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전세기' 147명 귀국 , 140명 이천으로

2020-02-12 11:29:25 게재

5명 의심환자 국립의료원

동반아동 2명도 입소 보류

이천, 차분하게 교민 맞아

12일 3차 전세기로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과 중국 국적 교민 가족 147명 중 140명이 세 번째 임시생활시설인 경기 이천 국방어학원에 입소했다. 함께 들어온 5명은 발열 증상 등 의심증상이 있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어린이 2명도 의심환자인 엄마와 함께 중앙의료원으로 갔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3차 전세기로 이날 귀국한 우리 교민과 중국 국적 가족은 147명이다. 당초 170여명이 함께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교민들의 중국인 가족 중 일부가 가족관계를 증명하지 못해 탑승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도착, 창밖 내다보는 우한 교민 어린이 | 12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 중국 우한 교민 어린이가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한에서 전세기에 탑승할 때는 유증상자가 1명 뿐이었다. 하지만 김포공항 도착 후 검역에서 의심환자가 5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명은 자녀 2명과 함께 귀국해 일단 의료원으로 함께 이송했다. 아이들의 엄마가 음성 판정을 받는다면 아이들과 함께 이천 임시생활시설에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엄마가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다른 보호자의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천 주민들도 차분하게 교민과 가족들을 맞았다. 초기 아산·진천에서처럼 반발하는 주민들은 없었다. 지자체도 주민들을 만나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얻었다. 일부 주민들은 교민들이 생활할 국방어학원 주변에 환영과 격려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이천 주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칭찬하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1·2차 교민 700명 15~16일 퇴소 = 1·2차로 귀국해 임시생활시설인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머물던 우리 국민 700명은 15~16일 이틀간에 걸쳐 퇴소한다.

15일 퇴소 예정인 인원은 지난달 31일 1차로 귀국한 366명이다. 아산에서 193명, 진천에서 173명 전원이 퇴소한다. 이어 16일에는 아산 시설에 머물던 334명이 추가 퇴소한다. 이들 중 1명은 보호자 없이 들어온 자녀 2명을 돌보기 위해 자진 입소한 아버지이고, 나머지는 지난 1일 2차 전세기편으로 들어온 교민들이다.

이들은 퇴소 직전 마지막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으면 정부가 마련한 버스에 타고 서울 대구·영남 충북·대전·호남 경기 충남 5개 권역으로 나눠 이동한다. 버스는 권역별 지정된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까지만 이동한다. 버스에서는 2개 좌석당 1명씩 앉는다. 행안부는 이들의 수송을 위해 45인승 버스 37대를 동원하기로 했다. 임시생활시설 주변 주민들의 우려를 고려해 자가용 이용은 아예 허용하지 않는다.

이승우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현재 어느 권역으로 가는 걸 희망하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국내에 거주할 곳이 마땅찮은 교민들이 있을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과 진천 시설에서 교민들과 함께 생활해온 정부합동지원단 111명도 시설 정리를 마치는데로 복귀한다. 임시생활시설 건물 내부는 방역업체가, 외부는 경찰·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측이 방역을 진행한다. 시설 안에서 나온 폐기물은 의료폐기물로 분류해 수거·소각한다.

아산과 진천에서 생활하다 의심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은 교민은 모두 31명(아산 23명, 진천 8명)이며 이 가운데 6일 아산에서 검사한 1명이 확진자로 판정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는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행안부 전체를 대책지원본부로 = 행정안전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편성한 대책지원본부를 부 전체 부서로 확대한다.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 운영과 자가격리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행안부는 우선 대책지원본부장을 실장급(재난협력실장)에서 차관급(재난안전관리본부장)으로 격상하고 실무반도 과장급 1반에서 국장급 5반으로 확대 편성했다.

행안부는 특히 실무반으로 자가격리자관리전담반과 임시생활지원반을 설치해 해당 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17개 시·도에도 자가격리자관리에 중점을 둔 지역담당관(과장급)을 지정·운영해 감시체계를 강화한다. 이탈자 발생 등에 대비해 질병관리본부·자치단체·소방·경찰 등과 함께 신속대응을 위한 협조체계도 구축한다. 임시생활지원반은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임시생활시설(충남 아산, 충북 진천) 운영 경험을 살려 추가 입국 교민이 생활할 임시생활시설(경기 이천·국방어학원) 운영을 책임진다.

진 영 행안부 장관은 "이번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행안부의 모든 행정역량을 결집해 자치단체와 함께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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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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