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또 흔들리는 증시
아시아 증시 약세 … 코스피 2% 급락, 원달러 환율 급등 출발
한국경제 수출·내수 동반 타격 우려 … 변동성 확대 경계해야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특히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코스피와 코스닥은 2%대 이상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1220원에 육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수출과 내수의 동반 타격이 우려된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증시 2차 충격 우려 = 24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8.80p(2.26%) 내린 2114.04로 출발해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오전 9시 27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0.53p(2.34%) 내린 2112.31을 가리켰다. 장중 한때는 2104.88까지 내리면서 210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6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267억원, 기관은 1253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같은 시각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17p(2.12%) 내린 653.82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59p(2.18%) 내린 653.40으로 개장해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21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에서 7.0원 오른 달러당 1216.2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6.3원 오른 1215.5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장 초반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원화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금리는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면서 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0bp(1bp=0.01%p) 내린 연 1.157%,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1bp 내린 연 1.229%에 형성됐다.
3년물 금리가 지난 21일 장 마감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1.25%)를 밑돈 데 이어 5년물 금리도 장중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10년물 금리는 연 1.409%로 3.8bp 하락했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2.9bp 하락, 3.7bp 하락해 연 1.448%, 연 1.450%를 기록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여전히 코로나19 영향력 하에, 2라운드 돌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 사례를 보면 강력한 바이러스 확산억제 정책이 시행된 이후에도 일주일 동안 신규확진자수가 크게 늘었다. 글로벌 경제지표도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 공포심리 확산에 급락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 재개장과 함께 대규모 유동성 공급, 경기부양정책 강화에 나서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2월 들어 반전에 나섰다. 위험자산은 반등했고, 안전자산 강세는 주춤해졌다.
그러나 이달 셋째 주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는 중국 이외의 지역, 특히 아시아권역에서 확진자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다시 불안심리가 커졌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수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권, 그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 증시와 환율이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전히 코로나19 영향권에 있고, 당분간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중국지역 확산 중심에 한국이 자리하고 있다. 감염병 공포와 더불어 경기불안이 증폭되며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금융시장대비 상대적 부진이 예상된다 .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78%)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1.05%), 나스닥 (-1.79%)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내렸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내수 활동이 급격이 위축된 가운데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 급랭으로 수출역시 동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반영될 2월 경제 지표에 대한 경계 심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제조업에도 부정적 영향 불가피 =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활동별로도 여행, 유통 등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항공, 운수를 포함해 대부분 제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달 20일까지 수출입 실적을 살펴보면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하는 등 일평균 수입의 감소폭은 2월 내수 위축이 심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달 후반에 진행될 수출입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2월 후반 일평균 수출은 최근 3개월 월 하순 일평균 수출액을 큰 폭으로 밑돌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경제에 대한 불안이 진정되려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돼야 하는데 만일 진정되지 않으면 그 충격은 3월에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불안심리의 정점을 통과하는 시점은 3 월초 가될 가능성이 높다. 2월 경제지표는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2월말 ~ 3 월초에 확인할 수 있는 중국 2 월 PMI 와 한국 2월 수출입 , 미국 2월 ISM 제조업지수가 중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코로나 19 이슈 이후 처음으로 확인하는 중국의 2월 경제지표이고, 글로벌 실물 경제지표 중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한국 수출입지표"라며 "미국ISM 제조업지수는 최근의 반등세가 꺾였을지 여부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월 말 ~ 3 월 초 경기 불확실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글로벌 증시는 단기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분기부터 유동성 확대 전망 = 다만 코로나 19로 인해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유지 또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더 우호적인 투자환경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경민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확산비율도 4개월 연속 개선되면서 지난 12 월에는 51.4% 를 기록하는 등 2년 만에 50%를 넘어섰다"며 "OECD 경기선행지수의 회복은 글로벌 교역과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성장 부진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1분기 분기 마이너스 성장으로 4월 중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예상할 수 있고 피해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과 추가 예산 편성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중국과 그 외 국가의 부정적인 여파는 결국, 글로벌 내 유동성 공급 확대로 귀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