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건강한 '노인 돌봄'을 위하여 | 2부-① '건강한 노인돌봄' 사례를 찾아서 2

입원과 동시에 '재가 돌봄' 설계

2023-10-10 11:06:33 게재

진천군 "케어팜 서비스, 1석 2조 효과"

의성군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에 주력"

도시와 농촌의 돌봄 형태가 같을 수 없다. 도시에 비해 농촌은 고령화 속도는 더 가파르지만 이들을 돌볼 기반은 열악한 게 현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충북 진천군의 돌봄 사례와 경북 의성군의 도전은 주목할 만하다.

2019년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서비스를 시행해온 진천군이 요즘 가장 관심을 두는 대상은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노인들이다. 퇴원 후 의사와 간호사의 방문진료는 기본이다. 재활운동과 영양식 지원도 해준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목욕이나 식사 청소 같은 가사간병을 제공하고 필요하면 도시락도 배달해준다. 병원과 약국까지 이동 지원사업도 통합돌봄 서비스에 포함돼 있다.

충북 진천군이 지난 7월 치매안심센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치유농업(케어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진천군 제공


중요한 것은 이런 지원사업 설계가 입원과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지내던 공간에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등 입원할 때 이미 퇴원 후 돌봄을 준비한다는 얘기다.

진천군의 또 다른 성공사례는 '케어팜' 서비스다. 네덜란드의 노인돌봄 서비스에서 착안한 방법이다. 거동이 가능한 노인들이 가까운 농장에 나가 식물이나 동물을 돌보며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노인들의 정서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크진 않지만 해당 농가의 일손을 거드는 효과도 있다.

진천군의 통합돌봄은 혁신적 노력으로 가능했다. 주민복지과는 주 3~4회 통합지원회의를 연다. 회의를 열어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나 퇴원환자 등의 건강상태와 돌봄지원계획을 공유하고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정덕희 진천군 주민복지과장은 "퇴원 후 3개월, 또는 장기요양이 필요한 전 단계부터 치료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장기요양 대상자 수를 확연히 줄일 수 있고 사회적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촌 장점 활용, 이웃이 이웃 돌보게 = 의성군은 열악한 민간 의료환경을 개선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해 왕진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1차 의료기관을 지원한다. 민간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보건소 중심으로 통합방문의료센터를 만들어 방문 진료·간호서비스를 제공한다. 진료 범위가 넓은 농촌지역 특성을 고려해 2024년부터 권역별 통합돌봄지원센터 4곳을 자체 운영해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농촌지역의 장점을 활용한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마을돌봄 체계'도 구축한다. 우선 읍·면 단위 재능기부봉사단 '행복기동대'를 구성해 소규모 집수리와 주택 점검 서비스를 추진한다. 또 마을마다 1명 이상씩 '이웃돌보미'를 선정해 위기가구나 돌봄대상자들의 일상을 보살핀다. 이밖에 2026년까지 고량자노인복지주택 100호를 신축하고 입주자를 잠재적 돌봄 대상자로 설정해 보살피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전국 농어촌지역과 도농복합도시 통합돌봄체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의성에서 모범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성군의 노인인구 비중은 45%로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1위다. 전체 인구 5만35명 가운데 2만2544명이 노인이다. 평균연령도 58.8세로 인근 대구시 군위군에 이어 전국 2번째로 높다.

["[창간 30주년 기획특집] 건강한 '노후 돌봄'을 위하여" 연재기사]

김신일 최세호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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