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사망사고 음주운전자 차량 몰수한다

2023-06-28 11:27:23 게재

검경 합동 대책 다음달 시행

휴가철 대대적 단속 예고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망사고를 내거나 상습적으로 음주운전하는 운전자 차량을 압수·몰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검·경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을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

대상은 음주운전 중 사고로 사망자 또는 다수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음주 뺑소니, 재범, 다른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죄를 저지른 경우다.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가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3회 이상 전력자가 단순 음주운전을 한 경우도 포함한다.


상습 음주 운전자는 원칙적으로 구속해 수사한다. 특히 운전자 바꿔치기·방조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 수사할 방침이다.

대검은 "중대 음주운전 사범의 범행 도구인 차량을 경찰 초동수사부터 검·경이 협력해 압수·몰수 구형하고, 압수한 차량에 대해 몰수 판결이 선고되지 않으면 적극 항소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현행 형법 48조는 범죄에 제공된 물건, 즉 범행에 사용된 물건을 몰수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음주운전의 경우 자동차가 범행에 사용된 물건이라는 점에서 음주운전에 사용된 자동차는 몰수의 대상이 된다. 특히, 렌터카나 리스차량과 같이 운전자의 소유가 아닌 차량의 경우에는 그 가액만큼 추징이 가능하다.

검·경은 최근 코로나19 방역규제가 풀리면서 음주운전이 다시 급증했다고 보고 이런 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음주운전 단속은 13만283건, 음주운전 사고 발생은 1만5059건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단속 13만772건, 사고 1만5708건)과 유사한 수준이다. 2020년에는 11만7549건, 2021년에는 11만5882건이 단속됐다.

이처럼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면서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는 계속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청담동 소재 한 초등학교 후문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교 3학년 A군이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지난 4월에는 B씨가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길을 걷던 초등학생 배승아양을 치어 숨지게 하고 함께 있던 9∼10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했다. B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나타났다. 돌진 당시 운전 속도도 시속 42㎞로, 법정 제한 속도(30㎞)를 초과했다. 그는 이날 낮 12시 30분쯤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한 뒤 사고 지점까지 5.3㎞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지난 27일 낮 1시 40분쯤에는 경기 오산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몰고 가던 C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고 달아났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 사고로 70대 여성이 숨지고, 50대 남성과 70대 여성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음주 측정을 한 결과,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를 초과한 0.2% 이상이었다.

이에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도 강화한다. 7~8월 휴가철 상습 음주운전에 대비해 매주 금요일 전국적으로 단속하고 지역별·시간대별 맞춤형 단속에도 나설 예정이다. 스쿨존 인근 번화가도 집중 단속 지역이다.

대검과 경찰청은 △재범방지 대책 수립 및 강화 △음주운전 위험성 및 무관용 원칙에 대한 대국민 홍보 강화 △법령·제도개선 추진 등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기관 간 협의도 계속하기로 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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