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렸지만 … '코로나19' 입법부 위협 여전
황교안·심재철·곽상도·전희경 등 모두 '음성'
관련법안·추경 … 본회의 정상개최 촉각
선거운동 위축 불가피 … 최악의 경우 '연기론'
코로나19 때문에 국회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임시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짐에 따라 입법부에 대한 감염병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감염우려가 제기됐던 국회의원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한시름 놨지만 국내 감염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이상 남은 국회·총선일정이 어떻게 영향을 받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내일 아침까지 국회 폐쇄 = 25일 미래통합당에 따르면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심재철 원내대표, 전희경 대변인, 곽상도 의원이 코로나19 검사결과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황 대표의 서울 종로 선거캠프는 "황 후보는 당 대표이자 우한코로나19 특위위원장으로서 당 대책을 관장하는 등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현장 점검 위주로 차분하게 일정을 소화하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심 원내대표 등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곽상도 의원실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22일 확진판정을 받자 곧바로 병원으로 향해 검사를 받았다.
이들과 회의 등으로 자주 만나는 황교안 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 및 원내대표실·의원실 실무진도 당초 일정을 미루고 검사를 받았다. 최고위원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자체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 대정부질문 등 국회 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국회는 24일 오후 6시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폐쇄,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한 명이라도 나오면…" = 국회 내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상황이 일단락됐지만 이번 해프닝으로 국회 내에서 한 명이라도 감염자가 등장할 경우 입법부 전체가 요동을 칠 수 있음이 드러났다.
당장 지도부 인사 한 명의 감염우려만으로 정당의 의원총회, 국회 본회의가 연쇄적으로 마비됐다. 확진자가 등장시 전례 없는 혼란에 예고되는 대목이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감염병은 국회 내부인과 외부인을 가리지 않는다.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그 때부터 피라미드식으로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벌어지면 질병관리본부의 지휘를 받는 주무 관청이 영등포구 보건소를 통해 관리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대응은 각 정당의 사정에 맞게 해야 하겠지만 일단 확진자 및 접촉자 격리가 선행돼야 한다. 접촉규모가 커지면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거나 비대면 회의를 추진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본회의 방식에 대한 재검토도 관심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아직 본회의를 본회의장 이외의 장소나 방식으로 열어본 전례가 없다"며 "상황이 발생하면 여야가 이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회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감염병법) 개정안 2건, 검역법 개정안 1건 등 3건이 발의된 상태다. 현행 4급 감염병에 코로나19를 포함시켜 표본감시활동 대상에 넣는 내용, 감염병 우려지역의 노약자에게 마스크를 무상배포하는 내용 등이 들어있다. 코로나19 대응 추경에 대해서도 여야가 대체로 공감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릴지 관심이 모인다.
◆"선거운동 제대로 못하게 생겼다" = 코로나19 확산은 국회의원 후보들의 선거운동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관중운집을 통한 세과시, 면대면 접촉을 통한 친밀감 전달 등에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첫 확진자 발생부터 완전 종료선언까지 5개월 안팎이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악의 경우 선거연기론이 비등할 수도 있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보좌진 중에 한 명만 확진자가 나와도 모두 자가격리"라며 "사무실 직원들은 재택 근무를 하며 전화기를 붙잡고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비서관은 "그나마 본격 선거운동 시즌이 아니라 상황을 봐가며 운동원들을 뽑으면 된다는 게 다행"이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사태가 계속되면 사람들이 잘 안 모여서 세과시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운동을 준비중인 한 예비후보는 "접촉 선거운동이 거의 불가능해져서 신인들이 인지도를 올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현역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