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미분양으로 부채비율 증가

2024-01-08 11:31:45 게재

대구지역 미분양으로 미수금 늘어 부채비율 470% … 골프장 회원권 2678억원 채무 인식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가 지연되는 가운데 신세계건설도 부채비율이 급증하면서 중견건설업계 위기설을 키우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회사가 보유한 골프장 회원권 분양에 따른 채무인식과 대구지역 아파트 미분양 등으로 자금 순환이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신세계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세계건설 부채비율은 4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말 부채비율 265%에서 3분기 만에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분 42.7%를 보유한 이마트가 대주주다. 이마트몰과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등 그룹사 공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다 최근 5년동안 민간아파트 시공을 늘려왔다.

최근 원자재가격 급등과 미분양 등으로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485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실적 부진은 신세계건설 주거브랜드 '빌리브'의 미분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미분양에 따른 미수금이 부채증가의 첫째 원인으로 작용했다. 신세계건설은 대구에서 분양률이 저조했다. 대구에서 분양한 빌리브 라디체 분양률은 22.9%, 빌리브 헤리티지는 22.6%, 빌리브 루센트는 21.6%로 알려졌다. 이들 단지가 입주를 앞두고도 미분양이 많아 공사 미수금이 늘었다. 공사가 100% 끝난 주택 사업장의 미수금은 △대구 주상복합 빌리브 스카이 279억원 △대구 주상복합 빌리브 프리미어(3분기 현재 공정률 94.66%) 467억원 △대구 주상복합 빌리브 클라쎄 15억원 등이다. 입주가 시작된 주택사업장에서 미분양이 장기화할 경우 책임준공을 확약한 시공사가 PF 자금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와 함께 1700억원 규모 단기차입금 만기가 3개월 이내 몰려있어 유동성 부족을 겪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신세계건설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세계건설은 우발채무로 분류되는 착공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크지는 않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세계건설은 시행사의 PF 대출잔액 1조6760억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섰다. 이 보증 외에 지난해 3분기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인한 조건부 채무인수(PF 대출 미상환원리금 잔액 200억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세계건설의 부채 비율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회원제 골프장이다. 신세계건설이 운영 중인 골프장은 경기도 여주시 자유컨트리클럽과 트리니티컨트리클럽이다. 이들 2곳의 골프장 회원권은 신세계건설 유동·비유동부채(입회금)로 잡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입회금은 2678억원으로 신세계건설 전체 유동부채 4496억원의 60%에 달한다.

신세계건설이 신세계프라퍼티와 공동 출자한 경기 화성시 대규모 테마파크 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은 신세계프라퍼티가 송산그린시티에 4조 6000억원을 투입해 미래형 첨단복합도시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2007년 수자원공사 등이 추진하다 여러차례 사업자 변경과 국제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지연되다 2018년 공모에서 신세계프라퍼티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테마파크 사업의 실질적 시행은 신세계프라퍼티가 90%, 신세계건설이 10%(43억원)를 출자해 만든 신세계화성이 맡고 있다. 테마파크사업은 지난해말 화성시와 협력방안을 찾으면서 2029년 부분 개장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대구 주택사업장 미분양이 장기화하고 골프장 회원권이 채무로 잡혀 부채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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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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