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
2026
메타버스란 현실의 세계와 가상의 세계가 융합되는 현상이다. 정부가 발표한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에서는 ‘메타버스란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상호 작용하여 경제 사회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platform)’라고 말하고 있다. 원래 메타버스 개념은 1992년 미국의 SF작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1999년에 메타버스가 처음 등장한 영화 ‘메트릭스’에서는 인류 대부분이 가상세계에서 현실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2009년에 카메론 감독이 만든 ‘아바타’에서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구분이 없어진다. 2018년 스필버그가 만든 ‘레디 플레이어’에서는 사람들이 현실의 세계에서보다 가상의 세계에서 더 중요한 의미를 두며 가상세계에 빠져 사는 모습을 그린 영화이다. 현실세계보다 경제적으로 더 가치있는 가상세계가 빠르게 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07.09
정치에서 민심은 바람과 같아서 늘 유동적이지만 어떤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이른바 ‘코어(Core) 지지층’이다. 정권의 핵심 정체성을 공유하며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는 이들이 흔들릴 때 권력의 기반 역시 근본적인 위기를 맞이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추세와 이를 둘러싼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은 이 핵심 지지층의 심리적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기준으로 지방선거 직후인 5월 2주 차에 60.5%로 정점을 찍은 이후 무려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6월 하순에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첫 ‘데드크로스(부정 49.7%, 긍정 46.7%)’를 기록하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6월 29일~7월 3일 실시한 조사(전국2525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0%P 응답률 4% )에서 메가 프로젝트 발표 등에 힘입어 47.0%로 소폭 반등하며 가까스로 7주 만에
07.08
한동안 정치학자들을 괴롭혀 온 질문이 하나 있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가? 정치학자들이 도달한 해답은 어느 정도 명확했다. 사람들의 정치적 선택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정체성’이었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경제적 실익이 없음에도 줄곧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결정적 이유도 박정희를 매개로 형성된 그들의 정체성이었다. 그 정체성을 벗어나면 종종 배신으로 간주되었다. 요즘 여권 내분을 둘러싸고 온갖 다양한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다. ‘명청대전’이 정치 기사의 키워드로 떠올랐고, “증축하랬더니 재건축을 했다”는 표현이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어느 방송인은 이재명 대통령 코어 지지층의 이탈을 언급하기도 했다. 도대체 이 모든 현상의 근원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대통령과 민주당 전통 지지층 사이의 정체성 충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좌우 이념 대결을 낡은 구도로 간주하고 탈진영 실용주의를 앞세우면서 모두의 대통령을 표방했다. 민주당
07.06
6.3 지방선거 이후 다시 또 ‘2030세대 보수화론’을 둘러싸고 논란이다. 지방선거 이전까지 2030세대 보수화론의 핵심은 ‘2030세대 남성=보수(혹은 극우) vs 여성=진보’로 압축되는 유권자 인식지형(이념성향) 및 편성구조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는 두 가지의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다. 하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2030 여성들의 더불어민주당(후보)에 대한 지지 약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참정권 침해에 대한 항의를 2030세대가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2030세대 여성=진보(더불어민주당 지지 강세)’, ‘2030세대 (남성 주도의) 보수화=민주주의 의제(참정권)에 대한 무관심과 참여저조 혹은 거부’라는 전제와 가정을 깨뜨리는 상황이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동시에 2030세대 보수화론의 허구성과 무용성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2030여성의 민주당 지지 약화 양상은 출구조사에 기반한 것인데다 사전투표 결
07.03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려고 하는 것은 검찰이 행사하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조직적으로 분리하기 위한 것이다. 이로써 공소청 검사는 수사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소권만 행사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문재인정부에서 검찰청을 유지하면서 검사의 수사권을 제한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의 기능적 분리를 했으나 검찰청 검사의 권한남용의 폐해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무부와 검찰은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에서도 여전히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보완이 필요한 경우 공소청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검사의 권한이 아니라 책무라고 한다. 그 명분은 범죄피해자 보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무총리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의 방침이라고만 밝히고, 지난해 10월 1일 국무총리실 산하에 구성된 검찰개혁추진단은 중수청과 공소청의 업
07.02
6.3 지방선거 후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리더십을 둘러 싼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당권을 둘러싼 갈등양상은 단순히 계파의 차원을 넘는 수준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여야의 정치적 상황과 당시의 구체적 이슈에 따라 수 많은 양태의 당내 갈등이 존재하지만 결국은 당 대표직을 차지하기 위한 정파간 권력투쟁이란 본질은 바뀐 게 없다. 이러한 당내 사정이 한국정치의 뇌관이 되어 왔다는 게 문제다. 제도적으로 볼 때 대통령제와 내각제는 권력의 운용원리 자체가 다르다. 대통령제는 입법·행정·사법 기능의 상호견제와 감시를 기본틀로 한다. 특히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대통령(행정부)과 의회는 다른 트랙에 의해 상호 균형을 유지하고, 사법부는 법치주의의 최후 보루로서 기능한다. 내각제는 의회가 내각을 구성하며 의회의 다수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고 연정을 통해서 내각과 권력이 운용되는 원리다. 내각과 의회의 관계에서 대통령제와 내각제는 전혀 다른 원리에 입각
07.01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해 선거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한다. 유권자인 국민이 6.3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소까지 갔는데 투표용지 부족을 이유로 기다리다가 결국 투표를 하지 못했다면 온전히 헌법상 선거권이 침해된 위헌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 된다. 이 어처구니 없는 사태로 선관위의 선거관리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사무처가 실제 선거관리 전담하는 구조 문제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으로는 무엇을 들 수 있을까. 첫째, 중앙선관위나 지역 선관위의 위원들 중 상당수가 비상근 위원이다 보니 실질적인 선거관리 업무는 헌법상의 합의제 기관인 선관위가 아니라 헌법에 규정되지 않는 사무처 상근직원들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삼권분립원리에 따라 헌법 제114조에 의해 국회 대법원장 대통령이 9명의 위원들 중 3명씩을 임명하며 위원장은 위원들이 호선한다. 그런데 여태껏 대법관 위원이 위원장으
06.29
중국 고전에 ‘사여원위(事與愿違)’라는 말이 있다. 뜻한 바는 크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뜻이다. 지금 한반도 상황이 그렇다. 이재명정부의 등장으로 한반도 정세의 변화를 기대했던 많은 사람에게 현재의 남북관계는 답답하기만 하다. 비슷한 상황의 문재인정부 출범 때와 비교해도 정말 틈이 보이지 않는다. 분단 이후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화해와 협력의 역사는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에 힘입어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이후로 그나마 남과 북은 대화의 채널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북핵협상 이후 남북관계는 다시 김대중정부 이전 시대로 돌아갔다. 단순하게 보면 남과 북의 관계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김대중정부부터 문재인정부까지 북한이 대화에 적극적이었던 20여년은 공교롭게도 전세계가 미국 중심의 세계화로 가던 시기이다. 지금은 세계화 이전으로 돌아가 다시 진영의 논리가 득세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도움 없이도 체제를 유지하는
06.26
한일 양국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지방소멸이라는 상황에 처해 있고 기업이나 공장 등의 유치를 통해 이를 극복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전국을 행정구역 통합을 중심으로 ‘5극3특’의 권역으로 나누어 균형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기존 지자체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외연을 넓힌 경제단체가 지역 활성화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도쿄에서 ‘한일이 함께 나아가는 넥스트 스탭’이라는 의제로 이틀에 걸쳐 제58회 한일경제인회의가 개최됐다. 회의에서는 “미래를 개척하는 경제연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미래, 공감과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테마에 맞춰 기업인 학자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양국간에는 서울과 도쿄를 번갈아가며 개최하는 한일경제인회의 외에 한・큐슈경제협력회의와 한・호쿠리쿠경제교류회의 등과 같이 양국의 지방 도시에서도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5극3특’의 균형성장이 성공하려면 일
06.25
투표 용지가 부족해 투표를 할 수 없는 황당한 사건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 세계적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코스피가 1년 만에 3배 이상 폭등한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다. 디지털의 최첨단을 달리는 사회에서 아날로그의 기본도 실현하지 못한 이런 사건은 초현실적 괴리라 부를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고 첨단만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발생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세간에는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사건을 두고 부실과 부정이라는 담론이 부딪치고 있다. 법적이고 도덕적인 책임이라면 부실과 부정은 구분할 수 있고 상호배타적인 분석일 수 있지만 결과를 책임지는 정치의 시각에서 부실과 부정은 한 몸통이다. 부실이 심각하고 반복적이며 광범위해질수록 특정 세력의 의도나 책임과 관계없이 국민의 의식에서 민주주의는 부패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부실의 정도가 제한적이고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적기 때문에 그냥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선에서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매우 현실적
06.24
“모두 제정신이 아니야. 다들 미쳐가고만 있어/어느 누굴 믿어 어찌 믿어/더는 못 믿어/누가 누굴 욕하는 거야/(중략)/바꿔, 바꿔, 바꿔 내 모든 걸 다 바꿔, 바꿔, 바꿔” 가수 이정현의 노래 ‘바꿔’의 노랫말이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에 이렇게 잘 들어맞을 수가 있을까. 선거관리위원회는 소쿠리 투표의 홍역을 치르고 선거관리위원장이 결국 사퇴한 아픈 흑역사를 지녔다. 그로부터 4년 만에 선관위는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를 저질러 다시 위원장이 사퇴하고 조직의 DNA자체를 바꿔야 할 참담한 처지에 놓였다. 위기 경고음이 여러 차례 울렸음에도 이를 꺼버리고 무사안일에 빠진 탓이다. 선관위의 비정상 행태는 점차 기가 죽어가던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기세등등하게 만들었다.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앞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이에 동조하는 세력들의 시위 점거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의심할 여지가 없이 관리 부실 선거였다. 부정선거라고 의심할만한 사건은 단
06.22
선거관리위원회의 6.3 지방선거 관리 실패 이후 국민들의 참정권 회복을 위한 저항이 거세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일시적 분노로만 보는 것은 단견이다. 공직선거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의 균열은 오래전부터 누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2020년 총선 재검표 과정에서 발견된 비례선거 투표지 문양이 겹쳐 인쇄된 지역구 투표지(이른바 ‘배춧잎 투표지’), 붉은 화살표 문양이 있는 투표지 등 비정상 투표지들이 왜 투표과정은 물론 개표과정에서조차 걸러지지 않았는지 설명되지 않았다.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이상 법원이 선거무효소송을 기각했다고 해서 국민들의 공직선거관리에 대한 신뢰가 자동적으로 회복될 리 없었다. 그간 선관위가 대규모 선거관리에 약간의 인간적 실수는 불가피하다며 선거관리 무결성과 투명성 확보, 그리고 그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의 가치를 가벼이 여긴 채 행정편의주의적 규칙과 실무 관행을 고집한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이다. 선관위는 국민들에게 믿
06.19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요?” 회의 시작과 동시에 리더가 이렇게 말한다. 순간, 회의장은 얼어붙는다. “그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조직체계는 ‘톱 다운(top down)’이 노멀이 된다.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문화가 일상화한다. 생동감이 사라진다. 미국의 대형 차고문 업체 ‘에이원 거라지 도어(A1 Garage Door)’의 최고경영자 ‘토미 멜로’는 그래서 “리더는 맨 마지막에 말해야 한다(Leaders speak last)”고 강조한다. 리더가 방향을 정해 놓고 먼저 말하면 그 누구도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 정부든 자치제든 군대든 기업체든 학교든 동창회든 다를 바 없다. 권력이나 금력이 센 장(長)이 먼저 방향을 말하면, 구성원이 의견을 내기 힘들다. 배가 산으로 간들 “노(no)”를 외치는 용자(勇者)가 있겠나. 그게 권력의 독이다. 또 다른 리더의 참모습이 있다. 영화 ‘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 200
06.18
역대 진보정부는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다주택자는 가급적 없애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에는 명암(明暗)이 있기 마련이듯, 다주택자 역시 임대시장과 분양시장 양쪽에서 생산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첫째, 다주택자는 전월세 공급자다. 둘째, 다주택자는 신규 주택 공급의 수요자 역할을 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전월세 공급자, 신규주택 수요자 역할 먼저, 다주택자는 전월세 공급자 역할을 한다. 간단한 사고실험을 해보자. 서울에서 다주택자가 모두 사라진다고 가정하면 전월세 시장은 어떻게 될까? 전월세 매물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전월세 수요는 존재하는데 전월세 공급이 급격히 줄면 전월세 가격의 상승으로 귀결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강력한 압박의 시작은 문재인정부의 2020년 7.10 대책이다. 7.10 대책에서는 취득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양도소득세 모두에 대해 중과했다. 2주택은 최고세율 8%, 3주
06.17
자치경찰제가 시행된 지 5년이 되는 지금, 과연 그 취지를 다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하기 어렵다. 치안현장에서도 여전히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자치경찰 사무를 수행하는 경찰도 국가경찰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조직과 운영 역시 국가경찰 체계에 대부분 의존한다.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유일한 자치경찰조직인 셈이다. 왜 자치경찰제는 기대만큼 작동하지 못하는 것일까. 흔히 권한이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권한을 지방으로 얼마나 넘겼느냐에 있지 않다. 세계 각국의 경험은 자치경찰제의 성패는 권한이양 정도보다 민주적 통제와 전문적 자율성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영국은 주민선거를 통해 경찰 책임자를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가장 민주적인 모델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운영과정에서는 정치화라는 고질적 문제에 시달렸다. 선거를 의식한 단기 성과주의가 경찰 운영에
06.15
과거 가계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올인하며 급격한 집값상승과 가계부채 심화라는 사회적 부작용을 겪었던 대한민국이 바야흐로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자본시장 육성 의지와 정책 지원, 반도체를 필두로 한 제조업 기반 산업 경쟁력이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부동산이 아닌 자본시장에서 미래를 찾기 시작했고 가계자산의 중심축은 빠르게 주식과 펀드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러한 ‘머니무브(Money Move)’ 흐름은 국민들의 노후보장 수단인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직접 계좌를 운용하며 자산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국가가 퇴직소득에 대해 여타 소득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해 주는 근본적인 취지는 명확하다. 장기근속자의 노후자금을 두텁게 보호함으로써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제도적으로도 안전자산 중심의 투자만 허용하는 등 원금 확보
06.12
6월 10일 오후 6시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가 동시에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39년 전 6.10민주항쟁이 타올랐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번 시국선언의 이유가 낯설다. 군부독재도 아니고 계엄령도 아니다. 투표용지가 모자라서다. “그게 시국선언까지 할 일인가.” 솔직히 처음엔 이런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들여다볼수록 사안이 심각해지고 그 의미가 무거워졌다. 전국 대학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성명과 대자보를 집계하는 사이트 ‘한 표의 기록(hanpyo.kr)’에는 11일 현재 200개가 넘는 대학에서 400건에 가까운 성토와 주장이 올라와 있다. 한결같이 참정권 침해 사태를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18개 대학 총학생회 시국선언과 맥을 같이하는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취업난과 각자도생의 그늘 속에서 총학생회 구성조차 무산될 정도로 학내 공동체와 사회적 목소리가 약화해 있었던 게 대학가의 쓸쓸한 현실이었다. 그런데 참정권 문제를 놓고
06.11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역사상 유례없는 행정적 파국과 신뢰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투표용지 부족사태’는 단순한 행정적 착오나 현장 실무자의 실수를 넘어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초유의 사태로 비화했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SomeTrend)의 6월 3~9일 연관어 분석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과 ‘2030 유권자’라는 두 개의 거대한 축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균열과 갈등구조를 보여주는 핵심 키워드들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이를 “일부 지역의 일시적인 수요 예측 실패”로 치부하며 안일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근본적인 배경은 선관위의 누적된 행정적 무능과 사후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책임회피적 태도에 있다. 국가의 기틀이 무너진 것에 분노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집회 참석자들을 보면 교복을 입은 청소년부터
06.10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빚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난타당하고 있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과 대통령도 질타의 강도가 덜하지 않다. 시민단체와 대학가의 비판도 매섭고 참정권을 침해받았다면서 항의하는 시위는 서울 송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범적인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모든 걸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렸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미 검경합동수사본부를 꾸릴 것을 지시해 놓은 상태이고 이날 오후에는 4부 요인과 만나 선관위 개혁방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제도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중앙선관위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사태 발생의 경위와 근본원인을 규명하기에 앞서 격렬한 분노와 비난이 봇물을 이루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안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데 부정선거 음모론의 불길을 지피려는 불장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관리위원회
06.08
한동훈과 오세훈이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었다. 무소속 한동훈은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은 서울 시장 선거에서 각각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 덕분에 보수정치 재편의 키맨과 차기 대선주자의 위상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들이 그런 위상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으나 다른 무엇보다도 ‘개혁보수의 이미지’를 보유한 덕분이다. 허상이든 아니든 개혁보수 이미지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국민의힘(장동혁 대표체제)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을 찍을 의사가 없거나 미약한 유권자들이 그들에게 표를 줄 유인과 명분이다. 12.3 불법계엄사태 이후 개혁보수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이전보다 한층 더 커졌기에 특히 그렇다. 과거에는 개혁보수가 보수 내부의 한 분파 정도로 이해할 여지가 있었다면 12.3사태 이후에는 그것이 한국 민주주의의 방어와도 직결되는 문제가 되었다. 그 핵심에는 보수 주류 및 사회 일부의 극우화 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