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다발 … 대구에서 전국으로
경기·광주·전북·경남·충북·충남·제주
서울 마포구보건소는 3일간 업무중단
전국 지자체들이 '대구' 파장에 휩싸였다. 어디서 "대구를 다녀왔다"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덜컹거릴 정도다. 실제 대구·경북 이외에서 발생하는 확진환자 대부분의 감염경로가 대구로 파악되고 있어서다. 대부분 신천지교회 방문자와 연관이 있어 신천지 경계령도 내렸다.
◆대구 다녀온 확진자 전국 발생 = 광주에서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온 2명이 20일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19일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 A씨와 함께 16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다. 다행히 의심증상을 보이던 A씨의 부인은 음성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A씨가 지역에서 전도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감여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천지 광주교회 등에 따르면 A씨는 광주 남구 송하교회에 다니며 전도활동을 해왔다. A씨는 16일 대구를 다녀온 뒤 17일과 18일 광주 남구에 있는 교육기관에서 교육생들을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광주 5개 구에 1명씩, 전남 화순군에 1명 등 모두 6명의 접촉자를 확인하고 관할 지역에 통보했다. A씨는 19일 오후 2시쯤 광주 남구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지만, 보건소는 발열 등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나온 전북도 해당 환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한편, 확진자와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시설을 폐쇄하는 등 방역망을 대폭 강화했다. 전북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B씨는 지난 7~9일 대구를 다녀온 후 10일부터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20일 확진판정 후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B씨의 가족 4명은 확진 경계수치여서 '미결정' 판정을 내린 후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도는 씨의 주거지인 봉남면과 사무실(전주시 서신동 국민연금전주지사 건물) 주변의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노인복지관 경로당과 완산·덕진수영장 등을 일시 폐쇄하고, 서신도서관 등도 20일부터 휴관했다. 또 B씨는 대구 방문 이후 업무차 군산 등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사무실 등에서 19명과 접촉했고, 영화관 커피숍 등도 다닌 것으로 확인돼 추가 접촉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서는 현역 군인 2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충북 증평군 보건소에 따르면 증평 소재 모 육군부대 병사 1명이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날 오전 4시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병사는 휴가 중 대구에 가서 신천지교회에 다니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계룡시 계룡대 공군 기상단에 파견된 공군장교는 21일 새벽 1차 검사에서 양성을 보여 이날 오전 2차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장교도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도 김포의 30대 부부도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대구의 결혼식장에 다녀왔으며 신천지교회 신자인 31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시설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구보건소는 대구의 확진환자 한 명이 20일 오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3일간 업무를 중단했다. 가장 필요한 시기에 보건소가 문을 닫게 돼 마포구 등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천지 활동장소 전수조사 =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제주도는 신천지교회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다. 도는 "대구를 방문한 현역 군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도내 신천지교회 시설에 대한 긴급 조사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확진자인 현역 군인은 지난 13~18일 고향인 대구를 방문했으나 자신과 지인에 대한 신천지 관련성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문화정책과와 자치경찰단, 제주시·서귀포시가 합동으로 도내 신천지교회 관련 시설 현황과 도내 신천지교회 신자들의 최근 대구 방문 이력을 조사한다. 도는 전수조사 결과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경기도도 신천지 활동장소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신천지 교인들이 활동한 장소를 모조리 파악하고 신속한 방역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천지 교단은 모든 예배당을 즉시 폐쇄하고 일체의 집회와 봉사활동을 중단함은 물론 예배·집회·봉사활동 구역을 즉시 도에 신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신천지 활동과 관련한 정보가 있는 도민은 경기도콜센터(031-120)로 연락해 달라고도 했다. 다행히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과천과 성남 거주 신도 2명은 검체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라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대부분 지자체들이 대구를 다녀온 의심증상자 때문에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인천에서는 12일부터 대구 수성구에 머무르다 19일 백령도 부대에 복귀한 해병대 소속 군인 A씨가 고열 증상을 보여 검체검사를 받았다. 당시 A씨의 체온은 38.2도까지 올라갔다. 이 때문에 A씨와 함께 백령도행 여객선을 함께 탄 승객, 그리고 A씨가 광명역에서 인천항여객터미널까지 타고 온 택시기사 등 303명의 명단을 파악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했다. 백령도 섬 자체를 폐쇄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다행히 20일 오후 A씨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정부서울청사도 긴장 속 하루 보내 = 서울 종로구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돼 혼란을 겪었다. 20일 종로구 부암동에 거주하는 75세 남성(56번)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종로구에서만 7번째 확진자다. 종로에서는 특히 이 환자가 감기 증상으로 지난 6일부터 5번이나 방문한 한 이비인후과가 문제가 됐다. 정부서울청사 어린이집 원아가 이 이비인후과에 다녀온 사실이 확인돼 문을 닫았다.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1명도 이 병원에 다녀온 뒤 검체검사를 받았다. 이 공무원은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56번 확진자는 앞서 발생한 29번 확진자와 노인종합복제관에서 같이 밥을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종로구는 이 복지관을 포함해 40여개 공공시설을 휴관하도록 했다. 어린이집 77곳도 휴원을 권고했다. 노인층이 주로 찾는 탑골공원도 폐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