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기본소득 지급해야"
정당·시민단체 한목소리
기장군 "마스크 무상배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정당과 시민단체, 지자체에서 정부의 '코로나 추가경정예산안'에 '무상 마스크'와 한시적 '재난기본소득'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고양갑 예비후보는 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경기지역화폐로 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신 예비후보는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열흘 간 휴식과 그에 대한 기본소득 30만원을 전 국민에게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의 승용차 구매시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진작대책이 경기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며칠 전 마카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자며 모든 영주권자에게 44만원의 현금카드를 지급키로 했는데 이 지사도 (재난기본소득) 제안을 숙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국진 민생당 예비후보도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데다 종식되더라도 한동안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을 텐데 민생을 어떻게 돌볼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면서 "당장 전면 도입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가 풀겠다는 돈, 우선 취약계층에게 만이라도 기본소득으로 주시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도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난기본소득'을 한 달간 50만원이라도 하루하루 버티기 어려운 국민들에게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가사도우미 하던 사람들은 당장 수입이 없어 생계를 걱정하고, 학교는 개학 안하고 아르바이트가 없어져서 밥 굶는 대학생도 있다고 한다"며 "사람이 버텨야 기업이 버티고 경제가 버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추경 편성에 대해 "재난기본소득 50만원씩 1000만명에 주면 5조원, 2000만명에 주면 10조원이다. 20조원 추경을 준비한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10조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은 재난기본소득과 함께 '무상 마스크'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정부의 이번 추경에는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이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마스크를 국민 1인당 10매씩 직접 지원해 주는 무상 마스크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적 판매처를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국민 1인당 10매씩을 읍면동조직체계를 활용해 국민들에게 직접 지원해주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는 "'무상 마스크'는 지금 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더욱 필요하고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이라며 "국민이 낸 세금은 이럴 때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부산시 기장군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체 주민에게 마스크를 무상공급해 호응을 얻고 있다. 기장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전 세대에 마스크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기장군이 1일 현재까지 계약을 완료한 마스크는 170만장, 손소독제는 12만병이다. 기장군은 마스크 170만장 중 105만장을 가구당 15장씩, 3차례에 나눠 배부하고 손소독제도 순차적으로 나눠줄 계획이다. 기장군은 이를 위해 예비비 54억원을 긴급 투입했다.
기장군은 현재 1차 공급분 35만장을 세대별로 배부했고 4일부터 2차분이 배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스크는 읍면동 조직을 활용해 직접 배부한다. 우선 확보된 손소독제 8만병도 일반 가정뿐 아니라 종교단체와 식당 등 지역 내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빠짐없이 지급할 방침이다.
앞서 기장군은 확보한 마스크 중 9만5000장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8만8000장을 경로당에, 22만1000장을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에 배부했다.
기장군 사례가 알려지자 SNS 상에 "세금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같다"며 호응이 높다. 부산시 연제구 등 구청들도 무료 마스크 지급을 위해 물량 확보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경북 청도군과 대구 수성구, 동구 등도 마스크를 가구당 2매씩 무상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마스크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식약처가 지난달 26일부터 공적판매처에 생산량의 절반을 강제 배당했기 때문이다. 기장군의 무상공급이 가능했던 것은 이미 지난 1월 30일 한의사 출신인 오규석 군수의 지시로 전국 마스크 제조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현재 기장군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