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조절용 '단목적댐'이 필요하다
한탄강댐 평화의댐 역할 '톡톡'
우리나라 대형댐 역사상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댐은 '평화의댐' '한탄강댐' '영월댐'이다.
영월댐은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김대중정부가 백지화했으니 논외로 한다.
평화의댐은 '5공정부 대국민 사기극'으로 유명세를 탔다. 북한이 금강산댐을 터뜨려 수공을 하면 63빌딩이 절반까지 잠긴다고 대국민 홍보를 했고 국민성금까지 모아 댐을 건설했다. 김대중정부 때는 금강산댐 붕괴 우려가 있다고 댐 높이를 높이는 2차 증축을 했다. 2012년에는 댐 남쪽 사면을 콘크리트로 덧대는 3차 보강사업을 시작해 2018년에 완공했다.
한탄강댐은 임진강 유역의 홍수조절을 하기 위해 추진됐다. 임진강유역보다 강 길이나 유역면적이 좁은 한탄강에 왜 홍수조절댐을 만드는지 많은 지적이 나왔다. 2005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재검토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환경영향평가 때 환경부는 △1년에 보름 이상 물을 채우지 말 것 △수문과 강물 바닥면의 높이를 같게 해서 물고기 이동에 지장이 없게 할 것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 정도 협의의견이라면 사실상 사업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는 한달여 뒤 '환경부 협의의견대로 사업을 하겠다'며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한탄강댐 건설을 강행했다.
그런데 이 두 댐이 2020년 8월 홍수 때 '홍수조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평화의댐은 북한강 본류 수계, 한탄강댐은 임진강 수계 홍수를 막아냈다. 한탄강댐 바로 상류에 있는 재인폭포가 두번이나 꼭대기까지 물에 잠길 정도의 홍수였다.
두 댐이 홍수조절을 훌륭하게 한 것은 평소에 댐을 완전히 비워놓았기 때문이다. 반면 임진강 본류 수계의 군남댐은 규모가 작아 북한에서 내려오는 물을 거의 저류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류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4대강사업 당시 건설된 영주댐과 보현산댐도 홍수조절댐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댐 모두 담수 이후 극심한 녹조로 몸살을 앓는다. 보현산댐은 완공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저수율이 20%도 되지 않는다.
강원도 태백시 상수원으로 건설된 광동댐도 현재 하천유지용수 공급 이외엔 큰 기능이 없는 상태다. 홍수조절댐으로 댐 기능을 바꾸는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수원이 유역변경식 수력발전댐으로 건설한 평창 도암댐의 경우 수질오염으로 20년 넘게 발전을 못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에서 홍수조절용으로 쓰기로 결정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물을 채운 채 방치돼있다.
남한강 수계의 주요하천인만큼 물을 비운 뒤 평상시 원 수계인 송천으로 물을 흘려보내게 하고 홍수 때는 저류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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