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가장한 자동차보험사기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검찰이 6억원이 넘는 보험금 편취 일당 50명을 재판에 넘겼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5부(김해경 부장검사)는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은 뒤 오히려 피해를 당한 것처럼 가장해 80회에 걸쳐 보험금을 타낸 사기 일당 50명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대 주범 A씨와 공범 9명 등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서울과 경기 하남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진로를 변경하거나 교차로에서 차선을 지키지 않는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고도 사고피해를 당한 것처럼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합계 6억3000만원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보험회사 수사의뢰를 받아 경찰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송치한 사안을 보완 수사를 통해 추가 범행을 밝혀냈다. 검찰은 선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점을 추가해 특수상해 및 특수재물손괴죄도 적용해 지난달 28일 A씨를 구속기소하고 주요 공범 9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또 가해 차량에 동승해 범행에 가담한 40명은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구직사이트에 '일당 30만~50만원 고액아르바이트' 광고를 내고 운전자나 동승자 역할을 하는 가담자를 모집, 모텔에서 숙식하면서 범행을 연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가담자들은) 피해 숫자를 늘리는데 동원되거나 사고 직후 함께 하차해 상대 운전자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일당은) 보험금을 유흥비 등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일당에 의해 교통사고 가해자로 몰린 운전자들이 최대 5주의 상해와 1000만원 상당 차량 파손을 당했어도 배상은커녕 오히려 보험금 할증 등 경제적 피해를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선의의 운전자들에게 사건 처분 내용을 통지해 치료비와 수리비 청구, 할증 보험금 환급 등 민사적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자동차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2020년 3830억원에서 2021년 4199억원, 2022년 4750억원으로 증가했다.

보험사기 증가는 솜방망이 처벌에 보험회사들의 감지 시스템 개발, 포상금 확대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금감원은 "자동차보험사기 특징은 진로변경, 차선 미준수, 교차로 통행 위반, 후진 차량 등과 같이 피해자의 과실이 높은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유발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