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 또 추락, 금리 영향줄까

2016-03-22 10:57:57 게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또 낮춰 … "한국 성장률 1%대 하락할 수도"

한은, 2%대로 성장률 하향조정 가능성 … 금리인하 압박요인 커진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한국경제 성장률도 1%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9개월째 금리를 동결해온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32개 해외투자은행(IB)과 경제분석기관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9%로 3%대가 무너졌다.

해외 금융계는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세계경제 성장률이 3.1%가 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주요 국가들이 강력한 통화정책을 통해 돈을 풀고 있지만, 중국경제 부진과 저유가 여파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2.9%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제기구도 전망치 줄줄이 하향 = 금융권뿐만 아니라 주요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도 줄을 잇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에는 3.6%로 전망했지만, 올해 1월 3.4%로 낮췄다. IMF는 다음달 회의에서 전망치를 추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작년 11월 3.3%에서 지난달 3.0%로 내렸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괜찮았던 미국도 주춤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결과를 발표하면서 2.3∼2.5%였던 올해 GDP성장률 전망치를 2.1∼2.3%로 하향조정했다.

중국 역시 이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 하단을 6.5%로 제시했다. 이는 작년 성장률 목표치였던 7% 안팎보다 크게 하향조정한 것이다. 중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6.9%로 2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일본은행도 이달 금융정책 결정회의 후 발표한 자료에서 "신흥국 경제 감속의 영향 등으로 수출·생산면에 둔화가 보인다"면서 경기판단을 하향수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3월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4%로 낮췄다.

"한국, 최악의 경우 1%대 성장" =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역시 하향 조정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극심한 수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경제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경제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올해 1%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SBC는 한국경제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 2분기 2.0%의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한국경제가 3분기 1.8%, 4분기 1.9%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2.5%, 한국경제연구원은 2.6%, 현대경제연구원은 2.8%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한국경제는 2009년 0.7%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최악의 성장세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성장률을 낮추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4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지 주목된다.

3개월마다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는 한국은행은 올해 전망치를 작년 10월 3.2%에서 올해 1월 3.0%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올해 정부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1%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의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오는 5월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KDI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작년(3.1%) 수준에 머무르면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2%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경우, 또 다시 금리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금융통화위원회는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외국자본 유출, 가계부출 증가 등)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9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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