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강동초 학교도서관
푸른숲처럼 꾸며진 공간 … 지역사회, 가정과 협력 돋보여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 운영 유공 우수도서관' 대통령표창 수상 … 대구 동구청 예산 지원 '진로체험 프로그램' 호응 높아
4일 방문한 대구강동초등학교 푸른숲도서관은 올해 '도서관 운영 유공 우수도서관' 학교도서관 부문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이후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었다. 한쪽 벽에 대통령표창 수상 현수막을 걸어두고 원하는 학생들은 누구나 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을 운영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즉석에서 사진을 인화하면 학생들은 수상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자신의 이름을 사진 옆에 눌러 썼다.
◆친구에게 책 추천 '반짝반짝 책트리' = 학생들의 사진들이 20~30장 모이고 연말이 되자 양정희 사서교사는 사진들을 모아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장식해 도서관 곳곳에 붙여 놓았다. 이외에도 도서관은 수상을 기념해 △반짝반짝 책트리 △행운 이벤트 △볼펜 선물 증정 △마음다독 독서퀴즈 △마음다독 독후활동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과 이유를 제출하는 '반짝반짝 책트리'의 경우 참여 학생들의 추천책과 이유를 적은 카드들로 실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며 놓았다. 이외에도 도서관 곳곳에 '2023 강동 독서 동아리 북페이스 활동 전시' 등 학생들의 도서관 활동 모습이 안내돼 있었다.
이날 학생들은 도서관을 많이 방문하는 모습이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책을 대출하러 뛰어왔다. 쉬는 시간을 활용해 책을 읽고자 자리에 앉아 책을 펴드는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이 "수상한 빵집 어디 있어요?"라고 하자 양 사서교사는 직접 검색대에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대출을 받으러 줄을 서자 대학생 자원봉사자, 어르신 자원봉사자 등이 대출을 지원하고 책을 정리하는 등 활동을 시작하며 분주해졌다.
2교시 수업 시간에는 4학년 2반 학생들이 담임교사와 함께 도서관 활용 수업을 하러 방문했다. 학생들은 10여분 동안 저마다 원하는 책을 고르고 대출해 교실에 가져갔다.
양 사서교사는 "도서관을 많이 활용하는 학급의 학생들이 아무래도 도서관을 많이 이용한다"면서 "학급대출증을 만들어 학생들이 대출증을 가져오지 않아도 학급 단위로 대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전체적으로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높아 쉬는 시간에 개별 학생들은 물론, 수업 시간에 학급 단위로도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1인당 평균 66.8권 대출 = 푸른숲도서관은 2020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4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 보다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당시 이름인 '푸른숲'을 주제로 초록색과 갈색을 곳곳에 사용하고 나무 모양 책장, 신발을 벗고 편안하게 이용하는 공간 등 다양한 공간을 설계해 학생들이 보다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거듭났다. 입구엔 학년별 도서관 대출량을 열매 모양으로 기록한 '푸른숲이야기 학급책나무'가 학생들을 맞이한다.
대구강동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000명 이상이며 푸른숲도서관은 3만권 가까운 장서를 갖추고 있다. 학생들의 이용이 많아 2022년 1인당 평균 66.8권을 대출했다. 많이 대출하는 학생들은 1년에 200권이 넘게 대출을 하기도 한다.
도서관 협력수업과 이용수업도 자주 진행한다. 도서관 협력수업의 경우 학년별로 교과 주제에 맞춰 진행한다. 예컨대 3학년 수업에서 '동물의 한 살이'를 학습할 때, 사서교사가 동물도감의 도서관 위치 및 활용법을 설명하며 담임교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도서관 이용수업도 학년별로 진행한다. 5학년 학생들은 국어 수업 때 청구기호에 대해 배우기 때문에 이에 대해 설명해주고 직접 책을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한다.
양성평등교육주간 등 교육 주간 행사도 도서관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담당교사가 교육 주간 행사를 기획하면 사서교사는 관련 추천도서 목록을 작성하고 추천도서를 비치, 전시한다. 이외 동아리, 독서인문 행사 등으로도 분주하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 활용 = 푸른숲도서관은 사서교사 1인 운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해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왔다. 인근 대구가톨릭대학교 등 대학교와 어르신 대상 기관인 동구시니어클럽에서 보조 인력을 지원받아 운영한다. 2022년 기준 33명이 보조 인력으로 참여했다. 또 대구 동구청의 마을공동체 프로그램 운영 예산을 지원받아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인근 공공도서관으로부터 상호대차를 통한 도서 대출지원을 받으며 공공도서관이 기획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지원받기도 한다.
이중 진로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역점을 기울이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연중 진행된다. 3월부터 5월까지는 학생들에게 꿈과 진로 관련한 책들을 전시해 선보이고 진로 관련 독서를 권장한다. 6월부터 7월까지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직업인들과 함께 진로독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건축가 유튜버 플로리스트 웹툰작가 등이 학생들을 만났다. 12월에는 진로 관련 활동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꿈을 적어 도서관에 제출한다.
또 인근 대구동부도서관과 '문학 글쓰기 교실'을 열고 대구북부도서관과 디지털 문해력 교육으로 '디지털 시민 명탐정! 출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구중앙도서관과 '위드 코로나 무한감동 감사 손편지 축제 수상작품' 전시회를 열며 작품 액자를 대여받아 전시하고 독서퀴즈를 열기도 했다.
양 사서교사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들이 책에서 혹은 수업으로만 접했던 다양한 진로에 대해 직접 전문가에게 배우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참여한다"면서 "대구 공공도서관엔 학교도서관지원센터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학교도서관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도서관을 사서교사 1인이 운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 단체, 기관들과 소통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과 적극적 소통 = 학생들이 도서관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구강동초등학교는 도서관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도서관을 주제로 연수를 진행한다. 학교도서관의 연간 프로그램과 이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또 학부모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한다. 학기 중에는 인터넷으로 도서를 신청해 학생을 통해 대출할 수 있다. 방학 때는 직접 도서관을 방문해 이용할 수 있다.
가정 독서 연계 행사도 진행한다. '300독서챌린지'는 가족과 함께 30가지 재미있는 방법으로 10분씩 독서하며 독서 습관을 기르는 활동이다. 엄마에게 읽어주기, 누워서 책읽기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어 학생들이 좋아한다. 가족들이 책을 읽고 읽은 책의 쪽수로 마라톤에 도전하는 '독서마라톤'도 진행한다.
권기옥 대구강동초등학교 교장은 "이번 수상은 도서관을 통한 미래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을 위해 가정, 지역사회와 협력해 노력한 결과"라면서 "앞으로도 우리학교 푸른숲도서관과 함께 학생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내일신문 한국도서관협회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