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연안해역 수온 양극화 심화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영향보고서
2010년대 이후 국내 연근해 수산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여름철 고수온, 겨울철 저수온이 과거보다 더 잦은 빈도, 높은 강도로 나타나는 원인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10일 발간한 '2023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보고서'에서 해양과 대기의 상호작용에 따른 기단변화와 해류 등의 영향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여년간 북태평양고기압 세력 확장 등 여름철 우리 바다 주변의 기단 강화에 따른 폭염일수의 급격한 증가와 대마난류 세력이 여름철을 중심으로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여 고수온이 발생하기에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 대마난류는 저위도로부터 열을 수송한다.
여름철 고수온과 함께 겨울철 저수온도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라고 하지만 겨울철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경향으로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더 차가워지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겨울철 저수온은 2000년대 중반 이전에는 없던 현상이다. 겨울철 시베리아고기압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면서 한반도 주변 한파가 감소되고, 뚜렷한 저수온 발생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 이후 극심한 북극온난화는 오히려 시베리아고기압 세기를 다시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 한파 발생 빈도·세기가 다시 증가돼 강력한 겨울철 저수온이 발생하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북극온난화 심화 → 북극 바다얼음 급격한 감소 → 수증기량 증가 → 유라시아대륙 적설량 증가 → 대륙 태양광 반사 효과(알베도 효과) 증가 → 대륙 기온 냉각 → 대륙·해양 온도차 증가 → 시베리아고기압 세력 강화로 이어지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수과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레저와 수산물 안전성 전망, 상어류의 잦은 출현 원인과 원양어업 해역에서의 기후 영향 등도 분석했다.
우선 미래 해수욕 가능일수는 해양온난화 영향으로 현재 대비 2100년에 30~60일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가일수는 대천 33일, 경포 45일, 함덕(제주) 48일, 해운대 51일 등이다.
수온 상승으로 식중독 유발 유독성 플랑크톤(시구아테라) 출현 가능일수도 2100년에는 현재보다 100일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구아테라는 수산물 섭취 관련 식중독 중 세균성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환자를 발생시켰다.
상어류 출현 경향도 분석했다. 최근 25년간 상어류는 주로 난류가 흐르는 해역을 중심으로 출현했고, 난류 세력 세기와도 높은 관련성을 나타냈다.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여름철 동해 표층수온 상승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와 원양어업 관계도 밝혔다. 원양어업의 최대 어장인 중서부 태평양 다랑어 어장은 엘니뇨 시기에 어장이 확대되고 조업 효율도 상승해 어획량이 증가하지만 라니냐 시기에는 어획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과원에 따르면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55년간 한국 해역 연평균 표층수온은 약 1.36℃ 상승해 전체 지구 평균 대비 약 2.5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동해 표층의 수온은 1.82℃ 상승, 100m 수층 수온은 1.13℃ 떨어졌다. 표층과 아표층(100m) 수층간의 수온차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성층이 강화되고 있다. 아표층보다 깊은 500m 수층의 수온은 0.07℃ 상승했다.
표층 염분은 감소 경향을 보였고, 동해 500m 층에서의 용존산소도 감소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표층의 영양염, 클로로필-a 및 기초생산력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표층 영양염, 기초생산력 등의 감소 원인은 해양온난화에 따른 성층 강화 영향으로 판단했다.
우동식 수과원장은 "최근 여름철 고수온, 겨울철 저수온이 동시에 증가하는 원인을 장기 관측자료로부터 밝혀낸 것은 의미있는 연구결과"라며 "극한 해양환경의 빈번하고 강력한 발생은 우리나라 수산업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