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중국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충격 제한적, 통제 가능한 범위"
중소기업 조업 중단에 상환유예 등 조치 … "2월말까지도 재개 안되면 영향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인해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조업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의 고통이 가중되면 이들에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8일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 여신 업무 등에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실었다.
지난해 중국 은행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포용적 금융'을 대폭 확대한 바 있다. 포용적 금융이란 영세기업, 농민, 도시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영세한 기업일수록 신종 코로나로 인한 조업 중단 타격이 큰 만큼 시간이 지나면 관련 은행들에도 이 충격이 전해질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가 언제 꺾이느냐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은행 관계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은행이 받는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춘제(중국 설명절) 연휴에 발생했기 때문"이라면서 "설은 그 자체로 긴 연휴인데, 특히 중소기업들은 실제 춘제 연휴가 법정 연휴보다 더 길다. 따라서 현재 지연 복구는 상대적으로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만간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가 꺾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2월 말까지 조업을 재개하지 못하면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현금흐름 및 위험부담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들은 대출금 상환 압박이 가장 크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신용위험이 높아진 기업이나 개인의 경우, 금융기관이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6일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은보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및 통제에 대처하기 위한 은행 및 보험 산업의 금융 서비스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은보감회는 금융기관에 주택 담보 대출 및 신용 카드와 같은 개인 대출 상환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상환 기간을 늦출 것으로 요청했다.
또 중국 인민은행 자문위원인 셩송청은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용을 안정시키고 사람들의 생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들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당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의 금융기관은 대출 상환 연기 등의 전염병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이 조치들이 금융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 신문과 인터뷰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영세기업 대출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면서 "업종별로는 외식·관광·소비 등의 서비스업이 더 많은 영향을 받겠지만 감염과 관련된 의약업체, 방직업체, 마스크 생산업체 등 이익을 보는 업종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측면에서 늘어나는 부분도 있고 줄어드는 부분도 있어 은행이 받는 전체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은행업의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대손충당금도 충분해서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수요와 자산 규모에 일정 부분 문제가 생기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업종이 점차 회복돼 수요가 늘어나게 되고 상환 능력이나 여신 수요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험업의 경우에도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황?컹컥?민생은행연구원장은 "이번 전염병은 상반기 보험업계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지나간 후에는 보험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건강 보장과 자산 다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보험시장이 확대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