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새 화두 '포용성' … 성별다양성 기업 관리 체제, 탄소감축에 효과
COP28에서 '성평등 전환과 금융' 주제로 장관회의 열려
청년들의 목소리 반영,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전환 강조
'포용적인 당사국 총회를 위한 결집(Mobilizing for an inclusive COP)'.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8)의 4대 행동 의제 중 하나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성평등한 전환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예년처럼 총회 중반이 아닌 사전 회의(Pre-COP) 단계에서 글로벌 청년 성명서가 발표됐다. 청년들의 요구사항을 협상 과정에 보다 많이 반영하기 위해서다. COP28 기간 중인 4일에는 성평등한 전환과 금융에 대한 주제로 장관회의가 열린다.
지난 11월 30일 술탄 알 자베르 COP28 의장은 개막 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끝까지 따라가야 하고, 새로운 길을 택해야 하며, 모두를 우리와 함께 데려가야 한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전환'을 강조했다.
포용성을 우선시하는 기후위기 적응이나 완화조치는 각종 전환에서 일어나는 상충효과를 줄이고 기후탄력적인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 COP28에서 종전 총회 때보다 포용성이 더 강조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기후탄력적 개발은 적응과 온실가스 완화를 통합함으로써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발전을 전진시킨다.
◆평균 3주꼴로 재난, 세대 간 기후불평등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적게 기여한 사람들이 그 영향에 가장 취약한 경향이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SYR)에 따르면 최빈국(LDC)과 군서도서개발국(SIDS)은 CO2-LULUCF(토지이용, 토지이용 변화 및 임업)를 제외하고 1인당 배출량(각각 1.7tCO2-eq 및 4.6 tCO2-eq)이 전지구 평균(6.9tCO2-eq)보다 훨씬 낮다.
게다가 최빈국이나 군서도서개발국 등 개발 제약이 있는 지역의 사람들일수록 기후리스크에 대한 취약성도 높았다. 2010~2020년 홍수 가뭄 폭풍으로 인한 사망률은 취약성이 매우 낮은 지역 대비 취약성이 높은 지역에서 15배 더 높았다(높은 신뢰도).
세대 간 기후불평등 문제도 심화하는 추세다. 지난달 공개된 미국의 '제5차 국가기후평가(NCA5)'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이나 폭염 홍수 등으로 인한 피해가 1980년대에는 4개월에 한 번꼴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평균 3주마다 대규모 피해를 입히는 재난으로 달라졌다. 게다가 스모그나 산불로 인한 연기 등으로 대기질이 악화되는 등 2020년 출생한 이는 1965년에 태어난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은 기후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4년마다 한 번씩 나오는 미국의 국가기후평가보고서 5차에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누적 손실과 미래에 예상되는 손실을 전망한 내용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상충효과 문제 해결 = IPCC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후변화 행동에 대한 형평성과 포용성'을 강조한 바 있다. 포용 및 공정 전환은 모든 규모에서 더 깊은 사회적 목표를 가능하게 하고 특히 교육 기아 빈곤 성별 및 에너지 접근성과 같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의 상충효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높은 신뢰도)는 지적이다.
실제로 포용성을 강조한 의사결정 방식일수록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들도 나오고 있다. 국제학술지(SSCI)인 '비즈니스 전략과 환경(Business Strategy and the Environment)'에 실린 논문 '이사회 성별 다양성, 환경위원회 및 온실가스 자발적 공개'에 따르면, 다양하고 성별 혼합 거버넌스 접근 방식일수록 기업이 이해관계자 요구에 더 잘 부응하고 친환경적인 일 처리 방식으로 주주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다양성과 환경위원회 등이 온실가스 자발적 공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정 효과 회귀 추정 등을 한 결과, 성별다양성이 유의미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2014년 영국 런던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215개 기업(FTSE 350에 해당)의 샘플을 활용해 온실가스 자발적 공개에 대한 성별 다양성 및 환경 위원회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다.
11월 28일 신선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각종 재해에 여성이 더 취약하고, 이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더 심각하다"며 "상대적으로 체감도가 낮은 국내에서는 아직 기후위기와 젠더 문제에 대해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관심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