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4
2023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집값의 오르내림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 할수록 집값은 오르고, 반대로 부동산 규제를 풀면 풀수록 떨어졌다.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에 걸쳐서도 이런 패턴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문재인정부는 취득 보유 양도 등 부동산의 모든 단계에 24차례의 크고 작은 규제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잡기에 실패했다. 반면 윤석열정부는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제외하고 풀
02.23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특권'을 두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이 치열하다. 논쟁의 빌미는 국회가 제공한 면이 크다. 의원들이 선거 때마다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정치개혁을 상징하는 의제가 됐다. 그러면서 불체포특권이 일반인과 달리 국회의원들만 누리는 불공평한 혜택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정말로 국회의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을 목적으로 헌법에 은밀하게 끼워 넣은 것이 면책특권일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02.22
남북, 북미 간 '강 대 강' 대치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 발사하자 한미는 다음날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동원하고 이를 호위하는 형태로 한국의 F-35A, F-15K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가 출격한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그러자 북한은 이튿날인 20일 초대형방사포(단거리탄도미사일)를 발사해 또 다시 맞불을 놓았다. 북한과 한미
02.21
윤석열 대통령의 요즘 국정운영 지지도는 지루한 답보상태다. 한국갤럽의 2월 3주 데일리오피니언(2월 14~16일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35%, 부정평가는 58%였다. 새해 들어 지금까지 6주간 흐름도 비슷했다. 긍정률
02.20
최근 난방비 대란을 겪으면서 에너지소비효율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일시적인 요금인상 억제나 취약계층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명맥만 유지한 에너지소비효율정책을 이제는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한시적인 난방비 지원보다 주거환경의 단열성능을 높이는 중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970~1980년대 가정에서 많이 듣는 부모님 잔소리 중 하나가 "전기 아껴라&quo
02.17
21세기 한국 정치판에 야당 대표 구속영장 청구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얼핏 보기에 여당 지지자들에게 속시원한 뉴스 같다. 실제로 그런 반응이 적지 않다. 보기 싫은 야당 대표 구속으로 정치판이 안정되기를 기대한다는 사람들 많다. 실제로 그럴까. 속시원한 쾌감만 주고 갈 뉴스일까. 그렇지만은 않다는데 이 뉴스의 폭발성이 있다. 폭탄이 터지면 그 파편이 야당에만 튄다는 법은 없다. 현 정권에 반감을 느끼는 절반의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02.16
무역수지 악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475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무역수지 적자가 올해 더욱 확대돼 또다시 역대 최대 무역적자 기록을 갱신하는 한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해 3월 1400만달러 적자 이후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무역적자의 장기화는 우리 경제가 과거 개발연대식 대책으로는 치유가 어려운 중병에 걸렸다는 신호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한국이 성장의 정점에 달했다는 의미로 '피크 코리아(Peak Kore
02.15
국민의힘은 '윤석열당'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당'이 아니다. 사당(私黨)이 아닌 민주주의 국가체제의 공당(公黨)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세력만 활개 친다. 민주당 행태를 보노라면 이재명 대표와 '개딸'같은 팬덤(fandom)만 패권을 행사한다. 한국 정당의 현주소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둔 '윤심'(윤석열 마음) 논란과 이
02.14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6만8000여호를 넘어섰다. 1년 전보다 5만호 늘어난 것이다. 증가속도가 무섭다. 지금쯤은 이미 7만호를 크게 웃돌 것 같다. 정부는 미분양 6만2000호를 위험선이라고 여긴다. 그 위험선도 이미 훌쩍 넘어섰다. 요즘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제조업에서 재고가 너무 쌓여 골치라고 하는데, 미분양 아파트는 말하자면 건설회사들의 재고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은 그야말로 악성재고다. 이렇게 재고가 늘어
02.13
지난해 12월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지하자 중국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다. 동시에 전세계에 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국발 미국행 비행기 탑승객에게
02.10
대우건설은 최근 후순위 대출 보증을 선 울산 동구 일산동 푸르지오 주상복합 아파트 개발 사업의 브리지론 440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고 시행사측에 시공권 포기를 통보했다. 대우건설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불안정성을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만하다. 금융시장 최대 리스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올해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단연 부
02.09
전세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를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전세금 반환 보증 사고액이 2018년 792억원에서 2019년 3442억원, 2020년 4682억원, 2021년 579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조1726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HUG가 실제로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도
02.08
국가정보원이 6일 내년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앞두고 연말까지 경찰·검찰과 함께 '대공합동수사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보도자료에서 "국정원은 경찰청·검찰청과 함께 오늘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대공합동수사단'을 상설 운영하며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을 함께 내·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향후 대공합동수사단 운영성과, 안보환경과
02.07
요즘 한반도 정세는 한겨울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북한의 핵엄포에 한미가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다시 북한이 말폭탄으로 응수하는 식의 강대강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도 불안을 더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통일부 업무보고 말미에 "남쪽이 훨씬 잘 산다면 남쪽 체제와 시스템으로 통일돼야 되는 게 상식"이라며 '흡수통일론'에 불을 지폈다. 앞서 11일 국방부 업
02.06
미 연준(Fed)이 '디스인플레이션'을 선언했다. 물가상승세가 꺾였다는 의미다. 연준의 물가관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다. 지난해 3월 0.25%이던 기준금리를 8차례에 걸쳐 4.75%로 급격하게 올린 결과다. 동시에 매달 95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도 진행 중이다. 이른바 미 재무부 채권과 모기지 담보증권 보유량을 줄여 시중의 자금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총통화(M2) 증가속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02.03
1980년대 초 중동국가 바레인에서 보았던 광경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바레인을 경유해서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가 엔진 고장으로 밤새 바레인 공항에 묶여 있었다. 아침 해가 떠올랐을 때 주변은 온통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열사의 사막 풍경뿐인데, 공항 담장 밖으로 사람을 잔뜩 실은 트럭이 달리는 게 비행기 창을 통해 눈에 들어왔다. 트럭 위에 탄 사람들이 비행기를 향해 양손을 흔드는가 하면 그 중엔 러닝셔츠를 벗어 흔드는 사람도 있었다.
02.02
지난해 4분기에 한국경제가 역성장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이후 성장률 반등을 기대하지만 올해도 역성장이 우려될 정도로 경제가 심각하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수출부진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부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총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작년 10월에 감소세로 돌아선 뒤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 총액의 1/5이 넘는 대중 수출은 8개월째 계
02.01
윤석열정부의 교육개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교육부 업무보고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드러난 구상은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학생맞춤 △가정맞춤 △지역맞춤 △산업·사회맞춤 등 4대 개혁 분야는 학생맞춤에서 시작해 가정과 지역, 산업·사회로 확장된다. 4대 개혁분야 중 학생맞춤을 제외한 나머지 3대 과제는 복지(가정맞춤), 지역경제 회생(지역맞춤), 국가 인재양성(산업·
01.31
지난 26일 최상목 경제수석은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확대를 위해 에너지바우처 지원과 가스요금 할인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겨울 한시적으로 취약계층 117만6000가구에 한해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기존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올리고, 가스공사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가구에 대한 요금할인 폭도 2배로 늘린다는 것이다. 난방비 폭등에 민심이 들썩이자 뒤늦게 대책을 제시한 것이다.
01.30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미국 회계감독당국이 강력한 회계감사 조치에 나섰다. 기업의 회계부정 발생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2003년 현재의 회계감사규정이 마련된 이후 회계법인이 요구하는 확인절차에 가장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현행 규정은 소극적 확인요청에 의존한다. 회계법인은 기업이 제시한 금액이 틀렸을 경우에 금융기관에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는 기업의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