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선박수리 못해 운항 못할 수도"
선주협회, 정부·IMO에 호소 … 신종코로나 한국해운 위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파동이 한국해운도 덮치고 있다.
전염병 발원지인 중국에서 선박건조와 수리업체의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한국선박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선주협회는 10일 "국적선박의 90% 이상이 중국 수리조선소를 이용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 선박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 60여척의 우리 선박들이 검사지연으로 인해 증서기간이 만료될 경우 선박운항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협약과 선박안전법에 따라 선박 정기검사는 수리조선소에 선박을 거치해 받아야 한다.
선원교대가 불가능해지면서 생기는 문제도 대책이 필요하다. 중국 기항 선박에 승선하고 있는 다국적 선원들이 상륙하거나 환승하는 게 금지되면서 선원교대가 어려워지고, 국제노동기구(ILO) 해사노동협약을 위반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선주협회는 "국제노동기구 해사노동협약 규정에 따라 12개월 이상 승선한 선원이 적발되면 즉시 하선하고, 대체선원을 공급할 때까지 선박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주협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국제해사기구(IMO)에 협조를 요청했다.
협회는 우선 지난 4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해 △선박 정기검사 지연 △선원교대 문제 △선박검역 관련 문제 △국내항만 화물적체 등 어려움을 설명했다.
아울러 △선박검사기간의 연장 △해사노동협약 검사관의 단속 유예 △선박검역의 합리적 시행과 통일된 지침 시행 △컨테이너화물 대체 장치장 확보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이철중 선주협회 이사는 "선박 정기검사 지연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국제해사기구 차원에서 선박검사증서 유효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건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원교대와 관련해서도 중국을 기항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선원교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해사노동협약 검사관 단속이 유예될 수 있도록 국제해사기구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