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人 이야기│① '독서광' 김유홍 브레인EMS 대표
책 속에서 경영의 지혜 배운다
억대 발주·구매도 직원에 맡겨 … 매월 직원들과 독서 토론
'독서만큼 값이 싸면서도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없다.' '수상록'으로 유명한 15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미셀 몽테뉴의 명언이다.
요즘 창조와 상상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책을 읽고 기업경영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중소기업 CEO 모임도 늘고 있다.
김유홍 브레인EMS 대표도 독서와 토론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는 중소기업인이다. 그는 중소기업계에서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2003년 브레인EMS 창업도 책을 통해 이뤄졌다. 회사 설립 전 다니던 직장 선배가 당시 사원이던 김 대표에게 이태리 창업이야기를 담은 책을 추천했다. 김 대표는 주로 출퇴근 전철에서 책을 읽었다. 어느 날 책을 읽던 김 대표에게 "바로 이것이다"는 감동이 밀려왔고,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회사 설립 후 김 대표는 회사에 독서문화 만들기에 노력했다. 사훈도 'S=amh²'으로 정했다. S는 성공(success), a는 태도(attitude), m은 행동(action), h는 습관(habit)이다. 수학공식 같은 사훈은 '성공은 좋은 습관이다'는 의미다. 그는 가장 좋은 습관을 독서로 판단했다. 즉 많은 독서가 성공을 부른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우선 모범을 보였다. 저녁 술자리와 주말 골프를 줄이고, 산악회와 독서토론에 전념했다.
특히 집에서도 아이들과 책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TV를 없앴지 13년째다.
회사에서는 매월 사내 강의를 통해 획득한 정보와 지식을 직원들과 나누며 독서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브레인EMS의 모든 직원 책상에 수십권의 책이 꽂혀있는 이유다.
많은 모임 중에서 김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모임은 이노비즈협회 회원사들로 구성된 '문화힐링'이다. 문화힐링은 매월 선정된 책을 읽고 관련 문화유적지를 탐방하며 생각을 나누는 모임이다. 그는 '문화힐링' 밴드에 3월부터 삼국지 인물열전을 46회 연재하고 있다.
"책은 매우 저렴하게 수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책을 통해 배운 정보는 경영에 큰 보탬이 된다."
김 대표는 열린경영을 도입했다. 직원들에게 구매와 발주 권한을 줬다. 다만 거짓말을 하거나 비리를 저지른 경우에는 강력히 처벌한다. 실제 8개월전 직원이 실수로 발주를 잘못해 1100만원의 손실을 봤다. 김 대표는 직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격려했다.
"직원들이 자기주도로 업무를 해야 회사가 발전하고, 대표에게는 시간적 여유를 생긴다. 대표는 남는 시간에 회사의 안정적 경영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는 게 남는 장사다." 7년전에 회사를 의료기기 중심으로 전환한 것도 각종 세미나와 독서를 통해서였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안정적 경영에 관심을 뒀다면 이제 기술혁신을 통한 독자적 브랜드로 미래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한편 브레이EMS는 전자부품조립, 반도체장비, 의료기기 부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