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놀이터에 산책로, 명절쉼터까지

2023-02-15 11:55:39 게재

자치구마다 '반려동물정책'으로 경쟁

길고양이 '따뜻한 겨울나기'에도 관심

서울 강남구는 반려동물에 얽힌 추억과 경험을 담은 사진·수기 공모전을 열고 있다. 수상작은 달력에 담아 배포하고 순회 전시회를 열어 반려동물 가족들과 공유한다. 이웃 서초구는 올 겨울에 앞서 주민 50여명과 함께 길고양이 보온 급식소와 보온 물그릇을 제작했다. 용기에는 관리번호를 붙였고 자원봉사자들이 따뜻한 물을 공급하거나 손난로를 바꿔가며 물이 식지 않도록 했다.
노원구는 반려 동물이 유기되는 것을 막고 주민들 비용부담을 덜기 위해 명절마다 반려견을 대신 돌봐주는 쉼터를 운영한다. 사진 노원구 제공


15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저마다 '반려동물 특별구'를 내세우며 정책경쟁을 하고 있다. 반려견을 위한 전용 놀이터는 기본이 됐고 산책로와 쉼터를 조성하고 명절마다 휴식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길고양이 돌봄도 진화하고 있다.

유휴공간을 활용한 반려견 놀이터는 규모가 커지고 있다. 동작구는 대방동에 펫파크(PET PARK)를 3000㎡ 규모로 조성한다. 전용 놀이시설인 '적극놀이공간'과 함께 시민들과 함께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반려동물 특별구'를 표방하는 양천구는 2025년까지 반려견 쉼터를 총 10곳으로 확대한다. 특히 펜스 아래쪽에 바퀴를 달아 설치와 철거가 쉬운 이동식 쉼터를 구상하고 있는데 안쪽에 보호자를 위한 휴식공간도 조성할 방침이다.

서대문구는 한국애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성헌 구청장부터 반려견과 주민이 함께 하는 환경 조성에 관심이 크다. 올해는 안산 자락길에 전용 산책로와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만남의광장부터 봉원사까지 1.1㎞에 걸친 산책길에 쉼터 2곳이 예정돼 있다.

강동구와 노원구는 주민들이 잃어버리거나 내다버린 동물에 새 가족을 찾아주는 공간을 별도로 운영한다. 리본센터와 댕댕하우스다. 강동 리본센터는 유기동물 안락사를 막고 공공분양을 목적으로 조성한 카페형 기관이다. 입양절차와 교육이 엄격한데 설립 이후 248마리가 새로운 가족을 찾았다. 노원 댕댕하우스는 체계적인 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입양률 높이기 등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노원구는 동시에 연휴기간에 가족에게 버림받는 동물이 많다는 점에 착안, 명절마다 구청 대강당을 반려견 쉼터로 운영한다. 2018년 추석부터 시작해 6년째다. 주민들 비용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서초구도 2019년부터 동물사랑센터에서 명절 등 연휴에 주민들이 맡긴 반려견을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성동구는 주민들이 자주 찾는 스마트쉼터를 활용해 유기동물과 반려가족을 연계한다.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보호자와 반려동물 입양을 희망하는 주민들에게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하는 동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밖에 관악구는 동물과 상호작용을 통해 취약계층 정서적 안정을 돕는 '멍멍아 놀자!'를 운영 중이고 중구는 반려동물 신분증 발급을 새롭게 시작한다.

금천구와 종로구는 서초구처럼 길고양이에 눈길을 돌렸다. 종로는 올 겨울 지역 내 30여곳에 길고양이를 위한 겨울집을 지었다. 급식소 주변을 비롯해 길고양이가 자주 찾는 와룡공원 인왕산길 등이다. 금천구는 길고양이 구내염 치료를 위한 식품보조제와 함께 중성화 수술을 위해 포획한 길고양이 응급치료를 지원한다. 급식소에서 한발 나간 정책들이다.

서울 한 자치구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환으로 여기는 주민들이 늘고 있지만 때로는 이웃간 갈등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공동체 안에서 사람과 동물이 동반자로 살아가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서로를 배려하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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