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의 82.1%가 올해말 종료되는 납품대금 연동제 계도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9일 '납품(하도급)대금 연동제 시행에 따른 중견기업계 의견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4일부터 13일까지 수·위탁거래 중견기업 15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중견련은 "3개월의 계도기간이 끝나고 2024년 1월 1일 연동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지만 중견기업 64.9%는 연동제 대응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견기업인들은 연동제 대응 준비가 미진한 이유로 '시간 부족'(49.0%), '협력사의 인식 부족'(21.4%), '내부 인력 및 예산 부족'(15.3%), '모호하고 불명확한 법·규정'(8.2%) 등을 꼽았다.

중견기업 72.6%는 계도기간의 적정한 연장 기간을 '1년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6개월 이상' 20.2%, '2년 이상' 6.5%다.

자동차 업종 중견기업 A사는 "한 차종이 장기간 소비되는 시장 특성에 따라 수천, 수만개 부품별로 각각 연동약정을 체결, 갱신해야 한다"며 "업종 특수성과 다양한 거래계약 형태를 반영하지 못한 획일적인 제도 설계로 개별 기업의 애로는 물론 기업 간 분쟁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중견기업인들은 연동제 시행에 따른 가장 큰 애로로 '기존 거래 관행을 반영치 않은 획일적 규정'(46.4%)을 꼽았다. '위탁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무와 처벌'(17.9%), '연동 약정 체결 및 이행 관련 정보 부족'(12.6%), '과중한 행정업무 및 비용 발생'(6.0%), '기업 간 갈등 및 분쟁 발생'(6.0%)이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인들은 연동제의 현장 안착과 실효성 제고를 위해 '금융·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확대'(45.7%), '산업·업종별 세부 지침 및 사례집 제공'(21.2%), '원재료 가격 등 정보제공 확대'(19.2%) 등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에너지 관련 경비 및 노무비 등을 연동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56.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동의한다는 의견은 24.5%에 그쳤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주요 원자재 가격지표 제공 등 기업의 정보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며 "충분한 예산과 전문인력을 확보한 지원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