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투자·개발사업 잇달아 실패

2016-03-16 10:10:05 게재

전문성 없는 시장 측근들 자리 차지

미단시티개발 사장-부사장 내분까지

개관앞둔 아트센터 운영주체도 없어

유정복 인천시장 측근들을 대표로 앉힌 특수목적법인(SPC)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단시티개발과 인천아트센터다. 추진하는 사업마다 실패를 거듭하고 있고 내분으로 시끄러운 곳도 있다.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내려 보낸 '인사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단시티개발이 가장 어수선하다. 미단시티개발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내 81만6000평을 개발하기 위해 만든 SPC다. 사장은 유 시장과 20년을 알고지낸 토지주택공사 출신의 박관민 전 인천시 도시개발정책 특별보좌관이다.

미단시티는 카지노리조트 집적화를 콘셉트로 삼았지만 최근 복합리조트 추가 유치에 실패하면서 사업추진 동력을 잃었다. 복합리조트 유치 실패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토지 매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간 사업실패로 생긴 거액의 빚도 문제다. 특히 내년 9월까지 인천도시공사의 보증으로 빌린 3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인천도시공사 재정에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볼썽사나운 집안싸움도 벌이고 있다. 내부에서 박 사장과 김용주 부사장 간 갈등이 빚어졌고, 급기야 사장이 직접 인천도시공사에 감사를 청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겉으로는 김 부사장이 주도한 '중국 황실 유물박물관'이 문제가 됐다. 박 사장은 박물관 사업이 대표이사도 모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김 부사장은 사장 취임 초에 승인받았고 인천시에도 사전에 보고된 사업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달 초 시작된 감사는 기간을 연장해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아트센터도 속을 썩이고 있다. 인천아트센터는 송도국제업무단지에 주거단지(F21~13블록)를 개발하고 남은 이익금으로 짓기로 한, 콘서트홀 등을 갖춘 문화단지다. 문화단지를 짓는 인천아트센터(주)와 지원단지를 조성하는 오케이센터개발(주) 두 개의 SPC가 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두 개 SPC 대표는 김석원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 유 시장 선거캠프에서 일했다.

아트센터는 현재 개관을 앞두고 운영준비단의 계약직 직원 인건비를 놓고 시와 대립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7월 아트센터인천 운영을 위한 준비단을 꾸렸다. 공무원 7명으로 구성된 준비단은 올해 초 계약직 직원 4명을 채용하고 아트센터 측에 인건비 지원을 요청했다. 인건비는 급여와 4대보험료 등을 포함해 연간 2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아트센터 이사회가 인건비 지급을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운영비 문제도 골칫거리다. 필요한 운영비는 150억원 정도로 예상되지만 운영비를 충당하기로 한 지원단지의 임대료는 연간 21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아트센터 자체수익을 반영하더라도 연간 100억원 이상의 운영비 적자가 불가피하다. 이는 무엇보다 지원단지 사업에 실패해 시에 기부채납 하기로 한 오피스텔 규모를 반 이상 줄인 것이 원인이다. SPC의 사업실패가 원인이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운영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전문성 없는 측근들을 사장으로 앉히고 사업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전문성을 갖춘 인사에게 사업을 맡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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