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방역·민생경제 챙기기 '투트랙'
문 대통령 오늘 '일자리' 업무보고, 3주 만에 재개 … "경제 어려움 반드시 이겨낼 것, 가용자원 총동원해 뒷받침"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던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를 재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총력 대응하면서도 이로 인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일자리를 주제로 고용노동부·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다. '국민과 함께 하는 더 좋은 일자리, 반등을 넘어 체감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3개 부처는 일자리 정책을 공통 주제로 부처별 핵심 과제를 보고한다.
특히 이날 업무보고에는 일자리와 관련한 국민 대표들이 참석해 '나의 일자리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자유발언을 할 예정이다.
장애·경력단절·어르신 재취업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자리를 찾은 사례, 혁신과 상생으로 일자리를 창출해가는 기업, 노사민정 협업으로 일궈낸 지역상생형 일자리 등에 대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이 2020년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지난달 21일 충남 계룡대에서 국방부와 국가보훈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이후 20여일 만이다. 당초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학기술·AI(인공지능)'을 주제로 업무보고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체감 복지', '공정·정의', '문화·관광', '혁신 성장', '안전·안심', '외교·통일' 등 핵심 국정과제별로 2~3개 유관부처를 묶어 순차적으로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미뤄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재개한 것은 신종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민생경제 챙기기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는 특히 실제보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경제심리가 위축되면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 방역과 민생경제 활성화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청와대의 생각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사태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지만 실제보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는 살아나던 경제에 예기치 않은 타격을 주며 수출과 관광, 생산과 소비에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병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 없다"며 경제 활성화 의지를 다졌다. 그는 "우리는 경제에 미치는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낼 것이며 정부는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뒷받침하겠다"면서 "업종별, 기업별, 지역별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하고,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자금지원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로 외부 일정들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제 관련 일정들은 챙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던 6일에는 '부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에 참석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을 격려한 바 있다.
부산형 일자리는 전기차의 동력제공장치인 '파워트레인'의 기술개발과 생산을 위해 중국 투자를 계획하고 있던 ㈜코렌스EM을 부산지역으로 유도해 R&D기반 원·하청 상생협력 모델로 확대한 사례다. ㈜코렌스와 20여개 협력업체들은 2031년까지 총 7600억원을 투자해 4300명의 직접고용을 창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비상 상황 속에 있지만 경제활력을 지키고 키우는 일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며 "부산에서 시작된 경제활력이 기운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상생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과 함께, 국민과 함께 힘차게 뛰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국정상황실장 주재 일일상황점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방역 관련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것과 별개로 4일부터 이호승 경제수석을 중심으로 별도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지원팀'을 꾸려 경제 관련 사안들이 챙기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방역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불안으로 경제가 위축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일자리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신종 코로나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경제와 민생도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