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지역사회 전파 시간문제"
미 질병통제센터 "기업·학교·병원 준비할 때" … 보건장관 "마스크 3억개 필요"
미국 보건당국이 자국 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피할 수 없다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확진자 53명 수준인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조만간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성 예고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5일(현지시간) 미국인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이 사태가 과연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메소니에 국장은 코로나19의 발병이 "매우 빠르게 진전하고 확대하고 있다"며 지금이 바로 기업과 학교, 병원들이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각급 학교들은 휴교 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고 사업장에서도 사람간의 미팅대신 영상 또는 전화회의로 바꾸는 등 긴급 대처할 준비에 착수해줄 것"을 요청했다.
블룸버그통신은 CDC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학교 폐쇄와 스포츠 행사·콘서트·비즈니스 만남의 취소 등 일상생활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도 이날 의회에서 미국에서 앞으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발병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마스크가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자 장관은 상원 세출위원회 노동·보건·교육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행정부가 의회에 신청한 25억달러(약 3조원)의 자금 승인을 요청하면서 "미국에서 더 많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사례들이 있을 것 같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 현재 3000만개의 의료용 N95 마스크를 비축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대규모로 발병하면 국가적으로 3억개의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병원 등에 추가적인 산소호흡기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다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CDC 등의 경고가 일종의 '비상계획'이라며 "그게 바로 시행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관련해 "밀폐(airtight)됐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밀폐에 매우 가깝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를 매우 단단하게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상대로 한 첫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임상실험이 시작됐다고 미국 보건 관리들은 밝혔다.
이 치료제는 '길리애드 사이언스'사가 개발한 '렘데시비어'(Remdesivir)라는 실험용 항바이러스 약품이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 따르면 이 실험에 참여한 사람은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됐다가 미국으로 탈출한 미국인이며, 네브래스카대학 의료센터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미 보건 관리들은 코로나19가 결국 지역사회에서 전파되기 시작하는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DC는 한국에 대해 여행경보를 가장 높은 레벨 3으로 한 단계 더 격상시켜 불필요한 한국여행을 피하라는 경고령을 내렸다. CDC는 최고인 3단계 여행경보를 진원지 중국에 이어 한국에 두번째로 발령한 것이다.
미 국무부까지 현재의 2단계 여행 경계령을 최고인 4단계 여행금지령으로 올릴 경우 한국인들의 미국 입국까지 제한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커들로 위원장은 "추가적인 여행 제한조치가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