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에 비난 목소리 고조
"시설 격리기준 뒤죽박죽"
우한에서 귀국자는 12.5일
크루즈선 탑승자는 14일
7일 현재, 85명 감염 확진
일본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시설 격리에 대한 기준이 뒤죽박죽이라는 비판과 함께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방역대책의 목표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지통신은 7일 "일본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에 대한 시설 격리가 뒤죽박죽"이라고 지적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최근 3차례에 걸쳐 전세기 편으로 귀국한 교민에 대한 시설 격리조치 방침을 두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격리조치 기간을 지난 4일에는 10일간으로 단축했다가, 6일에는 갑자기 12.5일로 늘리는 등 '조령모개'식으로 대응하면서 당사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정부는 당초 우한에서 귀국한 사람들 가운데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자택으로 귀가하는 것도 허락하려다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할 것을 요구하는 등 혼선을 보였다. 시설에 격리된 사람에 대해서도 음성 판정을 받으면 귀가를 허용하고, 14일간 외출을 피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가 너무 무딘 대책이라는 비난이 나오자 귀국자 전원에 대한 격리조치 방침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정부가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에 대한 격리 범위와 격리 기간 등에서 혼선을 보이면서 정부 내부에서도 실책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에 대한 격리기간이 14일→10일→12.5일 등 수시로 바뀌면서 최근 61명의 감염자가 나온 크루즈선 격리자들과 다른 점도 문제다. 우한 교민은 12.5일이 격리 기간인 데 반해, 크루즈선은 14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감염자 61명이 나온 호화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한 방역 대책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탑승객 가운데 홍콩에서 내린 남성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요코하마 항구에 기항한 유람선의 남은 탑승객에 대해 객실 격리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논란이다.
실제로 첫 감염자로 알려진 홍콩인이 유람선 내에서 사용한 사우나와 레스토랑 등의 시설도 지난 3일까지 정상적으로 운영한 것이 확인됐다. 일본정부는 일부 탑승객에 대한 검사 결과 10명이 집단적으로 감염된 것이 확인된 5일에서야 뒤늦게 객실 격리조치를 내렸다. 이 유람선에서만 7일까지 61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일본 언론은 여전히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승객이 있어 추가적인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일본 내 전문가들 내에서는 방역대책의 목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미 마사히로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은 6일 주간지 도요게이자이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의 대응은 전혀 준비 안된 큰 문제를 보이고 있다"면서 "유행이 시작되고 있는 데 뒤늦게 움직이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카미 이사장은 "2월4일 태국 보건성이 1월 하순에 일본 여행을 하고 돌아온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보고했다"면서 "이 부부의 감염사실은 일본 국내에서 이미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고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카미 이사장은 그러면서 "3700명이 탑승하고 있는 호화유람선이 요코하마 항구 앞바다에서 대기중인 상태로 격리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이미 일본 내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데 이런 식의 격리가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일본 열도에서 상당수 이 병이 만연하고 있는 데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이미 방역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에 따라 카미 이사장은 "이미 일본 내부에서 버스운전수에서 가이드로 옮겨가는 등 3차 감염이 확인됐다"면서 "정부의 감염대책 목적을 국내 유입 저지에서 국내에서 유행하는 것을 방지하고 사망자를 줄이는 것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7일 오전까지 8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