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유시설 가동 중단 … 국내기업 반사이익
정제가동률 하락으로 휘발유 등 공급부족
국제 정제마진 상승, 국내사에 긍정적 효과
미국내 석유제품 공급 부족으로 국제 정제마진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대한석유협회와 가격조사기구 'S&P 글로벌 플래트'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가 지난주말 미 석유생산시설이 집중돼 있는 텍사스주에 상륙해 상당수 정유공장에 타격을 줘 가동이 중단됐다.
플래트는 지난 8월 30일 온라인 기사 '석유제품 격차(원가와 판매가 차이)가 2년내 최고치 기록'에서 허리케인으로 인해 폐쇄된 미국 정제 능력 추정치는 원유 생산량 감소를 훨씬 능가한다고 밝혔다.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텍사스주는 미국내 운영가능한 정제설비의 30%를 차지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허리케인으로 가동을 중단한 설비규모는 현재까지 일산 440만배럴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일부 업체의 추가 가동중단이 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폭우가 끝나더라도 재가동까지는 2주 이상 걸린다. 당분간 정제가동률 하락으로 원유수요와 석유제품 공급은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멕시코만 원유 생산량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8월 29일(현지시각) 기준 일산 31만9000배럴 정도 원유생산이 줄었다. 일부에서는 원유 생산량 규모는 80만배럴 정도이고, 석유제품 정제 감소량은 400만배럴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함께 해안 선박 통행이 폐쇄돼 석유와 정제 제품 수입과 수출이 제한됐다. 내륙에서 생산한 원유 수출길이 막혀 원유 공급 과잉도 예측된다. 이와 함께 셰일오일 생산 등으로 미국내 원유공급 감소폭이 더딘 점도 원유 초과공급의 원인으로 꼽힌다.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에너지 선물 전문가 팀 에반스는 "몇 주 후에 원유 재고가 눈에 띄게 축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유 초과공급이 나타나지만 정제시설 가동률 하락으로 특히 휘발유 가격이 뛰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S&P 글로벌 플래트 데이터는 두바이유의 전월 싱가포르 제트연료ㆍ등유 스프레드가 빠른 상승폭을 보였다. 최근 스프레드는 하루 배럴당 20센트로 13.55달러였다. 8개월만에 최고치에 가깝다. 최근 2년 동안 가장 높은 14.64달러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세계 석유소비의 25%를 차지한다. 석유소비의 절반이 휘발유다. 미국내 휘발유 부족이 장기화되면 유럽 아시아 생산분이 미국으로 공급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 국제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미서부텍사스경질유에 대한 도입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