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직사회 감염을 막아라"
대구경북 지자체 비상책강구
신천지교·역외출퇴근자 조사
다른 지역도 방역체계 점검
대구·경북 지자체들이 코로나19의 공직사회 감염 차단과 확산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칫 핵심 대응인력이 대거 감염될 경우 일선 지자체의 재난대책본부 총괄 기능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경북에서 지자체 공무원 감염 확진판정이 잇따랐다. 대구 서구보건소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약팀장 A씨가 지난 23일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어 24일에는 동료직원 3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한달간 서구의 방역업무를 총괄했다. A씨는 대구시 권고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첫날인 21일 신천지교 신자라고 털어놨다.
대구 서구는 서구보건소를 폐쇄했다. 또 확진자들과 밀접접촉한 보건소직원 38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서구는 보건소 폐쇄에 대한 조치로 구민홀에 임시보건소를 설치하고 보건직과 행정직 30여명을 긴급 배치했다. 또 대구시에 긴급요청해 공보의 5명 등 타 보건소 인력을 확충받아 업무를 진행 중이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도 3명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지난 20일에는 달서사업소, 22일에는 수성사업소와 수질연구소 공무원이 각각 확진됐다. 이들은 즉시 격리조치 됐다. 한때 수질연구소를 방문한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직원 때문에 코로나19 업무를 총괄하는 연구원이 근무하는 생물안전연구동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는 대구 중부소방서 직원 1명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경북도와 23개 시·군에서도 2명의 공무원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95명이 자가격리 중이다.
이처럼 공직사회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지자체들이 내부 점검에 들어갔다. 우선 신천지교 신자 파악에 나섰다. 경북 일부 지자체들은 최근 직원들의 대구시 방문여부를 조사했고 대구 등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에게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했다. 대구시도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천지교 신자 유무를 조사했다.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또한 당사자가 숨길 수 있어 신뢰도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경북도가 24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천지교 신자 여부 조사에서 자진신고한 사람은 1명 뿐이었다. 도는 이날 전 직원에게 공문을 보내 공무원 본인과 가족 중에서 신천지교인이거나 최근 한달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왔는지를 인사팀에 고지하도록 했다. 도는 공직사회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진판정 공무원들이 신천지교 신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민원업무 등을 수행한데 따른 부작용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조치라고 경북도는 밝혔다.
대구 방문자를 찾아내 자택근무토록 하는 지자체도 있다. 경북 청송군은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모두 자택근무토록 조치했다. 영덕군은 대구와 포항 등을 다녀온 직원들을 파악해 격리 조치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경기 시흥시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14~23일 대구나 경북 청도 방문 여부를 조사했다. 이 기간에 본인이 해당 지역을 방문한 경우 24~28일 공가처리, 동거 가족이 방문했을 경우 병가처리 했다. 또 중국 방문자 중 집단시설 근무자는 14일간 출근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공가처리 했다. 인천시도 비슷한 대응책을 세우고 공직사회 감염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업무 특성상 다양한 민원인과 접촉해야 하고 또 좁은 사무공간에서 밀접접촉을 할 수밖에 없어 감염병 확산에 취약하다"며 "자칫 공직사회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될 경우 지역재난대책본부장인 시장과 도지사 등 지자체장이 격리되거나 기관 전체 업무가 마비될 수 있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