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부적격 논란

지배주주와 고교동문·계열사 경력자 선임

2016-03-22 14:10:55 게재

사외이사진, 경기고ㆍ김앤장 출신으로 구성 … 18년 연임 이사 또 추천

오는 25일 주총을 여는 두산은 사외이사 후보에 송광수 전 검찰총장을, 두산중공업은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을, 두산건설은 천성관 전 서울지검장을 각각 추천했다.

이들은 모두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재직중이거나 고문을 맡고 있다. 김앤장법률사무소는 소송이나 법률행위에서 두산인프라코어를 대리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최근 3년 내 해당 회사의 자문계약이나 법률대리를 하는 법률사무소 소속일 경우 '독립성 결여'의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송광수 후보는 현재 삼성전자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2일 이들에 대해 이같은 이유를 들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사외이사, 객관적 입장에서 회사 경영상태 감독해야 = 사외이사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방지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회사 경영상태를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독립성이 결여된 사외이사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여전히 부적격 논란이 일고 있다.

김창환 두산 사외이사 후보는 1954년생으로 경기고 출신이다. 두산그룹의 박용현 회장, 박용성 회장, 박용만 회장은 모두 경기고 출신이다. 임영록 두산중공업 사외이사 후보도 1995년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했다. 천성관(1957년생) 두산건설 사외이사 후보도 같은 고교를 나왔다.

대성산업의 김용섭 배순 사외이사 후보는 경북대사대부고 출신이다. 대성산업 김영대 대표이사도 같은 학교를 나왔다. 또 대성합동지주 최용호 사외이사 후보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또 다른 후보인 주광일 전 고검장은 김영대 대표와 유사한 시기에 서울대 법학과를 다녔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하이트홀딩스 하이트진로는 계열사 출신 임직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정병진 김한재 사외이사 후보는 한화 계열사 임직원 출신이다. 강석조 감사 후조도 한화 화학부문 공장장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김명규 사외이사 후보는 하이트맥주 등에서 임원으로 지냈다. 조판제 하이트진로 사외이사 후보는 하이트맥주 임원을 지냈다. 강기원 세아제강 감사 후보도 회사 경리부와 계열사에서 근무했다.

장기 연임한 후보도 있다. 고지석 유니온 사외이사 후보는 1998년 3월부터 사외이사로 재직해 왔다. 이번에 재선임될 경우 무려 20년 이상을 사외이사로 재직하게 된다.

총수일가, 기업가치 훼손 논란 = 일부 총수일가는 기업가치 훼손에 따른 부적격 논란이 일고 있다. 금호산업 사내이사 후보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일감몰아주기와 회사기회유용으로 기업가치 훼손 경력이 있으며 사익추구를 위해 그룹 계열사와 공익법인을 동원해 손실을 끼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금호산업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 있다. 박 후보도 회사기회 유용과 일감몰아주기 수혜자여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선임 반대를 나타냈다.

오는 25일은 유가증권시장 322개사, 코스닥시장 484개사, 코넥스시장 13개사 등 819개사 주총이 열린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범현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