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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필요한 IOC의 ‘올림픽경제’ 모델

2024-08-16 13:00:01 게재

국민들에게 폭염을 잊을 청량감을 선사했던 파리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이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개최도시 파리도, 그리고 소수정예로 최고의 성적을 낸 한국도 정산을 할 시간이다.

‘올림픽경제’란 올림픽 개최부터 공식 폐막까지 올림픽의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경제활동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티켓판매 방송권중계료, 기업협찬(TOP) 후원수입 등 올림픽 기간 동안의 직접적인 경제활동뿐 아니라 올림픽 개최로 발생하는 간접적인 경제효과와 장기적인 영향도 포함된다. 인프라 건설, 도시 변화, 관광, 교통, 상업, 스포츠 및 기타 분야를 포괄한다.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국가나 도시의 명성이 높아지고 다양한 소득이 증가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게 된다.

올림픽 개최가 이익일지 손실일지는 투입-산출 비율에 달려 있다. 올림픽의 역사를 살펴보면 어떤 나라는 올림픽을 개최해 수익을 남기고 사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1988년 서울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은 상대적으로 성공한 올림픽이다. 반대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은 실패한 올림픽이다. 다같은 올림픽인데 왜 극단적인 평가를 받을까.

IOC와 개최국의 바겐파워 게임의 본질

올림픽을 조직하고 움직이는 중심은 바로 IOC다. 현재 IOC 수익의 70%는 중계료, 20%는 협찬료, 나머지 10%는 입장권수입, 올림픽 관련 주변제품 판매 등이다. TV 중계는 올림픽 개최국과 IOC의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등장했다. 올림픽 마케팅 즉 텔레비전 중계료, 올림픽대회 지정업체 선정에 따른 독점계약금, 올림픽로고 사용료 등이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올림픽 수입 중에서 비중이 큰 중계권 수익이나 TOP 프로그램 협찬 중 큰 기업 스폰서들도 모두 IOC가 관리한다. IOC는 총수익에서 일부분을 개최국 올림픽위원회에 나누어준다. 이외 기타 작은 수익항목, 예를 들면 올림픽 선수촌의 작은 광고, TV 안의 작은 광고, 이런 것들은 개최국 올림픽위원회(NOC)가 관리한다. 한마디로 큰 수익은 모두 IOC 것으로 수익배분에 있어서 주도권을 확고히 잡고 있다. IOC는 겉으로는 개최국을 챙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IOC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매회 올림픽 경기를 개최할 때의 개최국과 IOC간의 바겐파워의 핵심 논리는 무엇일까? IOC는 크게 두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번째 목표는 올림픽 지적재산권(IP)을 더 크고 강하게 만드는 것이고, 두번째는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첫번째 목표를 실현하려면 ‘올림픽’이라는 큰 IP를 더 홍보하고 상업화를 통한 이익실현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는 올림픽 경기를 더 화려하고 크게 운영할수록 좋다. 주경기장의 현대기술 구현, 그리고 후보 국가들 중에서 경기를 최대한 잘하고자 노력하는 야심찬 파트너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두번째 목표를 실현하려면 개최국가의 수익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IOC는 개최국에 수익의 일부를 분배하지만 큰 부분을 가져간다. 개최국의 입장에서 IOC가 올림픽 행사를 더 잘하려고 할수록 개최국에게는 그만큼 비용이 든다. 이것은 IOC와 개최국 간의 필연적인 파워게임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높은 비용은 주로 인프라 건설, 보안 비용 및 이벤트 운영 비용에서 발생했다. 결론적으로 IOC의 수익 극대화 실현의 핵심은 개최국의 투자확대와 올림픽 기간의 실현수익의 분배이다.

이 바겐파워 게임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국가나 도시의 수에 따라 달라진다. 유치하려는 국가가 많을수록 경쟁이 치열질 것이고 후보국은 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투자를 더 하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바겐파워를 가진 IOC는 더 많은 조건을 제시하고 더 많은 이익분배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을 유치할 후보국가나 도시가 적으면 IOC는 요구조건을 낮춰야 하며 개최수익도 개최국에 조금 더 많이 나눠줘야 한다.

IOC는 1984년 LA올림픽부터 1988년 서울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까지 좋은 조건을 내걸었다. 1984년 올림픽 이후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뒤이은 두 번의 올림픽을 모두 성공으로 이끌었다. 199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 경제가 점점 크게 성장하면서 올림픽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예를 들어 브릭스 국가들이 자국의 실력을 세계에 과시하려고 하면서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국가와 도시가 상당히 많아졌다.

유치하려는 도시가 많아지면 자연히 IOC가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경기장에 대한 IOC의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최국의 분담 비율도 더욱 높아지게 된다. 개최국 입장에서는 투자의 증가를 의미한다. 특히 개도국의 경우 도시 인프라가 미비하고, 좋은 경기장도 없어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초기투자가 매우 많다. 원가의 가장 큰 부분은 관련 경기장 건설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냐오차오차오 건설에는 4억2000만달러가 투자됐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올림픽대회를 개최하는 국가와 도시는 엄청난 재정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1976년 올림픽을 치렀던 캐나다 몬트리올시는 올림픽 시설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결과 약 1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내 파산상태에 이르렀다.

올림픽 개최로 얻는 이익 적어 인기 시들

하지만 최근 올림픽 개최로 얻는 이익이 줄어들면서 도시들간 입찰 경쟁이 시들해졌다. 그 결과 2030 동계올림픽은 유치 도시조차 정해지지 않은 전례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프랑스 알프스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경제적 현실과 비즈니스 모델 현실은 이러한 지속적인 수요에 불확실성을 가져왔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어떻게 버틸 것일지는 IOC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다. 올림픽의 경제적 약점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실제로 너무 간단하다. 투자와 수익이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동안 많은 국가는 올림픽 개최를 통해 체면을 세우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출할 의향이 있었다. 이러한 행동은 실제로 많은 올림픽 경제 뒤에 있는 개최국의 손실 위험과 추후 경제발전의 부채압력을 가중시킨다. 그러나 경제와 사회에는 항상 변동주기와 경기순환이 존재한다. 현재 세계시장은 포화상태이며 모든 국가의 경제 발전은 정체되거나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갔다.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새로운 인프라를 깔고 싶어도 실제로 주머니에 돈이 많지 않다. 올림픽을 활용해 계속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우올림픽 이후 브라질은 굉장히 어려워졌다. 상업 경제적 요인이 경쟁요인을 압도하고 가난한 나라는 대회를 개최할 여력이 없다. 물론 일본과 같은 부유한 나라도 손실을 입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탄탄한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개최할 여력을 보여줬다. 이는 올림픽에서도 공정성이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말한다.

올림픽 비즈니스 모델의 과감한 개혁 필요

올림픽 경제는 아마 정점을 지났을 것이다.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모든 국가와 도시가 2008년 베이징처럼 적절한 시간과 장소, 사람과 사람을 가질 수 있는 행운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돈을 벌 수 있었던 사업이 이제는 많은 돈이 드는 적자 사업으로 변할 수도 있다.

앞으로 올림픽은 더욱 어려운 사업이 될 것이다. 올림픽이 모든 국가가 다시 경쟁하는 핫스팟이 되고 그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과거 올림픽의 상업화에 성공해 ‘올림픽의 아버지’라고 존경받는 프랑스의 피터 위버로스와 같은 인물이 등장하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

미국 어바인대(UI)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