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류 먹거리 문제 해결사로
농식품 이물질 잡고, 과일 크기·상처도 구분
이물질 검출율 99% 기록
감귤선별, 효율 33배까지
농업농촌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온라인 식품시장과 간편식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기록 중인 가운데 제조식품의 변질과 금속조각 벌레 등 이물질을 99% 이상 정밀하게 골라내는 AI 초분광 영상선별 시스템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26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이물질 검출기인 초분광선별시스템이 국내 10여개 중대형 식품제조 업체에 공급돼 사용 중이다.
이 초분광 선별시스템은 기존 X-레이나 금속검출기로 검출하기 어려워 50~60%의 이물질 검출률을 보이던 것과 달리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까지 200여개 초분광 파장으로 잘게 쪼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이물질을 99% 정확도로 선별해 낸다. 이 기술은 연평균 5.3%씩 성장하는 식품 제조업 규모와 연평균 63%씩 증가하는 밀키트와 간편식 시장 수요에 맞춰 활용되고 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업체의 경우 평균 이물질 검출 성능은 98.8% 이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육안 검사자 등 이물 검출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많은 이물질을 정밀 검출하고, 속도는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급속한 고령화로 과일 선별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과수농가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과일 외부결함을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과일 선별시스템이 개발된 것. 이 기기를 감귤 선별장에 적용한 결과 균열과 흠집, 착색불량, 병해충 피해를 입은 감귤을 99% 정확하게 자동 선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이 감귤 선별작업을 할 경우 숙련된 전문가 1명이 1시간에 1000개를 선별하는데 반해 인공지능 선별기는 1시간에 3만3000개를 선별할 수 있다. 효율이 최대 33배까지 오르는 기술이다.
지난해 제주 서귀포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 선별기를 시범 설치하고 적용한 결과 선별기 설치 전 8명의 숙련자가 육안으로 선별하던 것을 2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 특히 과일 겉모양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까지 선별이 가능해 감귤의 품질을 보증하는데 효과가 있다. 이 시스템은 제주지역 10여곳의 선별장에 설치했다. 감귤에 이어 올해까지 사과 복숭아 토마토 고구마 감자 등 10여개 작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은 "스마트 정밀농업을 확대 보급하기 위해 보다 정확한 정보통신분야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농업현장에서 효율성이 높은 기술을 개발하려는 창의적 벤처업체에 사업자금 지원을 통해 농가 수익증대와 농식품산업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