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 여옥사, 독립의지 흔적 곳곳에

2015-08-13 11:23:14 게재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여성독립운동가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에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형무소에 수감됐던 5000여명의 애국지사 중 여성독립운동가들은 특히 더 힘든 고문을 견뎌내야 했다. 성고문이다.

이병희(1918~2012) 선생은 "성고문이 가혹해 차라리 죽여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성고문은 그 고통 뿐 아니라 겨레의 후손을 말살하려는 의도가 있어 더욱 참아내기 힘들었다.

이병희 선생의 조부 이원식 독립지사는 동창학교를 설립해 민족교육을 이끈 독립운동 1세대다. 아버지 이경식 애국지사는 1925년 9월 대구에서 조직된 비밀결사 암살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이런 선친의 영향을 받아 1933 경성에 있는 종연방적에 들어가 항일 노동운동을 벌이다 일제에 검거돼 옥살이를 했다.

선생의 독립 활동은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로 낙인 찍혀 1996년에 독립운동을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서대문형무소 여옥사는 유관순 열사로 대표된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광복 70주년을 앞둔 12일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여옥사(女獄舍)를 찾아 유관순 열사가 수감됐던 8호 감방에 헌화했다.

서대문형무소에는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옥살이가 기록돼있다. 3·1혁명에 나선 여학생들이 대표적이다.

이화·배화·근화여학교(덕성여고), 동덕·경성·정신여고, 경성 여상, 경성 여자 미술학교 등의 시내 여학교 학생들은 물론 일반 여성들이 만세 운동에 참여했다. 이 때 일본 경찰에 체포된 여학생들이 대거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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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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