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번 유형 또 나오나 … 미파악자 확인 비상
서울시 미파악자 9명 중 확진자, 7명이 한 숙소 머물러
질본은 공개 미루고 … "미파악자 추적 제대로 됐나"
23번째 확진자가 우한 입국 외국인 중 미파악자 명단에서 발생하면서 이들에 대한 추적조사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가 밝힌 9명 미파악자 중 7명이 한 숙소에 묵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파악자 소재, 건강상태 확인이 추가 감염 확산을 막을 중대 고비로 떠올랐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6일 확인된 23번째 확진자는 58세 여성으로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사람이다. 이 환자는 서울시가 지난달 31일 질본으로부터 받은 우한 입국 외국인 명단(205명) 중 끝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9명 중 한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명단 중 미파악자 숫자가 계속 줄고 유증상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던 시점이었지만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미파악자 추적조사가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것은 이 가운데 확진자가 나타난 것에만 있지 않다. 9명 미파악자 중 7명이 수일간 한 숙소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서대문구에 있는 한 다가구주택에 머물렀다. 질본이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가족으로 보인다는 게 지자체 관계자 전언이다. 이 다가구주택은 이들이 만나러 온 가족이 살던 집일 가능성이 높다. 명절을 맞아 가족을 만나러 온 식구들이 그가 살던 다가구주택에 숙박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확진자 1명은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는 음성 판정을 받고 그들이 머물던 주택에 격리 중이다.
함께 머물던 이들 사이에 감염 확산 여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미파악자 중 확진자가 나오고 한 장소에 오래 머물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른 미파악자들 소재와 규모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질본은 6일 오후에서야 전국의 미파악자 규모를 발표했다. 내국인 1명 외국인 29명 등 30명이라고 했다. 하지만 질본 발표는 지속적인 명단 공개 요청이 있고 이틀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나마도 지역별 현황이 아닌 전국 숫자만 집계한 것으로 시민들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자체에선 동선 공개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구체적 미파악자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 질본에 대한 원성이 터져나왔다. 그에 따른 주민 민원과 정보 공개 요구가 각 지자체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서울시 미파악자 9명 중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나머지 미파악자들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건지, 그들의 동선 파악이 가장 시급한 거 아니냐는 문의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일부 현장에선 지자체와 정부의 미파악자 현황 파악이 정확한게 맞느냐는 문의도 잇따른다. 연이은 확진자 발생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내일신문 취재 결과 지난달 31일 질본에서 전국 광역 지자체로 통보한 우한 경유 외국인 입국자 총 1830명중 6일까지 조사를 마친 곳은 서울시 등 10여곳이다. 서울(9명) 다음으로 미파악자가 많은 곳은 인천시다. 17명이 입국했고 이중 7명 상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84명을 통보받았고 6일까지 미파악자는 3명으로 확인됐다. 대전시는 내외국인은 합쳐 40명을 모두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이 유증상자로 분류, 자가격리 중이다. 충남은 12명이며 모두 이상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6명을 통보받은 경북도에서는 3명이 자가격리중이다. 도 관계자는 "조만간 3명도 관리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도는 외국인 입국자가 없었다. 22명 내국인 중 17명은 증상이 없어 감시를 해제했고 이중 3명은 타 시·도 이관, 2명은 능동감시 중이다.
병원 감염 우려로 비상이 걸린 광주시는 우한시 입국 외국인 수가 4명에 그쳤다. 유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외국인 합쳐 23명을 통보받은 경남도도 소재불명자는 없다고 밝혔다.
미파악자 파악이 종결되도 걱정은 남는다. 파악을 끝내 감시가 해제된 사람 중에서도 잠복기 유무 때문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소재가 확인되고 건강상태 파악을 마친 명단, 귀국한 사람 뿐 아니라 입국 후 14일이 종료됐지만 이상 증상이 신고되지 않은 사람도 파악자로 분류해 추적조사 명단에서 제외한다"며 "소재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감시가 해제된 사람들 중 감염자가 나오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