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2024
트럼프가 물었다. “한국의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어째서 미국이 한 해 10억달러를 내고 있소?” 트럼프는 한국 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에 격노했고, 그것을 한국에서 철수시켜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옮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매티스(전 미 국방장관)가 말했다. “우리는 한국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게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국을 돕고 있는 겁니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9.11테러에 대한 취재로 두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한 밥 우드워드 기자의 베스트셀러 ‘공포’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야기다.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미 FTA도 파기 시도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을 종료시키려 했던 아찔한 순간도 소개한다. 게리 콘 전 백악관 최고위 경제자문역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책상위에 놓인 외교서한 한통을 보고는
11.07
요즘 어지러운 세계정세를 관망하다 보면 외국과의 전쟁을 통해 민족을 형성한 베트남의 역사가 새삼 중요한 선례로 부각된다.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들을 언어적 문화적으로 동족이라고 하는 주장은 지난 2년여 전쟁에서 수만명의 무고한 생명을 잃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이제 씨알도 안 먹힐 소리가 되었다. 80년이 다 되어가는 중동분쟁과 전쟁은 변변한 국가를 제대로 가져보지 못했던 ‘팔레스타인 땅의 무슬림들’을 이제 단단한 하나의 ‘민족’으로 만들어 준 게 아닐까? 뿐만 아니라 전쟁이 민족을 만들고 또 더욱 강하게 묶어준다는 역사적 명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한 지도자들은 수도 없이 많다. 북한이 느닷없이 한국과 다른 국가임을 주장하는 것도 ‘조선인민민주주주공화국’은 ‘대한민국’과 다른 독자적인 ‘민족’을 가지고 있으며, ‘조선 민족’은 미국으로부터 전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처지와 운명에 놓여 있음을 자각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러나 전쟁 위험이나 ‘협박’은 실제 전쟁과는 엄연히 다
11.06
9월 30일은 캐나다의 국경일 ‘진실과 화해의 날(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이었다. 2021년 처음 제정됐으며, 올해 네번째 기념식이 수도 오타와를 비롯해 캐나다 전역에서 열렸다. ‘진실과 화해의 날’은 국가적으로 저지른 ‘원주민 기숙학교’ 범죄에 대해 함께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려는 캐나다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1880년부터 1996년까지 캐나다에는 원주민 어린이들을 위한 기숙학교 139곳이 운영됐다. 영어와 백인들의 문화를 가르치겠다는 의도였다. 가톨릭교회를 비롯해 여러 기관에서 운영했는데, 15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기숙학교에 강제 수용됐다. 그곳에서 6000여명, 어쩌면 그 이상의 학생들이 질병으로, 또는 각종 사건사고와 학대를 당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종교가 공모한 범죄” 올해 ‘진실과 화해의 날’에는 오타와의 캐나다역사박물관(Canadian Museum of Histo
11.05
2024년 미국 대선 투표가 오늘 시작되지만 승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합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실제 선거 승패를 결정하는 7대 경합주에서는 여론조사에 따라 우세한 후보가 바뀌는 대혼전이 반복돼왔다.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한 여론조사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 5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 3곳 중 1곳(위스콘신)에서 트럼프를 앞섰고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는 동률을 기록했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은 노동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높아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나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분류됐다. 또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 15개 주)에 속하는 경합주 중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에서도 해리스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31일 발표된 아틀라스 인텔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11.04
지난달 치러진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참패했다. 1955년 창당 이후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경우는 두 차례다. 더구나 이번에는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합쳐도 과반에 미달한다. 자민당이 과반을 얻지 못하면 정국은 언제나 혼란스러웠다. 여야를 넘어선 이합집산과 짧게는 두달에 불과한 ‘단명 내각’이 거듭됐다. 자민당 참패의 결정타는 청년층 반란이다. 20~30대 젊은 세대는 2021년 선거에서 자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이번에는 완전히 돌아섰다. 이탈한 청년층 지지는 제3 야당 국민민주당으로 몰렸다. 낮은 임금과 치솟는 물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절망에 빠진 세대가 제1 야당이 아닌 작은 야당으로 몰려간 이유는 무엇일까. 구호는 간단하다. “손에 쥐는 소득을 늘려주겠다.” 자민당에 등돌린 청년층 자민당은 2021년 선거 때 20대(40%)와 30대(37%)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20대(20%)와 30대(21%) 지
10.31
지난 14일 영국의 데이비드 라미 외무장관은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EU)의 주제프 보렐(Josep Borrell)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라미 장관은 EU 27개국의 외무장관 회의에도 참석해 우크라이나 지원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020년 1월 31일 영국이 EU에서 탈퇴(브렉시트)한 후 영국 외무장관이 브뤼셀을 방문해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월 4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정권교체에 성공한 영국 노동당정부는 브렉시트 과정에서 악화됐던 EU와의 관계를 개선하려한다. 그래야 노동당정부가 최우선 정책으로 정한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보수당이나 극우정당인 영국개혁당 등의 반발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바람에 통상확대조차 쉽지 않다. 영국과 EU 정상회담 정례화 합의 외무장관뿐만이 아니라 총리도 여러 유럽 인사와 접촉을 늘려왔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3일 브뤼셀을 방문해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두번째 정상회
10.29
남수경 뉴욕주 변호사 지난 25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힐라 강 인디언 보호구역을 방문했다. 재임 중 처음으로 원주민 보호구역을 찾은 그는 원주민들 앞에 고개 숙여 미국 정부의 ‘인디언 기숙학교’ 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인디언 기숙학교 정책은 1800년 대 초부터 약 150년 동안 아메리카 원주민 아이들을 기숙학교에 수용해 원주민 언어와 전통 문화 등 원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말살해 백인 문화에 동화하게 만들려는 시도였다. 부모와 공동체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어 기숙학교에 보내진 원주민 어린이들은 신체적, 정서적, 심지어 성적인 학대에 빈번하게 노출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인디언 기숙학교 정책과 그것이 초래한 고통은 언제나 미국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모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챕터 중 하나”이자 “영혼에 대한 죄”라는 표현을 쓰면서 원주민에 대한 미국정부의 인권탄압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미국정부가
10.28
미국과 멕시코 간 경계에 노갈레스라는 도시가 있다. 노갈레스는 담장으로 도시가 갈려 있다. 담장 북쪽은 미국 애리조나주, 남쪽은 멕시코 소노라주에 속한다. 북쪽과 남쪽 노갈레스 주민은 조상도 같고, 즐겨 먹는 음식과 즐겨 듣는 음악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미국땅에 사느냐, 멕시코땅에 사느냐에 따라 그들의 삶은 천양지차다. 미국 노갈레스의 연평균 가계수입은 3만달러 가량이다. 멕시코 노갈레스의 경우 그 1/3 수준에 불과하다. “본디 한몸이나 다름없는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어찌 이토록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론 아제모을루 메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2012년 함께 내놓은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도입부에서 던진 질문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아제모을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교수를 선정했
10.25
‘수소(Hydrogen)’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다.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수소는 지구에 존재하는 원소 중에서 가장 가볍지만 대기 중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수소는 극히 적다. 대기 중 수소 비중은 0.00005%에 불과하다. 더욱이 수소는 가볍기 때문에 대부분 대기 상층부에 있고 지표면에는 0.00001% 극히 미량만 존재한다. 지구상 대부분의 수소는 H₂O(물) 상태로 존재한다. 16세기 연금술사 파라켈수스는 금속이 산에 녹을 때 기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수소’라고 처음 언급했다. 1776년 헨리 캐번디시는 그 기체를 연소시키면 물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783년 프랑스 화학자 앙투안 라부아지에가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그는 ‘물을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원소’라는 뜻으로 이름을 ‘수소(水素)’라고 지었다. 전기처럼 만들어야 하는 2차 에너지 수소는 공기와 혼합한 후 불꽃을 튀겨주면 폭발적인 연소반응
10.24
북러 군사동맹의 현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얼마 전까지는 북한의 포탄 등 무기 지원이 논란거리였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이 북한군의 러-우 전쟁 참전 소식을 전하고, 국정원이 이를 ‘확인’하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북한군 파병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다. 러시아는 ‘정보의 상충성’을 언급하며 파병설을 부인했고, 북러협력은 주권사항이니 상관하지 말라는 태도다. 신중론을 고수하던 미국 국방부와 나토가 뒤늦게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것도 이상하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선언문 채택과 맞물렸다. 더구나 파병‘목적’은 ‘모른다’고 고백했다. 국내 러시아 전문가들은 지금 단계에서 북한의 노동력 파견, 공병이나 군사기술단 파견이라면 몰라도 대규모 전투병력 참전은 ‘사실 확인 불가’의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그렇다면 유독 한국에서만 북한 파병설이 쉽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10.22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지 밝혀질 날도 불과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여론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지금도 여러 여론조사 업체에서는 지속해서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사실 미국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는 2016년과 2020년 오류로 인해 크게 흔들렸다. 당시 많은 여론조사가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후보의 강세를 과소평가했다. 2016년 선거 전문가들을 비롯한 언론 매체 대부분이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측했던 것을 기억해보자. 당시 트럼프의 승리는 선거 이전에 시행되었던 여론조사 결과로는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이후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의 격차에 관한 다양한 해석과 함께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내부적으로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발견했던 것은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유권자의 비율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장이나 농업, 운전기사 등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당시의 여론조사에 충분히 반영
10.21
이달 발표된 한 가수의 신곡이 ‘만트라’라는 사실을 알고 반사적으로 26년 전 인터뷰를 떠올렸다. 인터뷰어가 질문한다. “저는 상징적 가치(symbolic value)에 대해서 묻고 싶습니다.” 인터뷰이가 대답한다. “제 만트라는 집중과 단순함(focus and simplicity)입니다. 어떤 것을 단순하게 만들려면 생각을 깨끗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일단 그 단계에 도달하면 산을 옮길 수도 있습니다.” 1998년 5월 25일, 블룸버그가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 실린 선문답 같은 인터뷰의 일부다.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은 비즈니스위크의 샌프란시스코 특파원 앤디 라인하트다. 인터뷰이는 1998년 당시 애플의 임시 최고경영자(interim CEO)였던 스티브 잡스다.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3조4597억달러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을 키워낸 인물의 만트라는 ‘집중과 단순함’이다. 산스크리트어로 만트라(mantra)는 ‘진리의 말’이다. 롱맨 영영사전을 찾아보니
10.17
지난달 프랑스정부 수장이 바뀌면서 이색적 광경이 연출되었다. 이·취임식 한자리에 서른다섯의 청년과 일흔셋의 노인이 섰는데 신기하게도 청년이 노인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희귀한 모습이었다. 청년은 젊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보다도 어린 가브리엘 아탈이었고 노인은 정치의 백전노장(百戰老將) 미셸 바르니에였다. 프랑스에서 청년의 역동적 힘이 무대의 전면에 섰던 시대는 가고 이제 노인의 경험이 정치를 지배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일까. 이색적인 장면은 젊은이가 노인에게 권좌를 물려주는 상징적 순간만이 아니었다. 노련한 백전노장 바르니에가 총리로 임명되자마자 프랑스는 동시다발적인 저항과 시위의 물결이 일었다. 새로운 정부에 밀월(蜜月)이나 평가유예기간(grace period)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오히려 바르니에의 임명이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고 부정이라는 비판이 자자했다. 대통령의 총리 임명은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에 규정된 고유 권한이지만 이번 마크롱의 선택에 대한 강력한
10.15
세계의 이목이 미국 대선에 쏠리고 있다. 질문은 3개다. 누가 이기느냐?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어떻게 해야 하느냐? 투표일이 3주 뒤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여전히 초박빙이다. 이렇게 되면 선거가 끝난 뒤에도 후유증이 심각할 수 있다. 법적 다툼뿐만 아니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심각한 미국 정치 양극화 미국 정치의 양극화는 심각하다. 미국 대통령은 50개주와 워싱턴D.C.를 포함한 51개 선거구의 투표로 결정된다. 51개 중 20개주는 2000년 이후 6번 대선에서 내리 공화당 후보만 찍었다. 16개주는 민주당만 지지했다. 한번이라도 지지 정당을 바꾼 주는 15개에 불과했다. 그중 8개는 최근 3회 연속 같은 정당에 표를 던졌다. 결국 이번에 지지 정당을 바꿀 가능성이 보이는 선거구는 단 7개의 경합주, 러스트벨트의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와 선벨트의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체성 정치가 원인이다. 인종
10.14
세계적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신간 ‘플래닛 아쿠아’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도시문명이 실시간으로 붕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리프킨은 “2050년 무렵이면 47억명이 생태적 위협이 심하거나 극심한 국가에 거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프킨이 전하는 이야기는 공포스럽다. 43~50℃에 이르는 기록적인 기온이 세계 전역에서 측정되고 있다. 캐나다 산불이 쏟아낸 연기로 미국 뉴욕 상공이 주황색으로 변할 정도였다. 오늘날 26억명이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리프킨의 우려는 현재진행형이다.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하면서 원유가격이 4% 가까이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중동의 불안에 허리케인까지 겹치면서 브렌트유 선물이 3.7% 상승한 배럴당 79.40달러까지 올랐다고 보도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3.6% 상승한 75.85달러에 마감했다. 로이터통신은 ‘밀턴’의 내습 이후 플로리다주 내 7900여개 주유소
10.10
몽골의 침략을 두차례나 막아낸 베트남 최고의 전쟁 영웅 쩐 꿕 뚜언(쩐 흥 다오)은 1300년 여름 자택 병상에서 황제 아인똥(영종)을 맞았다. 황제는 장군의 건강보다 그의 죽음 뒤에 감당해야 할 나라의 미래가 더 걱정이 되어 친히 문병을 갔던 것이다. “만약 북쪽 오랑캐들이 다시 쳐들어온다면 어떤 방책이 있겠소?” 장군은 24세의 젊은 황제에게 가르치듯 답했다. “만약 적군이 장사진을 치고 큰 불이나 바람처럼 무턱대고 공격해 온다면 이기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빠른 승리를 연연하지 않고 흡사 누에가 뽕잎을 갉아먹듯 야금야금 쳐들어오면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훌륭한 장군을 원수로 임명해 바둑을 두듯 유연하게 움직이고, 장수들은 군졸들을 자식처럼 다루며 백성들의 마음을 얻도록 해야 합니다.” 평소 흥 다오 브엉(흥도왕)이라 불리던 쩐 꿕 뚜언은 두달 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이름은 베트남의 역사와 베트남인들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다. 세차례나
10.08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인 롭 본타는 지난달 23일 엑손모빌이 지난 반세기 동안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대중들에게 홍보했지만 실제로 미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비중은 5~6%에 그쳐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초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주정부가 석유 대기업을 상대로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국제협약안 도출이 예정된 가운데 이같은 소송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엑손모빌은 시장가치 측면에서 세계 두번째로 큰 석유·가스 회사일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식기, 음료수 병 및 포장재를 포함해 일회용 플라스틱의 구성 요소로 사용되는 폴리머의 세계 최대 생산업체이기도 하다. 이 소송의 핵심은 엑손모빌의 메시지로 인해 소비자들이 더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구매하고 사용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소송은 회사가 허위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불공정 경쟁과 공공의 불편을 초래
10.04
캐나다 최대도시 토론토시가 빗물세 도입을 다시 추진한다. 당초 2027년 시행할 예정이었던 빗물세는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지난 4월 올리비아 차우 토론토시장이 직접 나서 논의 중단을 지시했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 잇따른 폭우 때문에 정전과 홍수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등 큰 피해가 반복해 발생했고, 기후변화 대응책의 하나로 빗물세 도입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빗물세는 1990년대 독일에서 먼저 도입한 제도로 콘크리트 포장도로 등 불투수(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면적 때문에 발생한 하수처리 비용 부담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시스템이다. 토론토시는 빗물 때문에 발생하는 하수관리비용 3억8500만캐나다달러(이하 달러, 약 4000억원)를 총 불투수성 표면적(2만2857헥타르)으로 나눠 ㎡당 1.68달러씩 2027년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다. 100년 빈도 집중호우 10년 사이 세 차례 토론토시가 빗물세를 비롯한 기후변화 대응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기
09.26
“(기성정당에 대한) ‘실망’에서 이제 (AfD에 대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9월 2일 독일의 동쪽(구동독) 2개주에서 극우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처음으로 제1당, 근소하게 2당으로 각각 승리하면서 나온 분석이다. AfD는 튀링겐 주에서 33.1%, 작센 주에서 30.5%를 획득했다. 우리나라 ‘조국혁신당’처럼 독일 정당역사 처음으로 개인 이름을 내걸고 창당한 변형된 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집권당 사민당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BSW는 튀링겐 주에서 15.6%, 작센 주에서 11.7%를 얻었다. BSW는 지난해 9월 창당했다. 사민당은 2개주에서 각각 6.1%, 7.3%를 득표했다. 이어 9월 22일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브란덴부르크 주선거에서 AfD는 29.2%를 얻어 사민당(30.9%)에 근소한 차이로 2위를, BSW(13.5%)는 기민당(12.1%)을 제치고 3위를 기록했다. 집권 연정에 참가한 진보정당 녹색당은 4.1%로 의회 입성 문턱을 넘
09.25
전세계적으로 금속 생산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한 원인이다. 금속은 재생불가능한 광석에서 추출된다. 그 과정에서 많은 물과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금속재활용(Recycled Metals)은 이미 추출된 금속을 재료로 활용한다. 금속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광물자원을 캐낼 필요도 없다. 금속은 이론적으로는 영원히 재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불순물 유입, 잘게 부서짐, 품질저하 등 여러 이유로 재활용에 한계가 있다. 수거에 들어가는 기술적 재정적 어려움도 금속재활용과 2차 생산을 제한한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2050년까지 재활용 금속 생산을 48%까지 늘리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12기가톤 이상 줄일 수 있다(2021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6.3기가톤). 재활용 금속을 사용하면 산림파괴, 토양과 수질오염 등 광업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든다. 금속 추출과 관련된 건강 피해와 아동 노동도 줄어든다. 자동차 녹여서 자동차 만들기 철(鐵.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