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 100년 전 그날, 현장을 가다
서울에 임시정부 기념관, 충남은 윤봉길 뮤지컬
3.1운동·임정수립 100주년, 전국 곳곳 "정신 계승"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해다. 중앙정부와 전국 지자체들은 기념사업회를 꾸려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역별로 독립운동가와 역사적 사건, 사적지를 새로 발굴하거나 재조명하고 있다. 지방자치시대에 걸맞게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내일신문은 '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발굴한 독립운동가, 역사적 현장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해 초부터 전국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지난해 7월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각 부처·지자체·민간단체와 함께 국민 아이디어 공모, 심의 등을 거쳐 655억원 규모의 104개 핵심사업을 추진한다. 지자체별로도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3.1운동은 평범한 민중의 시민혁명" = 서울시는 시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기념공간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이 대표적이다. 국가보훈처와 함께 옛 서대문구의회 부지(현저동)에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 보훈처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기념관 건축설계 공모를 실시했다. 딜쿠샤 복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물 전시사업도 역점사업 중 하나다. 딜쿠샤는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AP통신 임시특파원 앨버트 테일러가 거주했던 가옥이다. 시는 이 공간을 복원, 3.1운동을 되새기는 전시·기념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3.1운동 관련 다양한 기념공간도 조성한다. 안국역에서 종로2가를 잇는 삼일대로 주변에는 종합안내판, 포토존, 3.1운동 쉼터 등 각종 3.1운동 기념공간이 만들어진다. 태화관길에는 '3.1독립선언 광장'이 들어선다. 버스 정류장 명칭도 독립운동과 연관된 이름을 함께 쓴다. 경교장은 백범 김구 집무실, 효제동은 김상옥 열사 의거 터, 이화여고는 유관순 열사 활동 터 등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3.1운동 100주년을 시민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3.1운동 100주년 시민위원 310'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화성 등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사업이 추진된다. '수원시 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1일 올해 추진할 기념사업을 소개했다. 수원 3.1 항일독립운동 상징물 건립사업, 3대 주간 기념식 및 시민문화제, 수원지역 독립운동 강사양성·학습 지원, 100주년 기념학술대회 및 전시회·역사토론대회 등 5개 분야 28개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의 3.1운동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평범한 민중에 의한 '시민혁명'이었다"면서 "100년 전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해 수원의 미래 100년을 시민이 참여해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는 제암·고주리 학살사건 100주기를 기리기 위해 4.15추모제와 국제심포지엄, 공공아트프로젝트 등 시민들이 참여하는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치를 계획이다. 행사장소는 인천지역 만세운동의 발상지인 창영초등학교(동구)와 황어장터(계양구), 그리고 기념비가 세워진 중구·강화군 등이 거론된다. 특히 올해를 해외한인 이민역사의 출발지로서의 인천을 재조명하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멕시코 쿠바 등 해외 한인들의 독립운동 역사 자료를 조사·수집하고 특별전시회도 개최한다. 또 일제강점기 인천에 있던 군수공장 '조병창' 안에서 이뤄졌던 독립운동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 '조병창'을 제작·시연할 계획이다. 조병창은 인천 대표공연 콘텐츠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이다.
◆"정부 기념식, 천안독립기념관에서"= 충청권 역시 대대적인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는 최근 40개 사업(도 11개, 시·군 26개, 독립기념관 3개)에 590억원을 투입하는 기념사업을 확정했다.
충남도는 최근 국가보훈처가 결정한 올해 13인의 이달의 독립운동가 가운데 유관순 한용운 윤봉길 등 3명을 배출했다. 이를 근거로 정부의 100주년 기념식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남도는 △유관순 열사 서훈등급상향 범도민운동 △윤봉길 의사 창작뮤지컬 공연 △3.1평화운동 백년의 집 건립 △독립운동가의 거리와 무궁화 테마공원 조성사업 등을 추진한다.
대전시는 대전이 낳은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기념관과 동상 건립을 추진한다. 동구 인동과 유성구 장터 만세시위도 재연한다. 세종시는 국가보훈처와 협력해 2021년까지 국가상징공원을 조성하고 3.1운동 유적지 17곳에 탐방길을 만들 예정이다. 충북도는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 임시정부 행정수반들의 동상과 전시관, 기념공원을 조성한다.
대구·경북에서도 다양한 기념사업이 추진된다.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3.1운동 기념사업 100주년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문화 예술 출판 등의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해 왔다. 대구시는 국·시비 포함 111억3600만원을 들여 30개 사업을 추진한다. '기억과 기념' '발전과 성찰' '미래와 희망' 등 3개 분야로 나눠 독립운동유공자 지원, 역사기록 아카이빙 사업, 상설관광 프로그램 운영, 공연·음악회, 청년 도시탐험, 만세재연행사 등이 포함됐다. 또 올해 처음으로 '대구 애국보훈대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3.1운동 100주년 우국시인 현창문학제도 대구와 안동, 서울 등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선생과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지역에 걸맞게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도는 7개 사업에 8억39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달부터 당장 독립운동가의 삶을 재조명하는 '100주년 기념 라디오 드라마' 제작에 들어간다. 이밖에 호국선열의 상징물 설치, 상하이 항저우 등 임시정부청사 소재지 8곳 순회 전시회, 특별전시회와 기념포럼 등도 열린다.
경남 창원시는 4.3 독립만세운동지를 탐방하는 '내고장 독립만세운동지로 떠나는 역사기행'과 '광복회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 '독립명문가 발굴 및 인증사업' 등을 펼친다. 마산합포구 진북면 지산리에는 4.3삼진의거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밀양에는 의열단을 추모하기 위한 의열기념공원이 조성된다. 강원도도 지난해 12월 강원도 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