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만에 돌아온 이철규 "친윤만 영입" "인재영입 적임자"

2023-11-03 10:54:54 게재

총선 주도할 인재영입위원장

비윤 "핵심기득권 놓지 못해"

일각 "실세 나서야 인재 모여"

이철규 국민의힘 전 사무총장이 사퇴 19일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돌아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사무총장이 금세 복귀한 것을 놓고 비판이 거세지만,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장이 적임인 자리"라며 반박한다.

이철규 사무총장 배웅하는 김태우 후보 | 이철규 국민의힘 전 사무총장(왼쪽)이 지난달 1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김태우 후보 선거사무소를 떠나고 있다. 오른쪽에는 배웅 나온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자.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2일 이 전 사무총장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하자 당내는 시끄러웠다. 사무총장이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라면 인재영입위원장은 당 밖에서 총선 후보를 데려오는 역할을 한다. 둘 다 총선에서 핵심적인 보직인만큼 당내 이목이 끌릴 수밖에 없다.

비윤에서는 '윤핵관 인재영입위원장'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쏟아냈다. 이준석 전 대표는 2일 SNS에서 "사람이 없군, 먹고 살만해졌다고 생각하나 보군, 역시 노답"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웅 의원은 "시키는대로만 하는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당의 개혁을 바라는 인물은 승선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허은아 의원은 "끝끝내 핵심기득권을 놓지 못하는 살찐 고양이들의 몸부림"이라며 "이번 인사를 보니 김기현 대표 내려오셔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불가피한 인사"라는 반응이다. 이철규 의원은 대선 당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공신이지만, 초창기에는 윤핵관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집권초 윤핵관끼리 신경전을 벌일 때 '맏형'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권력 내부의 신망을 얻었다. 사무총장 시절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면서 윤 대통령의 전폭적 신임을 얻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태우 공천'에 우려를 표하는 소신도 보였다는 전언이다. 윤 대통령이 사무총장 사퇴를 만류했을만큼 신뢰가 두터워 당내에서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이에 근거해 여권 주류에서는 "이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적임이다. 인재영입위원장은 실세가 맡아야 하는 자리다. 실세가 영입을 제안해야 훌륭한 인재들이 믿음을 갖고 당에 올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인재영입위원장은 그 역할의 특수성 때문에 "실세를 앉히는 게 맞다"는 것이다.

결국 이 의원 중용에 대한 평가는 그 성과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비윤의 우려처럼 "윤심 100% 인사만 영입"했다가 총선 패배를 초래할 경우 이 의원은 '역사적 심판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반면 '실세 인증샷'을 앞세워 인재 영입과 총선 승리에 성공할 경우 이 의원의 정치적 위상은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종적으로 인재 영입에 대한 결과로 여러분께 평가받겠다"고 밝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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