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수백명 찾는 은행 '방역 비상'
일부 은행지점 확진자 나와 폐쇄 … ATM기기도 위험에 노출돼 소독 강화
하루에 수백명의 고객이 찾는 은행도 코로나19의 확산 통로가 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은행권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일부 은행 영업점 직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고객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권은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확대한다.
금융권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일부 은행 지점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와 폐쇄하는 곳이 생기고 있다. 신한은행은 23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성남공단금융센터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영업점을 25일까지 폐쇄하고, 이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도 14일간 격리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과 Sh수협은행도 대구에 있는 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을 받아 영업점을 폐쇄하고, 직원들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를 했다. 우리은행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대전과 인천 소재 영업점 2곳을 일시 폐쇄했다.
이처럼 은행 영업점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 감염경로의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실제 은행 영업점은 하루에도 수백명이 방문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고객과 직원의 대면과 상담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위험한 곳 중 하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부쩍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확진자가 나오거나 방문만 해도 영업점을 폐쇄하거나 직원들 격리조치가 불가피해 사전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에 따라 전국의 영업점에 대한 방역과 직원 행동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당장 전국의 모든 영어점에서 모든 직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고, 직원들 단체행동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 각종 행사의 자제 및 연기를 지시했다. 하나은행은 직원들이 출근할 때 제3자가 체온을 측정한 후에 영업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주요 병원에 입점한 영업점이나 시장 인근의 점포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자체 방역을 시행하도록 했다.
주요 거점에 비치된 자동입출금기기(ATM)도 방역대상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전국적으로 ATM기기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고객들의 접촉이 많은 ATM화면 및 인터폰 등에 대해 하루에 2회 이상 소독제를 이용해 방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등은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공항 ATM기기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한편 은행권은 영업점과 직원에 대한 자체 방역에 집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에 대한 금융지원에도 나선다. KB국민은행은 23일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KB국민은행은 25일부터 한시적으로 대구경북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뱅킹과 ATM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한다. 이 지역 소상공인과 소외계층 지원도 나선다. 이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금융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23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은행소유 부동산 임대료를 30% 인하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3월부터 3개월 동안 은행이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30% 인하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