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코로나19·신천지교로 몸살
대남병원 환자 최다 사망
이만희 고향 연관설까지
인구 4만명인 작은 지자체 경북 청도군이 코로나19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청도군의 일반행정은 완전히 마비 상태다. 직원 600여명이 오로지 코로나19 업무에만 매달리고 있지만 사태수습은 역부족이다. 주민들도 외출을 자제하며 스스로 자가 격리 중이다.
청도군이 이처럼 힘겨운 상황에 놓인 건 이곳에서 국내 최초의 병원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청도군에서는 지난 19일 대남병원 정신과병동 입원환자의 확진판정 이후 27일 기준 12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도 대부분 이 병원과 관련된 환자들이다.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도 높다. 27일 현재까지도 집단감염의 경로는 규명되지 않아 갖가지 추측만 난무한다.
신천지교 연관설도 청도군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이만희 총회장의 고향이 청도다. 마침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2일까지 다섯째 형 장례식이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의 농협장례식장에서 열려 신천지교 연관성이 더 커졌다.
대구 최초 확진자인 31번 환자도 하필 장례식 기간 중인 지난 1일 청도를 방문했고 이 총회장과 상당수 신천지교 신도들도 장례식에 참석해 신천지교 연관성을 더 높였다.
이런 가운데 죽은 이 총회장의 형이 사망 직전 대남병원 일반병동에 입원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망원인도 급성폐렴이었다. 신천지교가 대남병원 집단감염의 경로라는 분석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만희의 생가가 있는 마을도 코로나19 감염경로의 추적선상에 올랐다. 청도군 풍각면 현리리에는 신천지교 3대 성지로 알려진 이 총회장의 생가가 있어 신천지교 신자들이 자원봉사와 성지순례 목적으로 수시로 찾아온다.
이 마을은 대남병원이 있는 청도읍에서 8㎞ 정도 떨어져 있다. 80여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는 생가와 신천지교 쉼터가 있다. 폐가로 방치된 생가와 2009년 새로 지은 '만남의 쉼터'가 신천지교 신도의 주요 방문지다. 쉼터는 1300여㎡의 대지에 2009년 건축한 2층 양옥주택으로 지난 1일 형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 총회장도 이곳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도에 첫 환자가 확진된 지난 11일에도 신천지 자원봉사단 6명이 방문해 주민 26명에게 이발봉사를 했다.
이 때문에 이 마을은 발탁 뒤집혔다. 주민들은 외출을 중단하고 농사일손도 놓았다. 일주일에 두 번 신천지대구교회 행사에 참석한 쉼터 관리인과 최근 신천지교 교육과정을 마친 이만희의 조카도 주민들의 경계대상이다. 다행히 관리인이 음성판정을 받았고 27일까지 주민들 중에서도 유증상이 없어 주민들은 한숨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