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발 오피스텔 '전세 피해 신고' 증가
2023-04-26 11:05:40 게재
경찰, 조직 사기 여부 조사
구리시 피해, 타지역 확산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5일 현재 화성 동탄, 수원 등에 오피스텔 268채를 소유하고 있는 A씨 부부 관련해 104건, 화성 등에 44채를 보유한 B씨와 관련해 5건 등 총 10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고자 대부분은 각각 1억원 안팎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 부부는 법무사를 통해 임차인들에게 세금 문제로 인해 파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오피스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찰 안팎에서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거나 계약 만기가 남은 임차인 또는 피해 발생을 모르고 있는 임차인 등으로 인해 피해 신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B씨는 지난 2월 23일 수원회생법원에 파산 및 면책신청했으며 한 임차인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씨 부부 소유 주택의 거래를 도맡아 한 공인중개사 C씨에 대해선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경찰은 현재까지 들어온 피해 신고에 대해 사건별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을 형사처벌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닌 고의성이 있는 '사기 행위'라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추후 전세금을 반환할 의사가 없었거나 돈을 돌려줄 능력이 없음에도 계속 계약을 이어갔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경찰은 부동산업자, 임대인, 투자자 등 각자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행위에 가담했다는 사실도 입증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면밀한 법리 검토를 위해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경찰관을 수사팀에 투입했다.
한편 경기 구리시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접수된 사건 관련해 타지역에서도 피해가 확인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분양대행업자와 공인중개사, 분양대행사 등이 공모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주택을 매입하는 '깡통전세' 수법으로 주택 수백 채를 사들인 것을 확인했다. 이런 주택이 분양대행업자 D씨 명의로 된 것만 서울·인천 등에 540채가 넘고, 나머지 관련 인원을 포함하면 940여채가 되는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경찰은 D씨와 분양대행사 관계자 외에 연루된 부동산중개업자 300여명 중 범행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중개업자 등 20여명을 입건하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계약 기간이 남은 세입자들이 아직 피해 신고를 미루고 있어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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