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는 게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경제관련 각종 심리를 지수화한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코로나19가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전에 조사한 것이어서 실제 소비심리는 더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달에 비해서 7.3p 급락했다. 하락폭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과 같다. 이번 달 CCSI 하락폭은 역대 세번째 수준이다. 2008년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12.7p 급락한 것과 2011년3월 동일본대지진 때 11.1p 떨어진 데 이은 것이다.

CCSI의 세부적인 지표를 보면 경기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크다. 현재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달보다 12p 떨어져 66을 보였다.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11p 하락해 76을 기록했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2p 내린 91, 생활형편전망 지수는 4p 떨어진 93으로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7p 빠진 81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임금수준전망 지수는 3p 내린 116, 금리수준전망도 3p 떨어진 92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경기관련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며 "조사가 이번 달 17일까지여서 국내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부분은 반영이 덜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1%p 하락한 1.7%로 역대 최저 수준인 지난해 12월 수치와 같았다. 지난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인 물가인식은 한 달 전과 같은 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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