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 거부, '소녀' 찾는 한국남성들

2013-06-17 11:15:14 게재

한국인 필리핀 아동성착취 실태조사 … "동물취급"

한국 남성들의 동남아 '성매매 관광' 행태에 대한 비난이 나라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고 있음에도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탁틴내일은 필리핀 코피노 실태조사 보고 및 해외 아동성착취 근절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지적했다.

탁틴내일은 아동 성착취 반대 국제 시민단체인 엑팟(ECPAT) 소속이다.

이날 공개된 '동남아 아동 성매매관광의 현황과 대책' 보고서에는 한국 남성들이 현지 여성들을 동물 취급하며 아동성매매를 선호한다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인 성매매 피해여성 A씨는 "한국 남성들은 여자 3명이 옷을 벗고 춤을 추게 해 놓고 자신들의 소유물인 것처럼 소리를 지르고 좋아했다"며 자신의 경험을 고백했다. A씨는 "나를 장난감으로 만들고 물건처럼 만들어버렸다"며 "가난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돈 많은 자들의 성의 도구가 되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A씨는 "한국 남자들은 처녀성에 대해 집착해 처녀는 5만페소(130만원)의 거액을 내겠다고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성관계시 피가 나오지 않으면 화를 내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여성 B씨는 "한국 남자들은 요구대로 안 해 주면 돈을 주지 않는다. 만족을 못하면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며 "가라오케나 바에 미성년자들이 너무나 많다. 대부분 미성년자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에게 동물적인 취급을 받은 낯뜨거운 경험담도 나왔다.

17살 때 처음 한국인 성매매를 경험한 C씨는 "처음에는 여자친구라도 된 것처럼 잘 해줬는데, 호텔 안에 들어가니 나를 동물취급하기 시작했다"며 "낯 뜨겁고 가학적인 행위들을 강제로 당한 후 한국인은 만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다른 피해여성은 "한국 남자가 때리고 목을 조르며 옷을 벗겨서 벌거벗은 상태로 도망쳤다"며 한국인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을 드러냈다.

한국 남성들은 성매매시 피임도구 사용조차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탁틴내일에 따르면 성매매 한국남성들은 피임도구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요구하며 거절할 경우 돈을 지불하지 않음으로써 요구를 관철시키는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병에 대하나 우려로 성경험이 없는 '어린' 여성을 찾고 이는 결국 아동 청소년 성착취로 이어지는 셈이다.

현지 단체에 따르면 성매매를 하는 남성 대부분은 골프 관광객이며 유학생들이 동거하다 떠나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아버지 없는' 코피노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탁틴내일은 "한국 남성들은 현지 여성을 성적으로 도구화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자녀까지 유기함으로써 '주인잃은 인격'이 됐다"며 "성착취에 대한 인식제고가 절실하고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필리핀 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필리핀에 입국한 외국인 중 한국인이 92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미국 62만4000명, 일본 37만5000명, 중국 24만3000명 순이었다. 관광 R&D센터에 따르면 필리핀에 입국하는 한국인 수는 2004년 당시 40만명에 못 미쳤지만 7년새 2배 이상 늘어났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10년 발표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한국을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상업적 성착취로 연결되는 인신매매의 시발점인 동시에 경유지 및 최종 목적지'로 규정한 바 있다.

엑팟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만 6만명에서 10만명의 아동이 인신매매 등을 통해 성 산업에 유입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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