께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