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人 이야기│④ 이노비즈 CEO 합창단
합창하며 소통·융합 배워요
최고위과정 동문들 뭉쳐 "화음 맞추니 마음도 하나"
많은 사람이 두 패 이상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가락을 맞춰 부르는 노래를 합창이라고 한다.
합창의 첫 출발은 소통에 있다. 각기 다른 음(가락)을 조화 시키려면 잘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합창은 어울림(융합)이다.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 테너가 잘 협력해야 감동의 음률이 나온다.
합창은 혼자 잘한다고 해서 좋은 음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체와 소통하고 융합해야 가장 좋은 화음이 되는 것이다.
요즘 사회에서 가장 화두인 소통과 융합을 합창을 통해 배우고 승화시키는 중소기업 CEO들이 있다.
4일 저녁 7시 20분 서울 서소문로에 소재한 N빌딩 2층 'W 스테이지'. 이곳에 20여명의 중년들이 모였다. 김밥도시락으로 저녁을 대신한 이들은 지휘자의 지도로 노래를 시작했다.
"사랑하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아름다운 화음을 담아 건물에 울려 퍼졌다. 이들은 '이노비즈 CEO 합창단'이다.
이노비즈 CEO 합창단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가 매년 한 두차례씩 여는 '이노비즈 최고위과정'을 수료한 중소기업 경영자들로 구성됐다.
이노비즈 CEO 합창단은 올해 3월 1기 정광천 아이비리더스 대표부터 올해 졸업한 14기 허무선 성호산업개발 대표 등 20여명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연말 첫 발을 내딛었다.
MBA 동문들과 노래를 통해 정서적 교감을 갖고, 신뢰를 쌓아 서로의 사업에 도움이 되자는 게 취지다.
합창단 노래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에 이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 오는 곳'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등으로 이어졌다. 아직은 다듬어 지지 않아 다소 엉성하고, 화음을 맞추느라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진지하게 2시간 넘도록 연습을 이어갔다.
합창단의 꿈은 올 연말에 열리는 '2016 이노비즈인의 밤' 송년 행사에서 노래로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다. 서툴지만 회원들의 화답으로 앵콜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단장을 맡고 있는 차상식 세무사는 "합창은 회원들이 모여 보여주는 '하모니'인 만큼 친분뿐만 아니라 사업에도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 단장은 동문 모임에서 시낭송을 하며 기타를 친 것이 빌미가 돼 얼떨결에 단장이 됐다며 웃었다.
막내 기수인 14기 허무선 성호산업개발 대표는 연습때면 울산에서 KTX로 2시간을 달려 올라온다. 노래하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노래를 함께할 CEO들이 있어 피곤함이 씻어지기 때문이다.
이노비즈협회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이용태 유니맥스 대표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중소기업들 역시 상당히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합창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이노비즈기업간 협업도 같이 고민하며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 세우기보다는 서로 호흡을 맞춰 하나를 만드는 합창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경제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합창은 중소기업 CEO에게 융·복합을 일깨워준다."
이노비즈 CEO 합창단은 합창을 통해 뉴노멀시대를 헤쳐 갈 경영의 지혜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