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진교훈 전략공천
전국 유일 단체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 여부 고심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0월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진교훈(56)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우 전 구청장의 출마를 고려한 '맞춤형' 공천이라는 평가인데 국민의힘의 대응이 주목된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강서구청장 후보로 진 전 차장을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추천하기로 했다"며 "6일 당무위원회에 부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진 전 차장과 문홍선 전 강서구 부구청장,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이해식 의원은 "(진교훈 후보는) 문재인정부 때 부동산 투기·세금 체납·음주운전·성비위·병역비위 등 7대 인사 검증 기준에 더해 갑질이나 자녀 학교폭력, 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 사항을 면밀하게 조사한 결과 도덕성이 확인된 후보"라며 "전략공천을 요청할 만큼 확장성과 탁월한 도덕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우 전 구청장과의 경쟁구도를 고려한 공천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식 의원은 "김 전 구청장은 대법원 판결을 받은 직후 사면복권했다. 후보로 나올 수 없는 사람"이라며 "우리는 도덕성에서 압도할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는 방침이 있었다. 진교훈이 그에 적합한 후보"라고 덧붙였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 5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김 전 구청장은 3개월 만에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됐다.
진 전 차장은 5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스펙트럼 넓은 경찰행정을 경험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할을 해 왔다"면서 "경쟁자가 누가 되든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시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 출신의 진 전 차장은 경찰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 양천서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북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민주당이 진 전 차장을 내세우면서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다.
민주당은 김태우 전 구청장의 재출마를 염두에 두고 전략공천 카드를 꺼냈다. 특별사면으로 복권시킨 것 자체가 공천의 신호 아니냐는 것이다. 김 전 구청장도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출마를 공식화 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공천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일 "지도부에서 깊이 고민하고 있고, 이번 주 정도에는 어느 정도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올 하반기에 열리는 유일한 단체장 재·보궐 선거다. 내년 총선을 앞둔 서울 민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선거여서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의 맞춤형 후보 공천뿐 아니라 첨예하게 날을 세우며 대립하고 있는 이슈들이 망라돼 관심도를 높인다는 평가다.
대법원 확정판결 3개월 만에 윤 대통령의 사면으로 재출마 길이 열린 김 전 구청장에 대한 평가가 변수다. 또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국회의원 3명 모두를 당선시켰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근소한 차이로 승패를 나눴다.
서울 동작의 노량진수산시장, 송파 가락시장에 이어 서울에서 세번째로 큰 농수산물 시장이 있어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피해나 불안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30%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석 연휴 이후 평일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투표율도 변수로 작동할 수 있다. 한편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 등 진보4당은 5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논의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