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
2024
아마존을 비롯한 매그니피센트7(M7) 빅테크들이 자체 인공지능(AI)칩 개발을 통해 탈 엔비디아를 모색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그룹 등이 투자한 캐나다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7억달러(약 98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회사로, 기업가치는 26억달러(약 3조6500억원)가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텐스토렌트는 개방형·저전력 반도체 설계자산(IP)인 리스크-파이브(RISC-V) 중앙처리장치(CPU)와 AI 알고리즘 구동에 특화된 IP인 텐식스(Tensix)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해 세계적인 고성능 컴퓨팅(HPC)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텐스토렌트는 켈러가 2016년 설립한 반도체 설계 전문
12.03
미국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주지사는 12월 특별입법 회의에서 캘리포니아의 법과 정책을 훼손하려는 트럼프 2.0에 대한 방어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법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서에서 “우리가 캘리포니아에서 소중히 여기는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법정에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으며,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번영하는 데 필요한 지원과 자원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할 것입니다.” 캘리포니아가 예외주의를 선언하고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수자원 프로젝트, 공기정화 권한, 해상풍력에 대한 연방 지원은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에 달려 있다. 델타 수자원 둘러싼 입장차 트럼프 재선은 새크라멘토-샌 호아킨 강 델타와 그 안에 있는 멸종위기에 처한 물고기들을 지켜보고 있는 환경단체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에서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남쪽으로 공급되는 물의 양을 늘릴
12.02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중동 현지시각으로 11월 27일 오전 4시부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 휴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다음날부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계속 퍼부었고, 이에 이스라엘은 올 9월부터 헤즈볼라 지도부 살해와 레바논 공습으로 맞불을 놓았다. 휴전협정은 궁극적으로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8월 11일 채택한 결의안 1701조의 내용처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남부에 근거지를 둔 헤즈볼라는 리타니(Litani) 강 이북으로 각각 철수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 지역인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주둔을 끝낸다. 이러한 작업은 레바논 정규군이 남부로 들어가면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는 방식으로 60일 동안 이뤄진다. 레바논 남부에는 그동안 방관자였던 레바논 정규군이 주둔·통제하며, 미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평화유지군이 휴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한다. 이스라엘, 레바논
올해 힘들게 살았는데 내년과 내후년 경제는 더 나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게다가 내년 성장률은 1.9%로, 내후년은 1.8%로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도 아닌데 1%대 저성장이 이어지는 것은 불길한 징조다. 이러다가 저성장이 고착화하며 주저앉을 수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내수가 부진한 데다 믿었던 수출마저 경쟁력을 잃으며 위태로워서다. 석유화학·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업종에서 기술력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이 밀어내기 저가 수출 공세를 펴고 있다. 게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중갈등 심화 등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지원법 상 보조금 지급도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우리
11.28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 반정부시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주로 청년세대들이 주도하는 시위는 ‘아랍의 봄’과 비슷한 양상을 띤다.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돼 아랍권으로 번진 민주화시위를 지칭한다. 그해 12월 17일 경제난에 놓인 튀니지에서 생계를 위해 과일 노점상을 하던 26살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경찰의 단속에 항의하며 분신했다. 이를 계기로 빈곤과 식량난으로 응축된 아랍권 국민들의 분노가 장기독재와 부패로 얼룩진 정부에 항의하며 터져나왔고, 휴대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며 대규모 시위로 확산되었다. 청년층 주도와 소셜미디어 활용을 공유하는 아프리카의 반정부 시위도 이와 비슷하다. 청년층 주도, SNS 활용 ‘아랍의 봄’ 비슷 지난 6월 케냐에서 시작된 증세법안 반대 시위가 정부의 변화를 촉구하는 반정부시위로 확대되면서 유혈사태가 있었다. 시위 주최측은 엑스(X, 옛 트위터)에 ‘목요일에 만나요’라는 뜻의 스와힐리어와 영어를 섞은
11.26
지난 7월 초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는 자신이 ‘프로젝트 2025’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민주당의 공격에 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그는 9월 10일 전국에 중계된 대선 토론회를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의 측근들도 선거 기간 내내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캠프의 한 핵심인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프로젝트 2025’를 ‘골칫거리’라고 부르면서 자신들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지난 몇 주 동안 연달아 나오고 있는 트럼프 2기 정부 참여 인사들을 보면 트럼프가 국민들에게 또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회귀 추진하는 ‘프로젝트 2025’ 보수의 집권 청사진인 ‘프로젝트 2025’는 헤리티지재단이 주도해 만들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기독교 민족주의’ 이념에 기반한 미
11.25
인간은 어떻게 만물의 영장이 되었을까. 널리 알려진 대로 호모 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등 인간은 도구와 언어와 불을 사용함으로써 자연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최종 승자는 호모 사피엔스였다.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자신들보다 더 튼튼하고 사냥도 잘하고 추위에도 잘 견뎠다는 네안데르탈인까지 이겼을까? 이스라엘 문화・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의 집단적 상상력에 주목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이야기와 신화와 허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었다. 부족의 역사를 기록하고, 종교를 만들고, 화폐를 유통하고, 연락망을 짜는 등 네트워크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부족단위를 넘어서는 네트워크를 통해 거대한 협업을 할 수 있었다.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종들을 누르면서 세상의 지배자로 올라서게 된 이유다. 하라리 “힘의 원천은 네트워크” 하라리는 신간 ‘넥서스’에서 “우리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우리가 지혜로워서가 아니라 대규모로 유연하게 협력할 수
11.22
영화 ‘전류전쟁(current war)’의 두 주인공은 에디슨(Thomas Edison)과 테슬라(Nicola Tesla)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에디슨 역을 맡았고 니컬러스 홀트가 테슬라로 출연했다. 전기의 역사에서 토마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의 전류전쟁만큼 치열한 스파크가 일어난 경쟁은 없었다. 19세기 후반, 전기는 아직 초창기 발명품이었고 두명의 뛰어난 천재가 전기 시스템의 미래를 놓고 충돌했다. 에디슨은 직류(DC), 테슬라는 교류(AC)였다. 에디슨(1847~1931)은 무학이었고 수학을 할 줄 몰랐다. 어렸을 때 달걀을 품었던 일화처럼 그는 ‘99%의 땀과 1%의 영감’을 믿었다. 하루에 서너시간만 잠을 자고 ‘열흘에 작은 발명 하나, 반년마다 큰 발명 하나’를 목표로 연구실을 운영했다. 그의 마케팅 감각은 남달랐다. 모두가 백열전구 성능 개량에 매달리고 있을 때 그는 전기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테슬라(1856~1943)는 유럽에서 전통 과학교육을 받았
11.21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를 바라보는 중동 각국의 지도자들은 어떤 심정일까? 지난 4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정책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 때문이랄까? 아마 대부분의 리더들은 내심 반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이나 아시아 또는 중남미 다수의 국가들이 갖는 트럼프 2기에 대한 불안감과 긴장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주요국 지도자들의 심정을 한명씩 미루어 짐작해보면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네타냐후와 빈살만 에르도안은 반색 누구보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안도의 한숨을 쉴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악몽같은 하마스의 기습을 당한 이후 1년간 버티면서 바랐던 궁극적인 지점이 아마 트럼프의 귀환이었기 때문이다. 기습을 허용한 지도자를 용납하지 않는 이스라엘 정서상 네타냐후 총리는 상황이 종료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기에 하마스 궤멸 작전을 통해 네타냐후는 공세적 응징을 펼치면서 정치적 생존게임을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11.19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결정되었다. 박빙이라고 예견되었지만 선거 결과는 의외로 싱겁게 끝나버렸다. 트럼프가 예상보다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면서 어떻게 그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는지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2기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세계 곳곳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가 다음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랐던 진영에서는 절망과 허무함에 빠졌다. 양 진영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올해 민주당 진영에서는 넘어야 할 문제들이 많았다. 갑작스럽게 후보를 바꾼 상태로 캠페인을 진행해야 했고, 여론조사 결과가 마지막까지 초접전 상태였기 때문에 이길 수 있다는 희망과 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공존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해졌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실패했다는 사실과 함께 무력감이 찾아오는 듯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선거운동 기간이 유독 긴 미국에서는 오랜 기간의 캠페인과 긴장감으로 더 큰 무력감이 찾아왔을지 모른다. 지난 1~2월부터 시작된 선
11.18
기술의 장막 뒤에 문학이 있다. 소설가 한 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껏 고무된 대한민국에서 이제 문학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어느 작가의 작품이 단숨에 150만부나 팔렸다는 사실은 우리 마음속에 숨어있던 문학적 갈증을 방증한다. 이때다 싶어 오래 생각해온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문학과 과학의 교차점에 서려고 한 사람들, 시와 소설이 기술에 미친 영향은 필자가 실리콘밸리 근무를 시작하던 때부터 한국에 돌아온 지금까지 수년간 붙들고 있는 주제다. 역사적 인물이 남긴 흔적을 살피기 위해 시계를 2세기 전으로 돌린다. 시작점은 시인 바이런(Byron)의 딸이자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칭호가 붙은 영국 여성 ‘에이다 러브레이스’다. 현대식 컴퓨터 개념 만든 시인 바이런의 딸 러브레이스 “당신은 내게 철학적 시를 허락해주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순서를 바꾸면 어때요? 시적인 철학, 시적인 과학은 허용해줄 건가요?” 1815년 12월 10일 영국 런던에
11.14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다시 당선됨으로써 세계 미래의 불확실성은 대폭 커질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를 앞으로 4년간 책임질 지도자로 예측불가능하기로 유명한 사람이 되었으니 말이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만 3년 가까이 계속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장담하는 인물이니 얼마나 허풍쟁이인지는 알 만하다. 그는 또 자신이 얼마나 미쳤는지 세상은 잘 알기 때문에 중국이 감히 대만을 침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스스로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이기에 트럼프의 복귀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의 불행이다. 미국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자유로운 다자주의 국제질서를 만들어 유지해 온 기둥이다. 미국은 유럽과 동아시아라는 두 지역과 동맹을 통해 핵우산으로 안보를 보장하며 경제적 번영을 공유하는 시장경제를 발전시켰다. 트럼프는 지난 80여년 동안 상당한 안정과 번영을 가능케 한 국제질서를 본격적으로 무너뜨릴 태세다. 트럼프 1기는 그가 얼마나
11.11
트럼프가 물었다. “한국의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어째서 미국이 한 해 10억달러를 내고 있소?” 트럼프는 한국 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에 격노했고, 그것을 한국에서 철수시켜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옮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매티스(전 미 국방장관)가 말했다. “우리는 한국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게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국을 돕고 있는 겁니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9.11테러에 대한 취재로 두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한 밥 우드워드 기자의 베스트셀러 ‘공포’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야기다.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미 FTA도 파기 시도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을 종료시키려 했던 아찔한 순간도 소개한다. 게리 콘 전 백악관 최고위 경제자문역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책상위에 놓인 외교서한 한통을 보고는
11.07
요즘 어지러운 세계정세를 관망하다 보면 외국과의 전쟁을 통해 민족을 형성한 베트남의 역사가 새삼 중요한 선례로 부각된다.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들을 언어적 문화적으로 동족이라고 하는 주장은 지난 2년여 전쟁에서 수만명의 무고한 생명을 잃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이제 씨알도 안 먹힐 소리가 되었다. 80년이 다 되어가는 중동분쟁과 전쟁은 변변한 국가를 제대로 가져보지 못했던 ‘팔레스타인 땅의 무슬림들’을 이제 단단한 하나의 ‘민족’으로 만들어 준 게 아닐까? 뿐만 아니라 전쟁이 민족을 만들고 또 더욱 강하게 묶어준다는 역사적 명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한 지도자들은 수도 없이 많다. 북한이 느닷없이 한국과 다른 국가임을 주장하는 것도 ‘조선인민민주주주공화국’은 ‘대한민국’과 다른 독자적인 ‘민족’을 가지고 있으며, ‘조선 민족’은 미국으로부터 전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처지와 운명에 놓여 있음을 자각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러나 전쟁 위험이나 ‘협박’은 실제 전쟁과는 엄연히 다
11.06
9월 30일은 캐나다의 국경일 ‘진실과 화해의 날(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이었다. 2021년 처음 제정됐으며, 올해 네번째 기념식이 수도 오타와를 비롯해 캐나다 전역에서 열렸다. ‘진실과 화해의 날’은 국가적으로 저지른 ‘원주민 기숙학교’ 범죄에 대해 함께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려는 캐나다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1880년부터 1996년까지 캐나다에는 원주민 어린이들을 위한 기숙학교 139곳이 운영됐다. 영어와 백인들의 문화를 가르치겠다는 의도였다. 가톨릭교회를 비롯해 여러 기관에서 운영했는데, 15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기숙학교에 강제 수용됐다. 그곳에서 6000여명, 어쩌면 그 이상의 학생들이 질병으로, 또는 각종 사건사고와 학대를 당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종교가 공모한 범죄” 올해 ‘진실과 화해의 날’에는 오타와의 캐나다역사박물관(Canadian Museum of Histo
11.05
2024년 미국 대선 투표가 오늘 시작되지만 승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합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실제 선거 승패를 결정하는 7대 경합주에서는 여론조사에 따라 우세한 후보가 바뀌는 대혼전이 반복돼왔다.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한 여론조사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 5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 3곳 중 1곳(위스콘신)에서 트럼프를 앞섰고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는 동률을 기록했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은 노동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높아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나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분류됐다. 또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 15개 주)에 속하는 경합주 중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에서도 해리스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31일 발표된 아틀라스 인텔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11.04
지난달 치러진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참패했다. 1955년 창당 이후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경우는 두 차례다. 더구나 이번에는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합쳐도 과반에 미달한다. 자민당이 과반을 얻지 못하면 정국은 언제나 혼란스러웠다. 여야를 넘어선 이합집산과 짧게는 두달에 불과한 ‘단명 내각’이 거듭됐다. 자민당 참패의 결정타는 청년층 반란이다. 20~30대 젊은 세대는 2021년 선거에서 자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이번에는 완전히 돌아섰다. 이탈한 청년층 지지는 제3 야당 국민민주당으로 몰렸다. 낮은 임금과 치솟는 물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절망에 빠진 세대가 제1 야당이 아닌 작은 야당으로 몰려간 이유는 무엇일까. 구호는 간단하다. “손에 쥐는 소득을 늘려주겠다.” 자민당에 등돌린 청년층 자민당은 2021년 선거 때 20대(40%)와 30대(37%)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20대(20%)와 30대(21%) 지
10.31
지난 14일 영국의 데이비드 라미 외무장관은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EU)의 주제프 보렐(Josep Borrell)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라미 장관은 EU 27개국의 외무장관 회의에도 참석해 우크라이나 지원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020년 1월 31일 영국이 EU에서 탈퇴(브렉시트)한 후 영국 외무장관이 브뤼셀을 방문해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월 4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정권교체에 성공한 영국 노동당정부는 브렉시트 과정에서 악화됐던 EU와의 관계를 개선하려한다. 그래야 노동당정부가 최우선 정책으로 정한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보수당이나 극우정당인 영국개혁당 등의 반발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바람에 통상확대조차 쉽지 않다. 영국과 EU 정상회담 정례화 합의 외무장관뿐만이 아니라 총리도 여러 유럽 인사와 접촉을 늘려왔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3일 브뤼셀을 방문해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두번째 정상회
10.29
남수경 뉴욕주 변호사 지난 25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힐라 강 인디언 보호구역을 방문했다. 재임 중 처음으로 원주민 보호구역을 찾은 그는 원주민들 앞에 고개 숙여 미국 정부의 ‘인디언 기숙학교’ 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인디언 기숙학교 정책은 1800년 대 초부터 약 150년 동안 아메리카 원주민 아이들을 기숙학교에 수용해 원주민 언어와 전통 문화 등 원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말살해 백인 문화에 동화하게 만들려는 시도였다. 부모와 공동체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어 기숙학교에 보내진 원주민 어린이들은 신체적, 정서적, 심지어 성적인 학대에 빈번하게 노출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인디언 기숙학교 정책과 그것이 초래한 고통은 언제나 미국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모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챕터 중 하나”이자 “영혼에 대한 죄”라는 표현을 쓰면서 원주민에 대한 미국정부의 인권탄압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미국정부가
10.28
미국과 멕시코 간 경계에 노갈레스라는 도시가 있다. 노갈레스는 담장으로 도시가 갈려 있다. 담장 북쪽은 미국 애리조나주, 남쪽은 멕시코 소노라주에 속한다. 북쪽과 남쪽 노갈레스 주민은 조상도 같고, 즐겨 먹는 음식과 즐겨 듣는 음악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미국땅에 사느냐, 멕시코땅에 사느냐에 따라 그들의 삶은 천양지차다. 미국 노갈레스의 연평균 가계수입은 3만달러 가량이다. 멕시코 노갈레스의 경우 그 1/3 수준에 불과하다. “본디 한몸이나 다름없는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어찌 이토록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론 아제모을루 메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2012년 함께 내놓은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도입부에서 던진 질문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아제모을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교수를 선정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