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멋

청담동 일식 레스토랑 ‘스시모토(元)’

2014-11-18 08:27:17 게재

한 상 차림으로 스시의 으뜸을 만나다!

연말모임을 앞두고 번잡스러움을 피해 조금 일찍 모임장소를 물색하던 중 서울 3대 스시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청담동 일식 레스토랑 ‘스시모토(총괄 셰프 정수용)’를 찾았다. 양옥집을 개조해 일본 전통주택 느낌으로 지어진 이곳은 ‘元(원)’이라는 상호 명처럼 스시의 기본, 스시의 으뜸을 추구하는 스시 명가로 사랑받는 곳이다. 눈이 황홀해지고 입이 즐거운 스시모토의 매력. 특별한 날 품격 있게 즐기기 제격이다.   

품격 있는 프라이비트 룸 갖춰 송년회나 가족모임 장소로 제격 
스시모토는 익히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북인 자켓코리아에 4년 연속 등재되며 한국 속의 작은 일본을 만날 수 있는 정통 스시 명가다. 지난해 12월에는 내한공연을 마친 케니 지(Kenny G)가 방문해 극찬을 했으며 43년 경력의 스시 명인 스나가와 야스오가 현대적 감각으로 해석한 에도마에 스시(에도막부 시절 도쿄만 앞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정통 일식)를 선보여온 곳이다. 지금은 그에게 전수를 받은 정수용 총괄 셰프가 젊고 감각적인 미학을 더해 더욱 특별한 스시를 맛볼 수 있다.
스시모토는 총 6개의 단독 룸과 VIP룸이 있다. 모든 방은 다다미나 테이블이 마련된 프라이비트 한 공간으로 품격 있는 모임이나 송년회, 편안한 가족모임 장소로 제격이다. 2층에는 셰프들과 마주할 수 있는 독특한 스시 바와 오픈 주방이 결합된 공간이 있어 눈길을 끈다. 실내 곳곳을 둘러보고 난 뒤 드디어 예약해놓은 자리로 입성. 이제 좋은 사람들과 최고급 스시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정통 스시 코스가 한 자리에! 한상차림으로 맛보는 즐거움     
스시모토의 대표 메뉴는 스시모토 런치 박스(1인 32,000원)와 비즈니스 디너세트(1인 66,000원), 그리고 스시모토 특선 사시미오마카세(20만 원)다. 이 중에서 모든 코스요리가 한 플레이트에 담긴 일식 한상차림으로 나오는 비즈니스 디너세트를 주문했다.
에피타이저인 일본식 계란찜(자왕무시)은 버섯, 게살, 유자가 어우러져 푸딩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상큼한 것인 특징. 스시는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도미(타이)와 극한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단새우(아마에비), 입에서 살살 녹는 고급 참치뱃살(오도로) 등 일본식 숙성 스시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구이 요리인 아끼모노는 간장과 미림, 술을 섞어 발라 느끼함 없는 연어구이(유안야끼)로, 튀김요리인 아게모노는 싱싱한 새우튀김과 야채튀김, 과자처럼 바삭한 마늘 슬라이스가 곁들여져 나왔다. 맑은 국 요리인 스인모노는 대합(하마구리)과 다진 새우 살 튀김(신죠), 시금치, 그릴에 구운 두부, 은행 등이 어우러져 재료 본연의 맛을 음미하기에 충분했다. 부드럽고 고소한 민물 장어덮밥은 별미 중의 별미다. 
가장 인상적인 메뉴는 차가운 등심 스테이크. 1등급 한우를 드라이에이징 기법으로 숙성시킨 후 구워내 씹을수록 육즙이 배어 나왔다. 이 외에도 12가지 재료가 들어가 있는 김밥(후또마끼)과 부드럽고 달콤한 일본식 계란말이(타마고야끼)까지, 코스요리 한상을 모두 맛보고 나니 달달한 디저트 생각이 간절했다. 그 순간 초코크럼블이 뿌려진 살구씨 푸딩이 등장했다. 허브 민트도 함께 얹어서 마치 작은 화분 위에 움튼 새싹처럼 싱그럽기까지 했다. 

정수용 총괄 셰프의 음식 철학, 눈도 입도 즐거운 품격 있는 요리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모든 코스요리를 맛본 뒤 일어서려는 찰나, 스시모토의 훈남 셰프로 소문이 자자한 정수용 총괄 셰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객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통 에도마에 스시를 보다 젊은 감각으로 응용해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강조했다.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스시 코스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심혈을 기울여 한상차림으로 선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죠. 비록 스시 몇 점, 스테이크 몇 점씩이지만 최고급 요리를 맛보실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양보다 질, 그리고 눈과 입이 즐거운 품격 있는 요리가 스시모토의 철학인 셈이죠.”
그의 말처럼 스시모토는 양보다 질을 추구하지만 직접 맛본 비즈니스 디너 세트는 양도 질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일행 역시 흡족한 표정이다. 품격 있는 모임을 완성시켜준 스시모토. 왠지 특별한 날에는 이곳을 찾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위치: 서울 강남구 청담동 79-11(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에서 첫 번째 골목 인근)
영업시간: 12:00~14:30, 18:00~24:00(마지막 주문 22시)
주차: 주차 가능(대리주차)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내일신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