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주택 불길 잡은 주민들

2023-01-20 10:32:04 게재

광진·성북구 유공자 표창

중구 미화원 심폐소생술

서울 광진구와 성북구 주민이 주택가와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를 초기 진압, 더 큰 피해를 예방해 눈길을 끈다. 중구에서는 환경공무관들이 교통사고 피해자에 심폐소생술을 진행, 의식을 회복하도록 도왔다.

20일 성북구에 따르면 지난 7일 돈암시장 내 한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한 유 모(36)씨가 16일 유공 표창을 받았다. 같은 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그는 당일 오전 한 상가 냉방기 실외기에서 연기와 불꽃을 목격하고 바로 119에 신고했다. 동시에 근처에 비치된 소화기 9대를 이용해 초기진화를 하고 소방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현장을 지켰다.

유씨 활약에 상가 피해는 지붕과 실외기 소실에 그쳤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돈암시장 상인회 사무실까지 방문, 표창을 수여했다. 이 구청장은 "자칫 대형 재난으로 번질 뻔한 상황에서 용감한 청년이 발 빠르게 초기대응을 해 역사와 전통을 지닌 시장이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다중이용시설 안전점검과 화재예방·대응교육을 통해 또다른 사고를 예방, 안전한 도시 성북을 구현하겠다"고 전했다.

광진구에서는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중곡1동에서 70대 주민이 초기진화에 나섰다. 주택가 화재를 목격한 주민 성 모씨는 소화기를 들고 현장을 찾았고 덕분에 큰 피해 없이 상황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그는 "일단 사람부터 구하자는 마음이었다"며 "소화기 사용이 서툴렀지만 빨리 불을 꺼야 한다는 생각에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18일 모범 구민 표창장을 전달하며 이웃들을 대신해 감사를 표했다. 김 구청장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용감하게 행동해주신 유공자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중구에서는 환경공무관(환경미화원)들이 심폐소생술로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19년 입사한 이명환·유병철씨가 주인공이다. 지난 9일 '중구청장 소통 문자전화'에 두 환경공무관 소식이 전해졌다. 행정과 관련된 제안이나 생활 속 불편사항을 문자로 보내면 신속하게 답변하는 서비스인데 한 주민이 두 공무관의 활약을 목격했다며 소식을 알려온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5일 약수동. 저녁식사를 하고 이동하던 순간 무단횡단을 하던 보행자가 오토바이에 치이는 사고를 목격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당황한 상태였고 두 공무관은 119 신고와 동시에 의식이 없는 피해자에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했다. 곧 구급차가 도착했고 피해자는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중구는 두명에게 구청장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새벽 일찍부터 깨끗한 도로와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환경공무관들이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살렸다는 소식까지 들으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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