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섹스, 거짓말, 그리고 대통령
스캔들 속 미국의 어두운 역사
은밀하고 내밀한 사생활은 대중의 관심과 흥미를 잡아끈다. 최고 지도자의 섹스 스캔들이라면 대중의 관심은 더욱 커진다.
미국 성인잡지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와 정치사 교수 데이비드 아이젠바흐는 미국 건국 초기부터 1990년대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대통령과 영부인의 사생활이 정책 결정에 미친 영향을 심층 분석한 책을 내놓았아 화제가 됐다. 바로 그 화제의 책 '섹스, 거짓말, 그리고 대통령'의 한국어판이 언론인 출신인 안병억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에 의해 출간됐다.
'카사노바'인 벤자민 프랭클린의 역할이 없었다면 독립전쟁에서 미국이 프랑스의 군사 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까? 페기 이튼 스캔들은 남북전쟁의 원인을 제공했을까? 빌 클린턴 대통령은 르윈스키 스캔들 때문에 9.11 테러를 막지 못했을까?
물론 역사를 되돌리지 않은 이상 저자들의 가정이 들어맞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들은 미국사를 하나하나 되짚으면서 정치인들의 사생활이 중요한 정책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미국 지도자들과 관련된 인물과 사건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저자들은 몇 세대에 걸쳐 전해온 지도자들에 관한 신화가 허구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미국 언론의 역할은 물론 기자들이 정치적 성 스캔들을 시기별로 어떻게 다루어왔는지도 확인해볼 수 있다.
지도자들의 스캔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수백만 명의 삶을 바꿔놓은 역사적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 보니 미국 대통령의 사생활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는 이슈가 되었다. 우리는 이를 빌 클린턴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에서 확인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명한 미국인들의 사생활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국제사회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설명해주는 최초의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